●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919_수요일_05:00pm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suncontemporary.com
작가의 작품은 일상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그 연장선상에서 의미가 획득되는 재료에 대한 탐구 정신이다. 과거의 작업에는 못, 실, 천, 왁스, 실리콘 접착제 등 표면과 바탕의 긴장관계를 높이는 물건들을 오브제로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진주로 단일화되었다. 진주, 보석중에서도 인간의 손길을 가장 타지 않은 진주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텍스트이다. 신문기사, 시, 노래 가사, 선언서 등을 약호화한 것이다. 알파벳 하나, 또는 한글 문자 하나를 진주 한 알로 변형시키고 이 과정 속에서 텍스트가 가진 서정성, 통속성, 현대성은 영롱한 진주알의 침묵속으로 사라진다.
현대 사회에서 텍스트는 겸손하지 못하다. 오히려 권력적이고 부조리하다. 작가는 진실과 오보, 투명함과 불투명, 감각과 무감각 사이에서 아찔하게 줄타기를 하며 새로운 권력을 형성하는 텍스트를 순백의 오묘한 진주로 대치시켜 텅 빈 모습으로 우리 앞에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그저 순백의 영롱함을 받아들일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Vol.20070923b | 고산금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