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ntom

송현주 회화展   2007_0720 ▶ 2007_0730

송현주_phantom_아크릴채색, 혼합재료_52×52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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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20_금요일_05:00pm

무심갤러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253-5번지 Tel. 043_268_0070 www.moosimgallery.co.kr

기계는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다. 군에 갔을 때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적 있다. 그 크기가 어찌나 크고도 당당 하던지 아무 말이 필요 없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문명의 힘을 잊곤 한다. 판타지적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보여지는 힘을 우리는 당연한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힘은 참으로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것이다. 우리는 이를 너무나 무시한 채, 이미지 속의 판타지를 진실인양 믿고 살아간다. 힘의 세계는 논리적이고도 정확하다. ● 내 작업은 예술에서의 경계 허물기 이다. 사진 같기도 하고, 디자인 같기도 하며, 건축물에서의 설계도(청사진) 같기도 하다. 회화에서 드러나는 어법은 서로간의 경계지점을 넘나드는 세상에 대한 관조이다.

송현주_Hayate- blu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116.7×70cm_2006
송현주_Seaking -gn_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06
송현주_zero friend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32×42cm_2007

우주 속에서 만물은... 그러니까 수많은 동물과 식물과 광물들은 그 각각의 중요성과 역할에 상관없이 우주라는 물리학적 천체 공간, 철학적 통일체 속에서는 아주 작고 작은 것들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날 이 작고 작은 것들이 자정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서로의 이해와 판단,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자신을 내맡긴 채로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망각해간다. 우주 속에서 아름다음의 기준은 새와 사슴, 개미핥기와 인간 저마다 다른 입장을 가질 것이며, 그러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 타당한 미의 기준, 학식, 도덕이란 것들은 매우 인위적인 역사를 배후에 두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 송현주는 1,2 차 세계대전에 쓰인 기물들, 그중에서도 비행기 , 전투기의 이미지를 통해 미디어 등에 의해 간접적으로 제공되는 쇼크와 현실에서 일어나는 직접적이 쇼크를 대비한다. 우리는 예를 들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공포 영화의 전율과 쇼크가 현실이 아닌 재현, 픽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비상구를 찾아 달릴 필요 없이 그것이 주는 스릴을 피하지 않고 즐긴다. 그러나 작가는 군에 갔을 때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의 크기와 당당함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작금의 문명이 얼마나 무서운 힘의 논리에 처해 있는지 새삼 깨닫고 자극받게 된 것이다. 뉴스에서의 재해 장면을 지켜보는 세계 곳곳의 인류는 사실상 특별한 동정심을 느낄 새도 없이 안전거리 바깥의 구경꾼이 되고 만다. 미디어와 인터넷이 세계를 지구촌으로 가꾸어가는 동안, 계속되는 간접적 스켁터클의 경험이 우리들의 정신을 점차 혼미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굳이 소설이나 영화를 애써 찾지 않고도 참혹한 현실의 스펙터클을 놀이기구 즐기듯 흔하게 경험하게 되었다. 인류가 대전쟁을 위해 제작한 비행기와 전투기는 여기 한 미술가에게 시각적 숭고를 겅혐하게 함으로서, 이제 하나의 미술 작품 속으로 그것의 디테일이 하나씩 차용되고 옮겨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하나의 사물이 지닌 애초의 질료, 크기 무게, 색 등이 인류의 잔인한 목적에 의해 어떻게 본질을 잃고 무서운 속도로 스펙터클화 되었는지 여러 각도로 살펴본다. ■ 유희원

송현주_ZERO-illution am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 실크프린트_60.6×72cm_2007
송현주_ZERO-illution y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 실크프린트_60.6×72cm_2007
송현주_zero-yw_아크릴채색, 혼합재료_52×52cm_2006

송현주는 프라모델을 조립해 전투기 모형을 완성하는 놀이를 예술적으로 전용 혹은 승화한다. 놀이는 예술가가 삶의 현실에 개입하고 논평하고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쉴러는 놀이충동에서 예술의 계기를 본다). 상상력을 매개로 해서 결정적인 의미를 요구해오는 현실에 대해 비결정적인 의미를 대질시키고, 고도로 제도화된 현실을 허물어 비 혹은 탈 제도화하는 것이다. 전투기 모형을 조립하는 행위를 모티브 삼아 이를 여러 다양한 형태로 변주해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작가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일종의 문명사적 논평을 가하고 있으며(그 논평에는 반성과 향수가 하나로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이를테면 실전에 투입되기에 앞서 천황이 있는 곳을 향해 절을 하는 군인에게서 이러한 반성의 예가, 그리고 붓질을 가해 이미지를 지우거나 이미지를 미세하게 중첩시키는 방법을 통해서 전투기의 형태를 모호하게 처리한 그림에서 향수의 예가 극대화된다. 말하자면 마치 시간의 저편으로부터 끄집어낸 것 같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쟁기계 혹은 살상기계가 내재하고 있는 심각성을 한갓 놀이의 차원으로 끌어내리고 해체시킨다. ■ 고충환

Vol.20070724e | 송현주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