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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2_수요일_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1층 Tel. 02_734_1333 www.ganaart.com
꽃의 초상(The Portrait of Flower) ● 어느 날 나에게 꽃 한 송이 찾아와 나의 눈을 열어주었다. 늘 우리 곁에 조용하게 향기를 내며 우리에게 무엇인가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귀 기우리거나, 특별한 시각으로 보려 하지 않았다. 그런 어느 날 흘러가는 나의 삶을 멈추게 할 만큼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순간, 나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놓여 있는 평범한 꽃 한 송이에서 무수히 많은 언어들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어느 사람에게서도 발견할 수 없는 기품이었고, 성결함이었으며, 연약한 피부이지만 치열하게 솟은 꽃대 위에 비바람 맞으며 청초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강인한 인간의 초상을 느꼈다. 그것은 한 송이의 꽃이 아니고, 우리가 바라고 내가 바라는 나의 초상이었으며,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물질에 병들지 않은 연원한 순수의 초상이었다.
"꽃은 순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초상이다" 이 말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사진작가로서 나의 '순수시각', '순수정신'은 무엇일까? 반문이 반사적으로 일어나 나를 긴장시킨다. 아! 사진작가로서의 나의 삶이 이 꽃의 초상과 같은 언어로 노래할 수 있다면 . . . 한참의 시간이 멈춰버린 순간에 나는 나의 새로운 초상을 만들어 갈 의미 있는 상징, 의미되어질 상징, 의미심장한 언어를 발견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꽃은 약하지만 강한 정신으로 스스로 피어 나아가는 사람들의 초상이다" 그렇다 꽃을 예쁘고 아름답게 보는 것은 약하기 때문이다. 강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인간에게는 역설적 존재이다. 꽃은 강한 꽃대를 필요로 하듯이 약하지만 줏대가 꼿꼿하면 약해도 약한 것이 아니라는 인간의 초상을 꽃은 나에게 지각시키고 있다. "꽃은 말없이 침묵 가운데서도 감동시키는 사람들의 초상이다" 아름다움은 침묵 가운데 더욱 강열하게 마음을 흔들어 감동시킨다. 그래서 꽃은 말이 없지만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로 꽃을 대신하여 글을 바치고 마음을 바친다.
김용훈의 이번전시도 꽃에게 바치는 감동을 사진으로 담으려 노력했다. 꽃은 예쁜 것도, 귀여운 것도 아니라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빛바랜 간성을 피워내고, 쓸쓸하고 고독한 군중 속에서 위로하기 위해 치열하게 꽃대를 올려 모습을 드러내는 하늘의 선물이며, 오브제가 아닌가 한다. ■ 김영기
Vol.20070913b | 김용훈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