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Soliloquy 그녀의 독백

정아롱 회화展   2007_0912 ▶ 2007_0921

정아롱_The Taming of the Virgin Part 1 Act Ⅰ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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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2_수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덕원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Tel. 02_723_7771 www.dukwongallery.com

현자의 돌-그녀의 이야기 ● 너른 벌판과 하늘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부터 정아롱의 작품은 시작된다. 정아롱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그녀 자신이다. 그녀는 언제나 무심한 얼굴표정으로 공허한 듯 화면 밖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등장하는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의 시선을 끈다. 작품에 나타나는 다양한 소재들은 작가의 가족관계 친구 관계, 어린 시절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또는 여행이나 즐겨 읽었던 책 등등 태어나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살아오면서 겪어온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어진 것들이다. 우리는 그녀가 제시하는 이미지 하나하나에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작품 속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그녀의 주관적이며 개인사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우며, 이렇게 등장하는 요소들 사이에서는 그 어떤 연관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그중에 우리가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객관화된 몇몇의 이미지들 중에서 그 의미를 찾아 낼 수도 있고, 이들과 그녀와의 사적인 관계를 파악하여 그녀가 말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주관적인 상징체계들의 의미만을 이해하게 되면 그녀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정아롱_The Taming of the Virgin Part 1 Act Ⅱ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07
정아롱_The Taming of the Virgin Part 1 Act Ⅳ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07
정아롱_The Taming of the Virgin Part 1 Act Ⅲ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07

작가는 심리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 주관적이며 개인사적인 상징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하여 그녀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든다. 왜 이러한 상징들을 그녀는 만들어내는 것일까? 많은 신들이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를 생각해보자. 그리스 신화는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신들의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이거나 영웅적인 일대기로 나타난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신, 인물, 동물, 식물, 자연현상들이 넘쳐나는 이야기 속에서 신들과 주인공들은 다양한 상징들을 만들어내고 그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며 정체성을 가진다. 그러나 신들 스스로 자신들의 상징을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의 상징은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대상물들의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서로 관련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고 흡수되어 하나의 상징으로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의 대상물들은 처음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내용들의 고유한 성격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정아롱도 그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반복적으로 특정한 대상물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만의 도상으로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작가 자신만의 주관에 의해 상징들이 해석되고 그것들이 고유한 성격이 사라지면서 서로 결합되어 그녀 자신의 존재로 귀결된다.

정아롱_The Taming of the Virgin Part 2_캔버스에 유채_193×259.1cm_2007
정아롱_Two Stars_캔버스에 유채_135×135cm_2007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러한 상징들 사이에서 '그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작품에는 이미 그녀와 관련된 많은 대상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모든 그림에 나타난다. 여기서 '그녀'는 연금술에서 말하는 '현자의 돌'같은 의미로 생각된다. 현자의 돌은 여러 원소들의 속에 내재한 특정 형상을 제거하여 원래의 물질의 성격을 변화시킨 후에 새롭게 다른 물질로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현자의 돌'은 모든 것을 본래의 성질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조화롭게 만들며 모든 것에 새롭게 생명을 부여하고 상승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자의 돌'처럼 작가가 겪었던 경험에서 나온 상징들은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그녀'의 몸에서 합쳐져 새로운 상징으로 나타난다. 결국은 자기 자신의 다양하고 복잡한, 때로는 혼란스럽고, 변화무쌍한 자신의 심리적인 내면의 모습을 외부로 표출하면서 그것들을 정화시켜 다시 내면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한다.

정아롱_Nurturing Dreams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07

정아롱의 작품에서 각각의 상징물들이 나타내는 의미를 설명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물론 작가의 의도로부터 나온 상징의 의미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상징들이 내포하는 개별적인 의미를 알아내는 과정보다는 이들이 모여 작품 전체에서 나타나는 것들에 대해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작품전체에서 보여지는 상징들은 작품의 부분들에서 나타나는 개별적인 의미와는 다르게 나타나며, 각각의 이미지들과 의미관계가 변화되면서 전체의 이미지로서 그녀의 이야기가 파악된다. 결국 다양한 이미지들의 반복과 상대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자하는 작가는 자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징들의 융합을 통해 재구성하여 자신만의 개인사적인 역사를 써내려가면서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그녀의 자신의 역사는 신화가 될 것이고 '신화 만들기의 완성'을 향해 계속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 신승오

Vol.20070915d | 정아롱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