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ugly they are!

김혜나 회화展   2007_0803 ▶ 2007_0829

김혜나_eyes of you_종이에 과슈_100×9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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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80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02_3141_1377 www.galleryloop.com

complicated 개인적인 몽상 ● 내 죽은 친구들을 애도합니다. / 하나의 점으로 시작하기까지는 머릿속에서 정말로 재미난 불꽃이 피어나지요. /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수없이 되뇌며 썼던 글과 그림. / 무덤을 지어줍니다. / 생각과 표현. 가지각색으로 변하고 또 변하고,,,변하지만 나의 정신은 영원합니다. /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게 적응시키는 것이 더 쉬운 지금. / 난 어느 것이 더 이상한지 모릅니다. / 하지만 그것이 더 쉽습니다. / 시간도 필요 없고, 공기나 물, 다 필요 없습니다. / 갑자기 내 눈에 나타나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 그들의 머릿수가 얼마가 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던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 충분히 나는 행복하니까요. / 나를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그들도 이해해주세요. ■ 김혜나

김혜나_vagabond_종이에 혼합재료_200×560cm_2007

부유하는 일상과 환상의 이미지, 그 증식의 장 ● 김혜나가 표출하고 있는 시각적 이미지는 욕망과 무의식의 혼용의 결과라고 작가 자신은 밝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다각적인 의미전달의 실험이나 작년에 시도했던 캔버스 프레임 자체를 초월하는 형식적 파격 등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캔버스 내의 회화에 천착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함과 차별 지점을 형성하고자 했다.

김혜나_run run run_종이에 과슈_112.1×145.5cm_2007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감정과 경험을 그녀는 캔버스 내에서 증폭 시켰다. 단순한 선'들'과 간결한 색 '덩어리'들이 사용되었지만 형상적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하게 거대한 모습의 존재들이 탄생되고 증식되었다. 형상적 의미에서, 기존의 작업의 존재들은 파편화되었고 뭉뚱그려졌고 왜곡되었다면, 이번에는 오히려 거대해지면서도 명료해지고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이는 마치 3번 정도 변신 후에 완전체가 된 외계 생물체의 변화와 어쩐지 유사하다.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생명체들은 일반적인 모습에서 약간 거칠어지고 흉측해지며 왜곡된(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귀엽기도 한) 모습으로 변신한 뒤, 새롭게 한번 더 변화되어 간결해지면서도 강력해져서 숭고함마저 들게 한다.

김혜나_snakes_종이에 과슈_145.5×112.1cm_2007

존재의 탄생 설화를 설명하는 듯한 1층의 작품들은 선사시대 동굴 벽화처럼 그려졌고, 동시에 내적 내용 역시 동굴을 찾는 모험의 형태를 재현하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와 '모험'이 주는 에로티시즘의 양면성과, 현재를 사는 자신의 이야기지만 태고의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는 지극한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혼동을 작품들은 제공한다.

김혜나_침착해야해_판넬에 연필_91×116.8cm_2006

탄생을 지켜본 이상, 그녀가 이미지로 증식시킨 이 존재 자체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형상화 즉 이미지의 생산은 존재에 대해 지각하는 것을 뇌리에 도식화하는 작업과 동일하다. 그녀만의 실체적 대상이자 혹은 상상적 존재들은 작가 김혜나의 과거 경험과 감정이라는 심리적 사실로부터 근원과 원인을 제공받았고, 그것들은 개념적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성적 이해에 앞서는 형상이 주는 감각적 느낌이 먼저 제공된다. 형상과 색 덩어리들이 주는 감각적 감동 직후에 보는 이들은 작가의 심리적 사실 혹은 존재의 지각 방식, 다시 말해 그녀가 존재화시킨 즉 이미지로 탄생시킨 그 본원(동굴cave의 메타포처럼)에 대해 탐험하고 싶은 강한 유혹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은 추론되는 다양한 증거들로 인해 과거의 그녀의 경험과 감정 그리고 성향을 추측할 수는 있겠지만, 그녀만의 신체, 정신과 물질이 타협한 결과물이자 그 사이의 경계가 무너진 이 존재들을 특정한 무엇으로 환원할 수 없는 모호한 지점으로 빠져들 것이다. 결국 부유하는 상상적 형상이지만 물질적인 그리고 거대한 중압감을 가지는 이 존재들은 작가와 관객의 환상 구조를 지시하는 일종의 정신적 탄생을 또 다시 태동하게 해준다.

김혜나_오래만이야_판넬에 연필_130×130cm_2007

탄생, 존재 그리고 미래의 확장이라는 시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이 존재들은 공간적으로 확장된다. 그녀가 예전에 보여주었던 프레임의 영역을 넘어선 확장에 비해 이번 작업들은 프레임 내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형태 없는 것들이 탄생되는 순간과 그것이 지속적으로 힘을 얻고 자신을 증식하고 명료해지거나 추상적으로 변화되는 이 증폭이라는 순간과 운동의 표현이 바로 그녀가 이번 전시에 보여주는 결정적 지점 중 하나 일 것이다. 존재들의 증폭과 자연적인 확장은 회화 내 구현된 타자들의 물리적 영역을 붕괴시키고 폭발, 운동이라는 미래와 지속의 개념을 표출한다. 확장과 변화는 세련된 색채 덩어리와 추상적 형태를 통해서 독특한 느낌을 형성해냈고 사물들의 관계의 명료함이 아닌 애매모호한 것의 산재를 통해서 색다른 구성적 요소를 만들어 냈다.

김혜나_ugly bean_판넬에 연필_18.2×26cm_2007

르페브르가 강조했던 개별 주체와의 삶과의 밀접성 그리고 이의 반복을 통한 생성의 가능성을 김혜나도 그녀의 작업에서 구현한다. 삶을 구성하는 원인이자 결정체인 일상을 자신의 회화에 독특하게 표현, 전달되고 있다. 작가 본인이 항상 강조하듯 예술가의 의무이자 재능은 일상에 대한 다른 관점이며, 그녀는 이를 환상의 형태로 이번 전시에 구현하였다. 이와 같이 심리적 사실과 심리적 자아의 형상화, 환상幻想과 일상日常이라는 두 상이한 영역의 충돌에서 탄생하는 존재는 이미지화 자체이고, 이 점이 예술이 가지는 중요한 특징이었음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성용희

Vol.20070805b | 김혜나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