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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07_금요일_06:00pm
후원_(재)인천문화재단
갤러리 쿤스트독 / 2007_0907 ▶ 2007_0913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2-9번지 Tel. 02_722_8897 www.kunstdoc.com
혜원갤러리 / 2007_0914 ▶ 2007_0919 인천시 남구 주안4동 453-18번지 혜원빌딩 Tel. 032_422_8862
HYPER-SPACE "Sub"는 공공의 공간 즉,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닫힌 공간에서 환각의 실체를 추적하는 작업입니다. 그 환각이란 두 경험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미디어 시대라는 현대 사회에 대한 고찰이 그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리얼한 것이 전복되는 동시대에 대한 은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은 우리의 욕망을 드러내는 행위를 더욱더 정교하고 현실 초월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컴퓨터 게임의 현실초과, 영상의 잔상 속에만 존재하는 세계를 복제하고 상품화하는 현실(ex.미키마우스), 시공간의 초월을 가능케 한 레코딩 기술, 현실의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가공할 인터넷 가상공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통해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원하는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환각적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말 그대로의 '환각체험'이 하나의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년시절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이 체험은 응시와 관련된 것이며 마치 꿈의 세계가 과잉되어 현실에 오버랩 되는 것과 같은 체험입니다. 현실의 파편들이 환유 적으로 나타나는 꿈이 그러하듯 이 체험은 비논리적이어서 글로서 설명이 불가한 어떤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체험을 기술하자면, 벽이나 천장과 같이 여백의 공간에 눈을 응시하고 있을 때 마치 우주 속에 나를 찾는 것과 같은 한없는 거대함과 한없는 작음을 동시에 느끼는 됩니다. 또한 이러한 어지럼 증상과 같은 감각은 점증적으로 구체적인 소리나 이미지로 환원되어 현실과 꿈 사이의 어디에선가 아른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구체화된 이미지들은 극한의 대립을 하게 되는데 '큰 것과 작은 것', '좋음과 나쁨', '꿈과 현실', '진실과 거짓', 그리고 '나와 타인'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응시를 멈추면서 한 순간에 사라집니다. ● 이 두 가지 개념이 만나는 지점이 제 작업이며 보드리야르와 정신분석학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진짜와 같은 가짜', '가짜와 같은 진짜'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며 '꿈과 현실'사이의 사선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 권순학
권순학의 가상 풍경-'환각'의 시뮬라크르 ● 권순학의 사진 연작, HYPER-SPACE 'Sub'은 모더니즘과 결별을 시도하는 80년대 뉴웨이브(New Wave)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이른바 '찍는 사진(taking picture)'으로부터 '만드는 사진(making picture)'으로 전환한 새로운 사진이 그것이다. 메이킹 픽쳐의 역사는 실상 그 이전부터지만, 권순학이 구사하는 몽타주 방식은, 60년대 팝아트의 영향을 받아 80년대 사진 현장에 급부상한 뉴웨이브의 '멀티-콜라주' 기법으로부터 기원한다. 대상을 멀티플 이미지로 병치시켜 콜라주해내고 있는 호크니(David Hockney)의 사진들은 그것의 대표적인 예이다. 단지 다르다면 호크니의 사진이 '아날로그 멀티-콜라주'라 한다면 권순학의 것은 '디지털 멀티-몽타주'라는 지점이다.
권순학의 사진에는, 디지털 편집, 합성이라는 오늘날 메이킹 픽쳐의 감쪽같은 테크놀로지의 효과 외에도 우리가 관심을 두는 또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대상과 대면하고 있는 카메라가 그 동안 보여주었던 구태한 시선의 방식을 역전시키려고 하는 '멀티-시선'(multi-view)이라는 일탈의 제스처와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수고스러운 노동력이 그것이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를 통해서 특정 대상에 대한 무수한 셔터 누르기를 지속한다. 일테면 지하철의 전동차 내부를 찍을 때, 매번의 셔터 누르기 동작을 통해 전동차의 위쪽 벽, 그 다음 옆, 그 다음 모서리 식으로 각 부분의 파편 이미지들을 카메라로 채집하기를 지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파편 이미지들은 컴퓨터에 일괄적으로 입력된 후 세밀하게 이어붙이는 '컴퓨터 사진몽타주(Computer Photomontage)' 기술을 통해서 전동차의 전 면모가 비로소 드러낸다. 무수한 시간과 노동력이 기반한 '테이킹 픽쳐'와 '메이킹 피쳐'의 조합이 이루는 그의 완성사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 그러나 그것이 현실의 모습이 아니라는데 우리의 논의는 촉발된다. 그것은 실재의 모습과 다르면서도 실재 이상의 생생하고 충격적인 이미지이다. 지하철 사진에서 보듯이, 바닥은 휘어져 있고 천장과 바닥, 측면과 정면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기묘한 초현실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한 컷의 사진으로는 도저히 포착할 수 없는 폭넓은 공간이 디지텉 몽타주 기법을 통해서 변형, 재구성되어 하나의 전체사진으로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모조의 세계, 즉 시뮬라크르가 된다.
권순학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주요한 키워드로 꼽고 있는 '환각'을 통해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듯이, 그의 멀티-시선은 파노라마나 영화적 기법을 모방해서 현실을 완벽히 구현하려는 이전의 멀티-시선 전략들과는 차별화된다. 인간과 카메라의 시선 간의 간격을 메우려고 시도하는 그의 사진은 외려 비현실의 시공간, 즉 가상현실을 창출해내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차 내부에는 부재함에도 차창에 그 이미지가 반영되어 나타나는 인물, 전동차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 투사된 허구적 인물 등, 실재에 개입하는 허구도 그러하려니와 하나의 공간에 쌍둥이처럼 분산되어 존재하는 인물들이나 그들이 핸드폰 영상을 통해 몰입하고 있는 또 다른 가상 공간과의 겹쳐짐은 작가가 의도하는 '환각'의 적절한 환유적 장치이다. 그가 드러내는 가상풍경이란 결국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시뮬라크르의 환각 공간인 셈이다. ■ 김성호
Vol.20070911f | 권순학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