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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06_목요일_05:00pm
트렁크갤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8-3번지 Tel. 02_3210_1233 www.trunkgallery.com
자연은 복합적인 장소다. 친근하다가도 생소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두렵고, 모두가 공유하는 사회적 장소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장소이기도하다. 자연은 특정한 시. 공간 속에서 매번 다르게 이해되어왔으며 역사적, 문화적 해석에 의해 또 새롭게 환생한다. 자연은 거대한 텍스트며, 실존의 場이자 심미적 공간이기도하고, 동일 문화권 내의 구성원들에게 유토피아 像을 심어주었다. 무엇보다도 하늘과 바다, 숲과 나무는 원초적으로 신화의 배경 무대다. 우리 모두 저 자연으로 부터 태어나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그래서 새삼 자연 앞에 서면 자신의 근원에 대해 불현듯 생각에 잠기는 지도 모르겠다. 아득한 시간의 지층과 결을 간직하면서 지금의 나를 부풀어 올려낸 존재에 대해서 말이다.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한 유년시절의 추억과 경험은 이정록 사진의 근원이다. 그의 정신적 토양인 자연/땅의 힘, 그 집단 무의식, 한국인에게 아키타입화 된 풍경, 그의 고향 남녘땅이 소재 이다. 그 사진은 민족고유의 선험적 미의식의 재현이기도 하다. 근작은 납작하게 엎드려 누운 땅(밭), 갯벌, 고인돌이 놓인 대지, 대나무 숲, 그리고 커다란 나무 한 그루 놓인 강가 등 적막하고 다소 숭고함이 피어오르는 공간에 누드나 '원구'들이 배치되었다. 풍경으로부터 연유하는 상상, 영감을 불러일으킨 환영의 가시화이다. 그것들은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가상,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영성이 혼재하고 있다. 그래서 경계가 모호하고 가늠하기 어렵다. 그의 '신화적 풍경' 작업은 특정장소나 사물에 정신적이고 영적인 상상을 부여 해 그 자신이 보고 싶고, 보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재현한다.
" 나는 햇살 좋은 날, 영겁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듯한 광활한 갯벌이나 해뜨기 직전의 안개 자욱한 호수 같은 풍경을 대할 때면 하늘에서 신령스런 알이 내려와 우리 미래를 감당해 낼 그 누군가가 탄생할 것 같다." (작가노트) 작가는 자신의 머릿속에 학습되고 각인된 전통 문화적 재현이 아니라, 프로토타입의 신화모티브로 '현대성을 가진 신화적 분위기의 표현'을 추구하고 싶은 것 같다. 자신이 현실세계를 넘어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려는 듯,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응을 전하는 도구가 되고 싶은 듯,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느낀 감정과 일치하기를 원하는 듯, 그는 이 '신화적 풍경'으로 보는 이의 눈을 자극하거나 감성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풍경이 되고자 하는 것 같다. ■ 트렁크갤러리
Vol.20070912f | 이정록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