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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822_수요일_06:00pm
갤러리 벨벳 서울 종로구 팔판동 39번지 Tel. 02_736_7023 www.velvet.or.kr
『커튼콜』은 기존의 희곡, 소설, 영화 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패러디 작업으로 작가는 향후『커튼콜』을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 제작할 예정이다. 작업 과정은 다소 복잡한데, 먼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기존의 내러티브를 현대의 상황에 맞게 각색하고 다시 이것이 공연예술의 형태로 무대에 올려지는 상황을 설정하여 전시공간을 공연이 이루어지는 무대 위처럼 연출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기존의 내러티브가 갖는 고유의 장르를 해체하고, 경계를 넘나들며 텍스트를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는『커튼콜』의 첫 번째 에피소드로,「걸리버의 다섯 번째 행선지」라는 재미난 부제가 붙어있다. 한눈에 봐도 조나단 스위프트의 소설『걸리버 여행기』를 바탕으로 한 작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걸리버가 도착한 다섯 번째 행선지는 도대체 어디일까? 작가는 그곳이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린 [예술의 혼]이 살고 있는 지하세계라고 말한다. 독특한 발상이다.
대략의 시놉은 다음과 같다. 작품을 즐기기보다 단지 고가의 예술품을 소유하길 원하는 미술 애호가들과, 전시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기보다 경매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작가들, 그리고 투자가치가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싹쓸이 해가듯 가져가는 대형 미술관,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견디다 못한 [예술의 혼]은 마침내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지하세계로 숨어 '예술의 진정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빛도 없는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무엇이 예술일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박물관에서 길을 잃은 걸리버가 우연히 이 지하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이때부터 [예술의 혼]은 걸리버를 붙들고 그동안 자신이 생각해온 '예술인 것과 예술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걸리버는 [예술의 혼]이 펼치는 장광설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예술의 혼] 역시 어느덧 비평가로 탈바꿈 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둘은 지하세계를 떠나 각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걸리버의 다섯 번째 행선지」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현대미술의 낯선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오늘날 미술 시장이 스펙터클과 거대자본이 결합한 일종의 극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엔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술가의 창조 활동을 고무시킨다는 긍정적 부분과 함께, 예술을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예술가의 표현 방식을 극단적인 수준으로 몰아붙이는 부정적 측면도 공존한다.
얼마 전 국제적 미술경매 시장에서 최고가 신기록을 세운 작품의 작가가 더 이상 자신의 작품이 예술에 대한 애정이 없는 단순 투자가들에게 팔려 나가는 일이 없도록 경매에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기사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고뇌에 찬 [예술의 혼]과 이방인 걸리버의 만남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 갤러리 벨벳
Vol.20070823e | 아이작신 영상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