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금호미술관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913_목요일_06:00pm
금호미술관 서울 종로구 사간동 78번지 제2전시장 Tel. 02_720_5114 www.kumhomuseum.com
이 전시는 우리 고전 소설인 "구운몽(九雲夢)"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한 것이다. 주인공인 성진과 또 다른 성진이기도 한 양소유가 겪은 현실-꿈-현실의 구조, 그리고 그 구조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꿈과 현실세계는 끊어지지 않는 미분화 된 세계이거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라고 제시한다. 인간은 미망(迷妄)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존재이지만, 육관대사의 도움으로 열반의 세계로 인도된다는 내용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성진을 통해서 우리 인간들의 의식적 욕망을 보여주고 그 해소 될 수 없는 욕망의 궁극적 가벼움을 깨닫게 되는 것이 "구운몽"의 환몽(幻夢)이 구성하는 이야기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는 그간 작업인 "낙원도(樂園圖)" 에서 내가 추구 했었던 무의식을 통한 미적 감성의 소통장치로서 "병렬적 시간 구조(Parallel Synchronism)" 와 자못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 시간은 보통 "빠르다", "지났다"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어진 공간의 조건하에서 변화와 연동 된다. 그런데 이러한 변동의 전제로서의 시간은 결코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구성되지 않고 "나" 라는 주체의 실존이 반드시 요구 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일상에서 우리들이 시계라는 기계적 장치를 통해서만 시간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인간 개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시간이 내면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태양의 변화에 따른 그림자 길이의 변화와, 밤길에서 보게 되는 구름 속에 달을 위치, 혹은 우리의 과거에 대한 회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과 회상을 몇 개의 중요한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에 절대적 시간과는 독립적으로 아주 길거나 아주 짧게 기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심리적 좌절의 경우 트라우마(trauma)로 인간의 거의 모든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은 "나"라고 하는 주체의 실존의 기억과 더불어 인식된다고 생각한다. 이 전시의 궁극적 목표는 이러한 시간의 재구성을 통해서 너 와 내가 "하나"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하나"는 둘의 철저한 부정을 통해서 또 다른 완전한 합으로써의 "하나"가 아니다. 그렇다고 장주가 나비인지, 나비 가 장주인지 분간이 안 되는 막연한 몽롱함도 아니다. 그 보다는 장주가 나비가 되었다가 다시 나비가 장주가 될 수 있는 자유롭게 호방한 풍류로서의 "너 되기(Becoming You)" 인 것이다.
이 작품은 프로젝트 영상을 천정에서 바닥으로 투사하는 방식이다. 영상 내용은 가친(家親)이 예전에 사용하셨던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 바람에 흔들리며 반영되는 고향집 풍경 단편들과 소리들, 그것들과 함께 세숫대야 안에 1음절 LED 모듈에서 의해 쓰여 지는 윤동주의 시(詩) "편지"의 영상을 오버랩 시킨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 진 것을 전시장으로 옮겨 와, 현재 비어있는 그 세숫대야 위로 영상을 비춘다. 이같이 재구성된 실체적 시공간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나" 이면서 동시에 "너"인 세계를 형상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직선적인 계몽주의적 시간 구조를 재배치하여 상대화 된 시간을 경험해 보고자 만든 것이다. 직선적 시간의 흐름을 관람자 스스로를 주체의 위치에 서게 하여 시간을 항상 현재화 한 것이다. 9개의 1음절 LED 모듈은 수평적 형태로 인하여 하나의 문장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로 읽혀지지만 사실은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각 각의 모듈에서 한 글자씩 쓰여지며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장치로서 이렇게 한 글자씩 생성되며 사라지는 기억의 연계성 안에서 단어와 문장이 파악되고 결국에 하나의 온전한 시(詩)를 만나게 된다.
나는 바니(Matthew Barney)의 작품이 잘 읽혀지지 않는다. 이유는 그가 디자인 했다고 하는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인 "크리매스터 3" 의 경우 러닝 타임이 무려 3시간이 넘는다. 그리고 그 상영 시간표가 없어, 현재 내가 바라보는 장면이 몇 시간 경과했는지 등 일체의 정보가 없다. 그래서 일단 작품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보아야 하니 실제 그 작품으로 감상하기에는 최소 4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또한 작품을 보기 위해 딱딱한 의자에 앉아 몸을 비스듬히 틀고 다시 2미터 정도 높이의 모니터를 주시해 들릴까 말까 하는 사운드에 온 신경을 쓰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육체적 피곤함을 주는 그야말로 "억압의 시청(視聽)"이 아닐 수 없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가 만든 작품의 호 불호를 논 할 때, 정작 실제 작품을 본 사람보다 몇몇 평론가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읽히기 어려운 이미지 동영상 보다, 넓은 인문적인 견해를 갖춘 평자가 해석한 글로 대신 읽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동적 흐름의 이미지 동영상을 어떤 틀에 맞추어진 텍스트를 통해서 접근하는 아주 역설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지와 텍스트는 그 존재 양식으로나 그것들이 인간에게 수용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라는데 있다. 그래서 이러한 두 가지 상이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하나의 지면에 배치함으로서 이 둘이 각기 다른 시간적 흐름에 따라 어떻게 서로 유리(遊離)되고 갈등하는지를 극적으로 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동시에 여기에 사운드를 첨가하여 한 차원 더해진 시간적 맥락을 도입함으로서 이미지 동영상, 텍스트 그리고 사운드의 다차원적 구성 통해서, "너 되기" 과정에 있어 먼저 사람들이 각자 서로 다른 시간적 자리매김 속에서 각기 다른 차원의 역동적인 이미지, 텍스트, 사운드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미적 컨텍스트를 구성하며 살아가는지를 겸손하게 표현코자 하였다.
■ 자료 출처 1) "Matthew Barney: The CREMASTER Cycle(Guggenheim Museum Publications)" 2) www.pbs.org/art21/artist/barney/clips 1.html# Interview : "CREMASTER 3"- on location at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Y 3) 리움미술관 소장품, CREMASTER 3. 4) http://news.bbc.co.uk-BBC News Player 5) http://pbs-newshour.onstreammedia.com-online newshour Video Player
사람들의 과시 욕망과 그러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공허해지는 역설적인 우리들의 경험을 구성한 것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잘 꾸며 놓은 그 과시적 공간에서 정작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삶의 온기가 사라져 간다면 그것은 현실적 공간을 물리적으로 아무리 "아름답게" 채울지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면 결국 그저 비어 있는 허무한 공간뿐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명순응(Light adaptation)은 빛의 양에 대하여 공간 적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홍채의 운동으로 안구에 들어오는 광량 조절시스템이다. 이러한 광량 조절 장치에 착안하여 전시장 일부를 종교적 공간과 유사한 작은 방으로 꾸민다. 그곳에서 일정한 욕망해소 차원의 제의적 시간을 연출한 후, 일정한 빛을 발산하는 조명장치를 사용하여 관람자의 눈에 자극을 준다. 이러한 장치는 관람자 각자가 스스로 상정한 이상(상상)계에서 현상계로 이어지는 과정을 겪게 하는 것으로 일종의 현실 적응과정의 일환이다.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약 15분간 지속되는 그 명순응 과정에서 관람자 개인은 현실 공간에 대한 원근과 속도에 대한 공간 인식에 대한 재확인을 요구 받게 된다. 꿈에서 현실로 복귀하거나 또는 현실에서 상상의 공간으로 다가 가기 위한 과정에서 겪게 되는 것을 실제 우리 몸을 통해 이루어지는 명순응 과정과 교차시킨 것이다. ■ 최익진
◆ 감상Tip - 커튼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거울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거울에는 반대편 공간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 줍니다. 유도 표시 선을 따라 들어가면 의자가 있는데, 그곳에 앉아 30초 간 진행되는 현란한 사이키 조명 아래 자신만의 여러 상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잠시 뒤, '쾅'하고 조명 장치가 터지면서 끝이 납니다. 이 때 눈이 조명 자극으로 인하여 갑자기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대로 잠시 의자에 앉아 있다가 안정이 되면 선을 따라 밖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 밝은 조명에 민감하신 분은 관람을 자제해 주시거나,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Vol.20070922e | 최익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