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균홍 조각展   2007_0907 ▶ 2007_1108 / 월요일 휴관

민균홍_untitled_철_75×35×7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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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07_금요일_05:00pm

김종영미술관 2007 오늘의 작가展

김종영미술관 서울 종로구 평창동 453-2번지 Tel. 02_3217_6484 www.kimchongyung.com

『오늘의 작가』전은 후학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지니셨던 우성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려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조각 기획전이다. 이 전시는 조각전문미술관을 표방하는 미술관으로서 조각 분야에서 작업성과가 뚜렷하고 오늘의 시점에서 미술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견 전업작가 중 매년 2명을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하고 있다. 김종영미술관은 2004년 정현, 이기칠, 2005년 김주현, 박선기, 2006년 최태훈, 이상길, 그리고 2007년에는 박소영과 민균홍을 선정하였다.

민균홍_untitled_철_280×160×15cm_2007
민균홍_untitled_철_91×36×100cm_2007

철판과 알루미늄을 자르고 붙여서 공간 속에서 드로잉을 하듯이 금속을 가볍고 경쾌하게 다루는 작업을 해온 조각가 민균홍이 오래간만에 김종영미술관에서 신작들을 발표한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빈 공간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가늘고 날렵한 선들이 이번 전시에서는 면으로 확장되었고 이 면들은 구조적인 방식으로 결합되어 입체로 구성되었다.

민균홍_untitled_철_60×45×150cm_2007

민균홍은 철판과 알루미늄을 조각낸 후 종이를 풀로 살짝 붙이듯 그 조각들의 끝부분을 용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육중한 조각과는 거리를 둔다. 그러나 그의 조각은 가볍지 않고 신중하며 그 신중함은 구조적이면서 견고한 형태에서 비롯된다. 회화가 이차원의 표면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조각은 공간 속의 삼차원 입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민균홍의 조각은 볼륨과 매스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납작한 이차원의 평면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면에서 입체로, 즉 이차원에서 삼차원으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평면과 입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잘린 금속판의 폭이 좁고 넓음에 따라 선 혹은 면이 되며, 잘린 판의 조합 방식에 따라 평면 혹은 입체가 된다. 금속판들이 공간을 가르며 서로 연결되어 구, 육면체, 원, 다각형과 같은 완결된 형태가 형성되지만 제작 과정에서 민균홍은 훨씬 더 열린 태도를 취한다. 어떤 대략의 형태를 구상하고 시작하지만 조합 과정에서 무한히 변경될 수 있음을 상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 형태는 식물이 성장하듯 무한 변형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그의 작품은 금속판들이 서로 이어지면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 속에서 볼륨과 매스가 생성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노출시킨다.

민균홍_untitled_철_90×40×76cm_2007

평면과 입체의 관계에 대한 모색은 표면처리에서도 드러난다. 철판 작업은 자연스럽게 붉은 녹이 생기도록 야외에 방치되어 결국에는 철판이 사라지는 것까지 염두에 두는 작업이다. 또한 그의 알루미늄 작업은 무겁고 부식되는 성질을 가진 철에 대한 대응작업으로서, 가볍고 영구보존이 가능한 성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간혹 그는 알루미늄의 표면에 안료를 칠해서 재료가 본래 갖고 있는 반짝이는 표면을 가리고 회화의 특징인 표면성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조각은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회화인듯 조각이며, 평면인듯 입체이고, 경쾌한 듯 고요하고, 단순한 듯하지만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민균홍 조각展_김종영미술관_2007

신작 10여점이 발표되는 이번 전시는 근래 한국 조각계에서는 보기 드문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최근 기발한 형태와 손재주를 요하는 테크닉, 강한 서사성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조각계에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기나 화려한 기술이 없어도, 게다가 재료를 학대하지 않고도 긴 여운과 큰 울림을 주는 조각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배수희

Vol.20070917d | 민균홍 조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