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더 차이 / 2007_0808 ▶ 2007_0822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80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031_942_5429
갤러리G / 2007_0831 ▶ 2007_0908 대구시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거리內 223-19번지 Tel. 053_421_3558
HORN - show one's horns ● 뿔은 강하고 아름답다. 동시에 위협이 되고 구속이 된다. 이런 뿔의 이중성은 존재의 본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기재가 될 수 있다. 모든 존재에게는 뿔이 있고, 모두들 강한 뿔에 집착하고 동경한다. 뿔은 화려해질수록 더 큰 위협이 되고, 권력과 오만을 상징하고, 구속이 되어 개인을 옭아매고 고립시킨다. 뿔의 강한 공격성은 강한 방어성을 나타내고 강한 권위는 강한 고립을 나타낸다.
뿔을 벗어버리고 싶지만 그것은 '나'로부터 자라나 있어 뿔을 잃는 것은 어느새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뿔은 존재의 진정한 모습을 묻어버린다. 여리고 따뜻한 부분은 뿔에 가려지고 주변은 뿔만을 기억한다. 존재에게 뿔은 전부가 되어버리고 그것으로 인해 더욱 긴장하게 되고 뿔은 가시가 되어 존재를 가둬버린다. 식물에게 존재하는 가시는 뿔의 형태와 의미에서 닮아있다. 가시는 뿔의 이런 특성을 잘 드러낸다. 너무나도 공격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나도 방어적인 존재이다. 그리고 날카로울수록 강한 소외와 고립을 유발한다. 뿔은 공격성이 야기하는 고립이고, 가시는 고립이 야기하는 공격성이다. 그것들은 고립된 공간을 만들어내고 뿔과 가시의 틈으로 세상과 접촉하게 함으로써 고립을 더욱 조장한다. ● 보이는 뿔은 우호적이고 완만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뿔은 적대적이고 날카롭다. 뿔은 숨길수록 상대를 해치기 쉽고 그 만큼 자신의 상처도 깊게 한다. 작업은 현실 속에서 숨어있던 자신의 뿔을 보여준다. 작업 속에 뿔은 왜곡되어 비춰주는 거울 면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상자에서 자라나 있다. 작품에 투영된 자아는 뿔 속에 갇히거나 공격을 당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동시에 화려하고 강한 뿔이라는 무기를 가진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 모습은 자신만의 상징(뿔)이 스스로를 갇히게 하고 자신을 화려하게 한다는 이중성을 발견하게 해준다. 그리고 두 가지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이중성과 주변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뿔을 상기시켜준다.
뿔이 가진 아름다움은 강하고 공격적인 것이다. 강한 것은 높은 밀도를 가진 것이고 그것은 단단하고 광택을 가지고 차갑다. 그리고 호전적이고 소유욕을 자극한다. 그것에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에 투영되고 권력성과 맞물리면서 뿔은 지배의 상징이 되어 공격당하고 수집되어진다. 그것은 뿔이 작품으로 제작되고 전시되는 과정과 닮아있다. ● 작업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단조(가열하고 뚜드려서 필요한 형체로 만듦)하는 방법으로 제작한다. 그리고 반복적인 용접과 연마를 통해 표면은 섬세하고 화려해진다. 그러면서 스테인리스 스틸의 강하고 차가운 성질이 더욱 부각된다. 이런 방법적, 재료적 특징은 뿔에 부여된 작업의 의미와 맞닿는다. ■ 김지훈
Vol.20070808b | 김지훈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