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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822_수요일_06:00pm
갤러리 도스 기획 공모전
갤러리 도스_운모하 terr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4-7번지 Tel. 02_735_4678 www.gallerydos.com
한지에 분채를 겹겹이 쌓아올려 형상과 색감을 만들어내는 최종운의 작업은 이차원적인 평면 속에 기하학적 공간을 끝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의 작업은 가상공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 자연의 기본적인 요소이며 건축 재료로서도 많이 활용되는 암석에 기초하여 그 구조적 작업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것은 단색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적 형상 같지만 내부로 생성되어가는 그 형상들에게서 수많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색채로 먼저 들어오는 최종운의 작업은 강하면서도 화선지 안에 스며드는 먹처럼 부드럽게 다가온다. 또한, 돌을 기본 모티브로 그 형상 안에 무수히 나누어져 있는 공간 속에 구현된 이미지를 통해 현대적 감각과 전통의 요소가 함께 숨 쉬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의 작업에서는 전통 동양화의 특징 중 하나인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여백의 공간'은 없다. 수많은 분채의 입자들로 가득 차 있는 화면만이 존재할 뿐이다. 전통 산수화에서의 여백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물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듯이 최종운은 비어있는 공간이지만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실체를 선과 색을 통해 구현하려 한다.
흔히 작품의 소재는 작가가 경험하는 주변 환경 요소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기 마련인제 이번 'Another Vision Behind'展에서는 암석의 표현과 함께 좀 더 구체적인 문(門)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등장시켜 구체적 물질소재가 무엇이든지 인식된 사물을 바탕으로 그가 겪었던 경험의 요소들이 적용되어 본인이 인식한 공간에 구조적인 표현을 해나갔다. 자신만의 구조적 언어로 표현해나가는 최종운의 작품에는 그가 느끼는 자연관이나 가치관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색의 존재는 색으로 인한 이면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심리학적으로 색에 따라 사람의 감정이나 감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특정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색으로 인한 연상 작용으로 생긴 상징과 기호의 역할은 보는 이에게 새로운 소통의 방법을 제시해준다.
최종운의 작업은 우리들에게 현대 회화의 조류에서도 색면 회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색면 회화가 화면 안에 이차원적 공간만을 구현한다면 그의 작업은 삼차원적 공간감과 구체적인 물질묘사가 함께 곁들어져 있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 속의 공간이 3차원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좀 모호하다. 입체기하학적 모습이 아닌 점, 직선, 평면과 같은 무정의도형(無定義圖形)으로 한 평면기하학과의 연관성도 많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판명되는 공간의 개념에서 벗어나 작가 자신이 만들어내는 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실체들의 관계 속에서 작가는 변화하고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고 연출하고 있다. 전시의 부제(Another Vision Behind)에서 알려주듯이 다른 시선과 이면의 모습을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을 이용하여 보여주려 하고 있다. 책장서랍 속을 정리하고 내 집을 꾸미듯이 텅 빈 화면 안에 작가가 만들어준 이중적 공간에 있다면 우리는 그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면서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 김보배
Vol.20070826c | 최종운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