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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830_목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7_0914_금요일_06:00pm
갤러리 정미소 기획초대전 위치_혜화역 2번 출구 방송통신대학교 뒤편 월간객석건물 2층
협찬/후원_월간 객석_운생동 건축사무소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갤러리 정미소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정미소 서울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객석빌딩 2층 Tel. 02_743_5378 www.galleryjungmiso.com
2003년 갤러리 정미소의 개관과 더불어 국내 화단에서도 처음으로 알려졌던 하비비가 "Rhombus - butterfly"로 2007년 다시 갤러리 정미소를 통해 귀국 인사를 한다. 이 전시는 갤러리 정미소의 기획초대전시의 일환으로, 지난 2003년 개관 후 올 해로 4년째를 맞이하는 갤러리 정미소로서도 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 되는 시점에 맞추어 하비비의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다. ● 갤러리 정미소는 개관 이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은 물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신진작가 발굴, 기획에 주력해왔다. 갤러리 정미소는 'New face artists', '해외교류전', '외부기획 프로그램'과 '기획초대전'을 통해 참신하면서도 실험적인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을 비롯한 문화, 예술의 대중적 소통뿐만 아니라 동시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정미소를 통해 발굴, 기획된 작가들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나가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비비는 계원조형 예술대학교에서 조형 조소를 전공하였고, 이후 독일 쿤스트 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다시 학사과정을 밟는다. 이때 개념미술가로 불리기도 하며 미니멀적이고 계획된 미술, 장소 특정적 미술 등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거목이기도 한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다니엘 뷔랭에게 3년간 사사 받게 되어, 몇 안 되는 다니엘 뷔랭의 제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후 하비비는 쿤스트 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2005년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지금껏 하비비는 서울과 독일을 오가며 여러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하였는데, 아직까지는 주로 독일과 유럽 권에서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Rhombus - butterfly』전시는 하비비가 한국에서도 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할 것을 알리기도 하며, 또한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기점의 의미를 갖게 되는 전시이다. ● 하비비의 작업 방식을 보면, 우선 작가는 여러 번의 초안과정을 통해 모티브를 정하고 디테일을 완성시켜나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하비비는 일반회화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공업용 재료인 foliex 사용하게 되는 데, 그 이유는 foliex 재료의 매끈한 질감이 하비비의 섬세하고 정확한 작업에 알맞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롤러를 사용하여 정확한 rombus(마름모) 형태에 파란계열, 붉은 계열, 초록 계열의 색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즉 하비비의 작업 방식은 평면이되 기존의 페인팅 기법이 아닌, 새로운 재료적, 기법적, 방법적 전환을 이끌러내며, 또한 '반복'과 '연속'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하나의 시리즈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 하비비의 이러한 작업 방식은 일단, 회화작업과 기계적 산물 사이에서의 그 미묘한 경계를 바라보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한 작가이자 계원조형예술대학의 교수이기도 한 홍성민 교수의 설명을 인용할 수 있다. "기계적 공산품을 연상시키는 패턴 - 엄청난 수작업, 컷아웃 식물 - 자연, 콜라지 - 페인팅이라는 대립 항들은 그녀의 회화 속에서 밀고 땡기는 긴장 속에서 '순환'을 이루어낸다. 그러나 이 순환은 불교의 선형적 순환이라기보다는 상호 지시적인 네트워킹의 성격을 연상시키는 불연속적 순환에 가까워 보인다.... '규칙에서 불규칙이 아니라 불규칙에서 규칙을 찾는'이라는 말하는 작가의 의중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홍성민, "형형색색"展 서문 중 발췌. 2003) ● 이는 하비비가 회화가 갖는 특성 중에서, 개인성, 환영성과 같은 성격과 미니멀 아트에서 추구했던 현장성, 오브제성, 기계 생산성, 대량 생산성과 같은 성격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즉 수작업을 통해서 기계적 대량생산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라든가, 평면적이면서 동시에 미묘한 삼차원적 환영성이 배제되지 않는다던가, 매우 정확한 규칙적 반복 배열 속에서 개인적인 색감이라든가 형태가 은연중에 돋보인다던가 하는 측면이 그것이다.
2003년 갤러리 정미소 개관전에서 하비비는『형형색색』전시를 개최했는데, 여기서 하비비는 식물이나 동물의 문양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사용하였다. 자연구조에 대한 이야기, 시간 반복성의 절대성에 대한 우주적인 이야기들이 무겁지 않는 음악성을 출구하던 작업이었다. 그런데 2007년 이번전시『Rhombus - butterfly』는, "과학의 경이와 수학적 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한 기하학적 형태들은 나의 작업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최소한의 단위이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포함한 자연의 단위로써 구조주의적인 시점을 드러낸다.... 그 구조주의적인 시점은 자연의 구조에 대한 이해와 오늘날의 의식적인 시대고찰로써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의 수평적 관계위에 놓여지며 자기 시각화의 과정을 통해 인식된 세계의 시각화를 드러낸다." (하비비, 작가노트) 이제 작가는 Rhombus라는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한다. 여기서 Rhombus는 어떤 구조 혹은 상황에서의 최소 단위가 된다. 물론 그러한 최소 단위는 Rhombus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자연물이나 재현물의 환영성을 배제한 것이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일단 이번 전시에서 하비비는 앞으로 나아갈 중요한 단서를 보여주는 것이 된다. 즉 기존의 작업과 달리 이미지의 상상적 작용을 배제하고, 어떤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현대와 현대성에 대해 함축해 나갈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단위와 구조, 방식을 계열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볼 또 하나의 지점이 있다. 이 Rhombus 시리즈는 우선 하나의 최소단위라고 할 수 있는 롬부스들의 색과 배열에 의해 각기 다른 개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개성이나 특징은 각각의 부제에서도 은연중에 암시되는데, 메인타이틀인 'Rhombus - butterfly'등을 비롯하여 'Rhombus - jungle', 'Rhombus - elementary blue' 등에서, 부제처럼 설명된'butterfly'라든가, 'jungle', 'elementary blue'등은 어떤 느낌, 이미지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하고 때로 형태 자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되기도 한다. 즉 부제는 전체적으로 롬부스 시리즈들에 대한 다양한 부가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Rhombus-butterfly'에서 'butterfly'의 자리는 'ribbon', 'flower', '날개', '파티'등 다양하게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롬부스 시리즈들이 각각 하나의 계열을 형성할 수 있고, 나아가 전체가 어떤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중요한 것은 일단은 하나의 최소 단위가 어떤 특정 원칙에 의해 반복 배열되고 그것이 정확한 제스쳐 속에서 반복되지만, 나아가 그러한 반복, 배열, 정확성 등이 무한한 계열로 나아가며, 또한 자율성을 확보해간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최소 단위는 점차로 새로운 구조 혹은 전혀 다른 계열을 형성할 수도 있는 가능성 자체가 된다. ● 이미 현대는 이미지 자체가 고정된 의미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들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재획득해나가고 있는 시대이다. 이때 하비비의 작업은 새로운 의미와 질서가 어떻게 재구축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과거의 미니멀 아트가 배제했던 개인성이나 환상의 요소가 단지 배제되어야할 것이 아니라, 상징적 구조와 질서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질서를 끊임없이 해체, 재구축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하비비는 상징적 위상, 혹은 어떤 자리, 메카니즘으로서의 구조, 상징, 질서, 체계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하비비는 그러한 중요성이 개별적인 의미의 미끄러짐, 무의식적이고 우연한 개입들, 뜻밖의 요소들, 통제되지 않는 제각각의 상상들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즉 우리는 하비비의 작업을 통해서 구조, 체계와 같은 것이 매우 구체적인 사건들, 상상들과 관련을 맺는 방식, 과정을 보게 되는 것이며, 작품자체는 그 사이에 놓인 긴밀한 긴장 자체를 가시화시키는 장치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유학 초기 엄격한 선 작업을 통해 평면 작업에 진입하였고 완벽한 수작업을 통해 사고하는 공업 생산화와 대량 생산시대의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기하학적 초기 드로잉으로부터 갖는 건축에 대한 관심과 세계에 대한 질서는 모든 작업에 기초적인 기반을 갖으며 작업이 발전 되어져 나간다. ● 회화의 본질적 속성이나 형태를 탈피하는 비비하의 평면 작업은 정제된 기하학의 형태를 나열하므로써 추상적 형태로 자기 시각화의 과정과 인식된 세계를 재 시각화하는 과정을 가지며, 또한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며 절대적 이상을 향한 유토피아를 지향한다. 작업의 명료성과 표면의 주도면밀성을 위한 롤러의 이용은 붓이 갖는 회화의 감수성을 배제하고 방법론적 전환을 통해 형식의 변화와 개념의 변화를 가져오며 그런 형식의 변화는 내용적 변화를 동반한다. 이번 갤러리 정미소에서 갖는 비비하의 개인전에서 보이는 롬부스 시리즈는 이전 자연의 형상물을 담은 리듬 시리즈에 이어 자연으로부터 더 정제된 형태로 발전시킨 기하학의 단위를 반복 열거하며 자연의 단위로 환원하고 있다." ■ 하비비
Vol.20070831d | 하비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