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

홍익대 조소과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이 그룹은 올해로 세 번째인 『멜로드라마』展을 중국에서 갖는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그룹명을 「아이고」로 정하였다. 그동안 구성원들은 "삶과 생명, 그리고 예술"이라는 멤버들 간의 공통의 물음과 물성과 재료, 안과 밖,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구축과 해체 등 조각의 가장 근원적 구성요소에 대한 실험적 방식들을 융합시키려는 각자의 작업행위(作業行爲)를 통해서 조각의 영역을 확장해 왔었다. 그리고 "나고... 되다" I, II 展은 자신들의 현재적 방편(方便)들을 내놓는 마당(場)이 되어왔었다. 새로운 재료의 실험의 장이 될 이번 『멜로드라마』展 또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할 것이다. 전시명인 "멜로드라마"가 현실의 삶을 은폐하고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허구에서, 이제 우리네 삶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사실극이 되었듯, 이들의 작품역시 자신들의 현재를 나타내고 있는 반성적 지표(index)가 될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솔직한 태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멤버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적 태도를 이들 그룹의 명칭인 '아이고'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박성철_The Seat_레진, 알루미늄_45×40×65cm_2007

박철찬_Bet ween(간(間)_나무_35×25×65cm_2007

오중석_Toy No.21(mask)_각목, square bar_75×45×97cm_2007

오현영_로맨스 Romance_테라코타_200140×170(2ea)-10×10×20, 10×5×10cm_2007

유재명_my melody_스크린, 영상_200×300×100cm_2007

유정현_무한 infinity space_아크릴_30×10×37cm_2007

유형식_안습_아크릴, 큐빅, 합성수지_135×80×140cm_2007

이강희_ego/pull out_아크릴, 투명우레탄, LED_30×30×40cm_2007

이정아_sadness_혼합재료_90×40cm_2007

장동수_파괴_Arches digital ink-jet print_76×56cm_2006

최혜미_Seek for_아크릴, 거미줄 스프레이, 감초, 향나무, 허브 35×35×35 20×20×20 15×15×15(h)cm_2007

북경 대산자 아트 화랑 약도

「아이고」는 콩글리쉬 'I go' 의 음차로, 감탄사 '아이고'와 문자 그대로의 해석인 '나는 간다' 등 아주 재미난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들은 후자인 '나는 간다'의 의미를 선택했다. 그런데 왜, 하필 '나는 간다'라고? 그 우수갯 소리 음차를? 문득, 수레를 멈추라는 명을 어기고 "한 번 구른 수레는 물러서지 않는다"(巳進不退)면서 결국, 스승 마조선사(馬祖先師)의 다리를 부러뜨린 선승 은봉(隱峰)의 수행자로서의 기개가 생각났다. 요지경 같은 미술판에서 자신들의 물음을 향해 흔들림없이 가고자 하는 그들의 기개가 이와 같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대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모든 물음은 되돌아 자신에게로 향하듯, 당신들과 나에게 이 물음을 되돌리며 글을 맺고자 한다. 은봉의 스승 마조도일(馬祖道一)은 본질을 묻는 한 선승에게 이렇게 되묻는다. "뭐꼬"(是甚?). ■ 황찬연

Vol.20070730a | 아이고( I go ) 그룹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