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07_0822_수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07_0831_금요일_05:00pm
아트비트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6번지 성보빌딩 301호 Tel. +82.(0)2.722.8749
바람새 ● 스스로를 ROM(S)이라 부르는 집시는 인간의 몸에 새의 영혼을 가진, 영원히 날 수 없는, 영혼만이 자유로운 그런 존재에 대한 전설을 가진다. 날지 못하는 새. 바람만이 잠든 날개를 깨우는 새의 영혼이었다고 믿는 집시는 더 이상의 방랑을 금지 당한 체 강제로 정착당한 자기 역사를 가지고 있다. 9세기 방랑의 길을 시작한 집시는 기억 속에 자기 역사를 가진다. 문자가 없는 그들은 구전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역사를 함께 한다.
바람꽃 ● 이른 봄, 눈밭에 바람꽃이 고개를 내민다. 다른 꽃들이 앞다투어 봄의 향연을 벌이는 순간 바람꽃은 고개를 숙인다. 집시는 자신들의 영혼을 방랑하던 그곳, 그곳에 꽃피우곤 다시 길을 떠난다. 플라맹고가 그랬고 집시음악의 선율이 그랬다. 낭만의 대상으로 자신들은 분해 버리고 문명의 잣대로 바라보면 가난하기 그지없고 천하기 그지없는 생활로 언제나 돌아간다.
바람새 바람꽃 ● 유럽의 집시 강제 정착화는 바람새 바람꽃 전설을 앗아갔다. 오월 프랑스의 땅끝 마을로 검은 얼굴의 사라를 위해 집시들은 순례의 길을 향한다. 자신들의 헐벗은 무릎을 일으키고 손을 잡아준 사라를 성녀로 모시며 그들은 일 년에 한번 긍휼함의 노래를 부른다. 타락에서 순결로의 의식인양 24시간을 노래로 애원한다. 강요받은 방랑과 정착의 서러움을 달래는 그들만의 순례는 유일한 위로의 시간일 것이다. 어쩌면 애초 강요받은 방랑이었을지도 모를 그들의 시작의 역사는 이제 그 반대로 정착이 강요되면서 오랜 세월 그들의 기억 속에 만들어진 역사는 파괴되어지고 소외와 빈민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집시순례(프랑스)와 동유럽(코소보 루마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의 유럽의 가장 커다란 소수민족인 집시에 대한 사진 작업이다. 검은 띠처럼 유럽 각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빈민층으로 전락되어버린 집시민족의 삶을 통해 경쟁의 시대가 천천히 그리고 보듬고 가야할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던진다. ■ 한금선
Vol.20070820b | 한금선展 / HANGEUMSUN / 韓錦宣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