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0908_토요일_05:00pm
서호 미술관 초대전
서호 미술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571-8번지 Tel. 031_592_1864
INSTANT ETERNITY ● 자기 보존력이 약하고 지속적이지 못한 인간의 욕망과 사물에 물질의 영원함을 부여하는 것, 인간이 주입한 관념에서 물질의 생성을 드러내고 사물에 포착된 인간의 흔적을 제거하는 것, 타율적이고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사물의 순간성과 연민에 물질의 생명과 기쁨을 부여하는 것, 그것은 물질의 표면으로 돌아가려는, 그러한 아래로 낙화하려는 유용상의 순간성이다. 곧 영원을 담보하고자 하고 영원 속에 순간의 역동성을 포함시키려는 욕망과 관조의 융합세계이다. 유용상이 때로는 시인의 감성으로 때로는 도둑의 이성으로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하는 이 모든 욕망의 서사의 원천은 물질이 항상 건강하게 탐하고 있는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원천이자 유용상의 영원성인 자기 보존력의 지속성, '내면의 빛'이다. ■ 구영준
음악회의 특성상 이번 작품전시를 맡은 화가 유용상의 작품 이해가 우선이겠다. 화가 유용상과의 공동작업의 주제는 "물의 속성" 이다. 작가의 전시내용은 일회용종이컵에 담긴 다양한 액체. 탄산음료, 포도주, 오렌지 쥬스 등등..의 형상화이다. 그런데 하고 많은 컵 중에, 하필 일회용 종이컵인가? 그것은 마실수록 갈증을 유발하는 탄산음료의 속성과 다르지 않다. 작품에 등장하는 컵 주위에는 하나같이 빨간 루주자국이 묻어있는데, 이것은 금방 만나 금방 헤어지는 일회용 사랑이 작가의 저변 테마라는 것을 암시한다. 물이 많이 담겨있으면 많이 담겨있을수록 금방 젖어 흐느적대는 종이컵의 속성. 마치 우리의 삶이 욕심이 많으면 화가 초래되기 쉬운것처럼 말이다. 요즘 우리의 일상은 어떤 것에 연을 맺고 그 관계가 지속되는 시간은 종이컵에 물이 담기어 흐느적거리기 시작하는 시간만큼이나 짧은 것 같다. 내가 음악을 만들어야할 작가 유용상님의 이번에 전시될 작품을 접하고 내가 느낀 것은 강한 거부감이었다. 종이컵에 대한 거부감도 거부감이려니와 컵에 담긴 액체, 오싹한 인공색소의 거부감 말이다. 나는 종이컵을 쓰는 일이 아주 적다. 부득이 포장커피이어야만 하는 상황 말고는 종이컵을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게다가 유용상님의 종이컵마다 묻어있는 루즈자국. 왜 나는 2006년의 유용상님의 "자연속의 물" 작업과 만나지 않고 "2007년 인공의 물" 과 만났을까? 마치 내가 지금 겪는 내면의 갈등 (자연 속에 파묻혀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이 도시인이어야만 하는 처지의 갈등)을 조소라도 하듯이 말이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 난 싫어 긴 만남의 짧은 이별도 짧은 만남의 긴 이별도 쉬운 만남의 어려운 이별도 어려운 만남의 쉬운 이별 또한 다 싫어. 싫어, 싫어 일회용 컵은 사용하기 싫어 수 십 년 든든히 나의 책상을 지켜주는 투박한 커피 잔이 내 친구지 좋아, 좋아 난 좋아 촌뜨기라도 난 좋아 슬픈 사랑이어도 좋아. 혼자사랑이라도. 푹푹 묵은 사랑이라면 수 천 년 묵묵히 흐르는 물 같은 그런 변함없는 영원함이 난 좋아. ■ 강은수
Vol.20070908g | 유용상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