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dy, Earth, and Fossil

김재옥 개인展   2007_0727 ▶ 2007_0818

김재옥_화석화벽-선글라스낀여자_혼합재료_162×130.5cm_200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재옥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727_금요일_05: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페이스 눈 북경 따산즈 798 예술특구內

김재옥 작가의 이번 전시는「Body Culture Medium」과「Wall of imagination」연작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전자는 인체의 형태를 띤 대지를 표현하고 있고, 후자는 화석의 형태를 한 대지의 지층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후자는 신체의 피부 밑에 있는 혈관이나 장기로 지층을 표현한「중첩된 벽(overlapped wall)」과 현재 살아가는 모습을 화석으로 표현한「화석화 벽(fossilization wall)」「개념의 벽(wall of concept)」으로 나뉜다. 여하튼, 전시될 큰 두 계열은 대지라는 공통된 모티브를 갖고 있으며, 인간의 몸이라는 모티브도 갖고 있다. 작가는 대지와 몸을 같은 질료로 파악하기 때문에 작업의 공통된 모티브인 대지와 몸은 다른 게 아닐 것이다. 혹은, 삶이 그렇듯 작품이란 것이 대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신전이나 농부의 구두가 그랬듯이 대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인체를 선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대지나 몸을 동일하게 보든, 몸을 통해서 대지를 드러내든,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삶의 밝은 저편이나 아름다운 상상의 곳이 아니라, 어떤 거칠거나 끈적끈적한 대지의 피부 또는 지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몸(body)=배양기(culture medium)라는 의미의 몸배양기는 높이가 3미터, 폭이 15미터 정도의 하나의 거대한 화폭으로서 마치 세포들의 분열직전의 모습처럼 복제된 인체들이 서로 붙고 뒤엉켜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신체의 곳곳에 상처가 있고 그 안에 보석이 박혀있다. 이는 시베리아의 노천광산인 'Kola Hole'에 비유한 것으로 인간의 몸을 대상으로 여기고 복제하고 착취하고 조작하고자 하는 생명과학, 또는 욕망-문화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하지만 대지와 몸의 동질성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표현했는지를 보면 이러한 비판적 시나리오의 숨은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배양기라는 은유를 통해서 몸과 대지를 연관시킨 점을 보자. 『매트릭스』의 스미스요원은 인간을 분류하기 힘든 존재라고 불평했었다. 왜냐하면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에 맞게 변형시키기 때문이다. 덧붙여 그 결과가 파괴적이라서 마치 암세포와 같다고 말한다. 인류는 자연을 대상으로 여기듯 인체를 대상으로 여기는 관점을 습관적으로 갖고 있다. 그런데 대상이란 말이 그렇듯 분리되어서 거리를 가져야 하는데, 우리가 땅을 안 딛고 살아갈 수 있는가, 우리가 몸을 떠나서 사유할 수 있는가 말이다. 유령도시라면 모를까. 배양기가 된 대지, 몸을 통해서 이제는 인류의 불효보다 대지의 모성애에 대한 작가의 연민을 느끼게 된다. 다음으로 화면의 질감이다. 미분할 때 나타는 것들인 세포, 또는 피부이면의 살의 질감이다. 이러한 질감은 곧바로 건조한 땅거죽 밑의 축축한 대지의 질감이 된다. 소금염 기법으로 구체화된 몸과 대지의 동질성을 통해서 이제는 생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도 느끼게 되었다.

김재옥_개념의벽_빨간구두신은남자_혼합재료_130.5×56cm_2007 김재옥_개념의벽_녹색구두신은여자_혼합재료_130.5×56cm_2007
김재옥_몸배양기(Body Culture Medium)_캔버스에 염색, 유채_290×1660cm_2006

「Wall of imagination」에서 벽은 사실 바깥의 안을 담당하는 벽으로서 대지의 아래, 즉 '지하'이다. 작가의 연민과 애정은 이제 지하까지 내려가서 대지의 조형력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들, 새롭게 개념화된 형상들을 창조해 낸다. 형상들은 타버린 날개를 과감히 떼어버리고 자유롭게 헤엄치기도 하고, 연인을 만나 헤어질 걱정 없이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살 속에서 자유를 찾은 것이다. 「중첩된 벽」에서 절대적 자유가 아닌 살적인 자유를 제안했다면 이제 형상들은「화석화」를 통해 대지의 완전한 요소가 된다.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 벗은 生을 정지시켜놓았구나 ...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 사랑한다고 한 말은 /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재앙스런 사랑』, 황지우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김재옥_중첩된벽_거북이 2_혼합재료_117×91.5cm_2007_부분
김재옥_The Body, Earth, and Fossil_스페이스 눈_2007

삶, 사랑, 자유에 대한 집착은 역설적으로 삶을 불행하게 만들고 사랑을 배신하게 만들고 자유를 잃게 만든다. 이제 작가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대지가 되고 화석이 된다면, 우리는 삶을 얻고 사랑을 나누고 자유를 누릴 것이다. ■ 박순영

Vol.20070806a | 김재옥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