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묻다

김영민 사진展   2007_0821 ▶ 2007_0831

김영민_나를묻다_컬러 프린트_50×60cm_2005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카페 브레송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821_화요일_06:00pm

갤러리 카페 브레송 서울 중구 충무로2가 고려빌딩 B1 Tel. 02_2269_2613~4 cafe.daum.net/gallerybresson

급격한 사회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병들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병들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창문을 열면 들리는 것은 자동차의 소음이고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것은 하늘을 향해 치솟은 높은 건물과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는 공사현장들이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백과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이러한 전진 지향적 발전 속에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돌무더기 철 구조물은 산업화로 인해 일회성 가치만을 가진 채 버려지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언젠가 산업화의 역군이 되어 그들의 몸을 쉬지 않았을 것이며 산업화의 기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쓸쓸한 노년을 맞고 있다.

김영민_나를묻다_컬러 프린트_50×60cm_2005
김영민_나를묻다_컬러 프린트_50×60cm_2005

이 작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사진적 행위로써 보이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다른 특정한 대상을 두고 찍는 것 보다 내가 대상에게 보이는 또 하나의 대상이 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였으며 그것을 사진 속에 표출하기 위해 여린 이미지의 탈피 수단으로 삭발, 여장 등을 서슴없이 행하여 왔다. 평소의 나 '김영민'이 아닌 또 다른 내면에 존재해 있는 일종의 일탈놀이가 관객에게 공개되었을 때 그들의 반응에 흥미를 느끼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나만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인 구조와 연결 지어진 문제들, 사회 속에서의 나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물음 등과 같은 좀 더 깊이 있는 생각의 흐름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김영민_나를묻다_컬러 프린트_50×60cm_2005
김영민_나를묻다_컬러 프린트_40×50cm_2005

인류의 역사는 놀라운 발전의 연속이다. 산업발전의 그늘에서 뒤쳐지고 소외된 공간에 주목했다. 진보의 멋스러움 뒤에는 변화 없이 그대로 머물거나 진보의 희생물, 잔해물과 같은 것들이 하찮게 도시 곳곳에 널려있다. 나는 그것들에 주목하며 나의 정체성과 연결 지어 보았다. 이러한 공간에 내가 들어가는 행위는 어떤 의미인가? 인간도 버려진 것들이나 소외된 것들의 일부로서 언제든지 버려질 수도 있고 소외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회에 대한 반항적인 메시지를 내 몸을 통해서 표현 하고자 한다.

김영민_붕대시리즈_디지털 프린트_40×50cm_2007
김영민_붕대시리즈_디지털 프린트_40×50cm_2007
김영민_붕대시리즈_디지털 프린트_50×40cm_2007

촬영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내 사진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내 작업을 보고 누군가 기억해준다면 감사할 것이다. 혹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혹평을 늘어놓아도 좋을 것이다. 자아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 되어야할 작업인 것 같다. 그와 연관되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안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모습, 본연의 나의 모습을 찾으려 할 것이다. ■ 김영민

Vol.20070825b | 김영민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