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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1_화요일_06:00pm
입장권 / 일반_5,000원 / 학생_3,000원 / 단체 및 장애우 50% 할인
관람시간 / 11:00am~07:00pm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041_551_5100 www.arariogallery.com
그녀의 작품은 몽환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의 재구성이며 그녀가 제공하는 단서를 통해서 스토리를 읽어나가는 추리소설이다.
내 작업은 스스로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 같다. 그것에는 배후가 있고 단서가 있으며,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다.
이야기 ● 위의 작가 노트는 박윤영 작업의 키 포인트이다. 박윤영은 그녀가 관심이 가는 사건들에 관해서 연구를 시작한다. 픽톤사건, 조승희 사건, 로히드 하이웨이, 리버뷰 정신병원,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마틴 루터킹, 베이커 마운틴, 엑손바델즈 사건 등은 그녀가 관심을 가진 사건들이다. 그녀는 그 사건들의 배후에 있는 단서들을 찾아내고 분석하여 그녀 나름대로의 해석을 이끌어낸다. 그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건의 단서를 찾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직접 사건현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녀는 실재 사건현장이었던 픽톤 농장을 직접 찾아가서 영상을 찍어오기도 하고, 리버뷰 정신병원을 그녀의 캠코더에 담았으며,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에 가서 홈리스들을 관찰 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발견한 그 사건의 단서들과, 풍경들이 박윤영 상상 속의 이야기와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서 하나의 미스터리 한 스토리가 되고, 그것은 바로 그녀의 작업이 된다. ● 박윤영은 그녀의 작품들 속에서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IXTLAN이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그것들을 재배열함으로써 그녀만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IXTLAN은 욕망하는 것이나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죽음 전에 도달 할 수 있는 곳이다.
공간 ● 이 전시의 타이틀이기도 한 IXTLAN은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의 소설 Journey to Ixtlan 에 나오는 공간이다. 이 소설에서의 묘사되는 IXTLAN은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어떤 가상의 공간이며 사랑이나 욕망 등의 성취 욕구를 버린 후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카스타네다는 IXTLAN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도구로서 세가지 식물을 말했는데 그것은 페요테(Peyote: 선인장의 일종), 짐슨위드(Jimson weed: 흰 독말풀), 싸일로싸이브(Psilocybe/Hallucinogenic mushroom)이다. 이 식물들은 사람에게 일종의 환각을 유발시키는 자연 생물체이다. ● 박윤영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IXTLAN이라는 공간을 폭력이나 살인, 재앙 등이 닿지 않는 곳, 다시 말해서 이 세상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곳으로 승화시켰다. 작가는 관심을 가진 비극적인 사건들-조승희 총격사건,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사건, 그리고 픽톤 농장 연쇄살인사건을 IXTLAN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새롭게 재현하고 재구성하고 있다. 이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물리적인 방아쇠는 마틴 루터 킹의 암살에 사용된 총, 기름을 유출한 유조선인 엑손 발데즈호, 그리고 조승희가 사용한 총인 Walther P22이다. 이러한 3개의 사물들을 병풍화폭에 스케치한 후 그 비극적 행위 혹은 사건을 멈추게 하는 어떠한 장치로서, 앞서 말한 원주민들이 의식 때 사용하는 세 가지 식물들- 페요테, 짐슨위드, 싸일로싸이브가 그것들을 뒤덮으면서 자라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세 가지 자연의 식물들이 비극적 사건들을 촉발시킨 물리적 방아쇠들을 제어함으로써 IXTLAN은 삶과 죽음이 멈추어버린 공간이 되고, 새로운 생명과 치유의 가능성이 열리는 공간이 된다. 결국, IXTLAN STOP은 어떠한 모든 인간적인 탐욕과 이기심 등이 만들어낸 비극들을 자연이 가진 정화의 힘으로 치유할 수 있는 곳이다.
공간 속의 이야기들 ● 박윤영이 IXTLAN이라는 공간 속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읽어 내는 것이 그녀의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이다. ● 범죄 현장에서 수사관들은 단서를 찾아내려 노력하며, 그 단서들을 모아서 그럴듯한 이야기 또는 추리를 이끌어낸다. 마치 수사관처럼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박윤영이 IXTLAN이란 공간에서 재구성해놓은 현장을 경험하게 되고, 그 공간 속의 이야기를 읽어나간다. ● 그녀는 초기작업들에서부터 인간의 죽음, 죽고 없어짐, 무언가의 힘에 의해서이건 자연스럽게 이건 죽어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서 표현해왔다. 그러나 그녀의 호기심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며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있다. 그녀가 관심을 가진 사건들에서의 죽음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이나 도구에 의해서 기인하는 현상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이다. 그녀는 이러한 설명할 수 없는 과정을 그녀의 상상의 나래 속에서건 아니면 상식적이거나 논리적으로 풀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풀어 가는 작품의 이야기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해설이지만 결국은 우리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지구를 살고 있는 인간의 공통된 아픔에 대해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의 중간에 위치한다. 시작과 끝, 탑승과 하차, 입학과 졸업, 만남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 등 우리가 하고 있는 어떤 행위건 간에 우리는 그것이 시작된 순간부터 이미 끝을 찾아가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박윤영의 작업들도 어떠한 세계, 장소를 찾아가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IXTLAN STOP도, 아겔다마로 가는 여정도 모두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허상의 중간에 위치하는 공간인 것이다. 그녀가 가고자 하는 곳은 그녀만이 꿈꾸는 모든 나쁜 것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세상일수도 있고, 마틴 루터킹이 약자를 보호 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자연을 통한 화합'으로 귀결되는 곳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로서의 긴 여정을 가고 있는 박윤영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그녀가 만들어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그녀의 작품들을 읽어나가는 것은 우리의 여정에서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만남이 끝나면 모두 서로의 길을 가겠지만, 잠시 IXTLAN STOP에서 그녀의 작품들을 읽어보자.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Vol.20070917b | 박윤영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