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collection

손애경 개인展   2007_0724 ▶ 2007_0730

손애경_Say it with flowers_혼합재료_80.5×45.3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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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24_화요일_06:00pm

수원시미술전시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09-2번지 제3전시실 Tel. 031_228_3647 www.suwonartgallery.com

손애경의 나무-산수 ● 손애경의 작품들은, 현대 산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그의 작품이 비단이나 종이 위에 지필묵을 사용하여 산수를 표현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진 않지만, 그의 지향점이 문인들이 산수화를 그토록 그리고자 하였던 세계관과 그 출발점에서 맞닿아 있어 흥미롭기 때문이다. 산 속에 앉아 나무와 풀과 꽃과 바위를 가만히 바라다보고 핍진하게 응찰하다보면 그 속에 응축된 우주관과 조우하게 된다. 봄 되면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고, 가을이 되면 추수하고 낙엽되어 떨어지고, 겨울이 되면 앙상한 나뭇가지가 되어가는 지극히 당연한 일상이 산 속 세상에 펼쳐진다. 겨울의 세찬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은 어느새 흙과 하나가 되고 그 자양분이 힘이 되어 봄이면 또다시 새싹이 돋는다. 여름 되면 다시 푸르름이 울창하게 산을 뒤덮고, 가을 되면 다시 단풍이 들더니 겨울이면 다시 나뭇잎은 앙상해진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자연의 순환이 산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렇듯 산 속에 들어가서 자연을 관조하다 보면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또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끊임없는 반복과 순환의 세계인 듯하다. 그러나 5년 전의 나, 십년 전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 그리고 죽음 후의 나를 생각해보면 그 세월의 흐름과 내 모습의 변화에 새삼 다시금 옷깃을 여미게 되듯이, 산속의 생명들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인 듯하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변화하는 생명의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대 자연 속에서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유한하며, 인간이란 커다란 자연 안에 하나의 미물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무한한 우주의 생명 안에서 자신을 사고하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 속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였던 것이 옛 선인들이 산수화를 그렸던 까닭이었다.

손애경_Rescue team1_혼합재료_73×60.7cm_2007

손애경은 지필묵으로 비단이나 종이 위에 산수화를 그리지도 않았고, 때론 설치작품으로 우리 앞에 서 있지만, 자연을 나무로 환원시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나무를 통해 현대의 삶 속에서 자연의 의미를 드러내고, 나무를 통해 우리 주변의 모든 물체가 결국 자연에서 왔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의자'가 '의자'라는 '기호'로 불리워지기 전에 그것은 '나무'였으며, '인간' 또한 자연의 대지 흙과 태양과 물로서 성장하고, 죽는 날 다시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를 닮았다.

손애경_Rescue team2_혼합재료_73×60.7cm_2007

즉 손애경은 사물이 사회적 기호로서 이름이 명명되고 그 이름(사회적 관계)으로 불리워지기 전의 물성 그 자체를 드러냄으로써 그것이 자연에서 온 것임을 인지하게 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제 관계들의 통합을 추구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태초의 물성으로의 환원 그 속에서의 조화. 그 속에서만이 소통이 가능한 분화된 현 사회에 대한 비판과 다급함이 그의 나무 산수 작품 속에 표현되어져 있다. 따라서 그의 바램대로 물성으로 환원된 나무 도시, 빌딩 숲은 매력적이지만, 현실 도시 속의 자연은, 박제된 자연과 박제된 동물로 신음하고 있다.

손애경_talk talk_혼합재료_35×34.8cm_2007

그가 작품 속에서 시도하고 있는 이러한 모순의 드러냄은 불완전한 인간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들이 만든 사회의 부조화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작가는 이러한 부조화의 불안함을 나무 즉 본원의 물성으로 현실을 치환시킴으로써 치유시키고자 하였다. 그래서 손애경의 작품은 물성으로서의 개별적 나무이지만 동시에 숲을 꿈꾸며, 태초의 자연이지만 동시에 불안한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그 속에서 불완전한 '나'와 '너'를 소통하게 하고자 하는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겠다. ■ 박계리

손애경_Rescue chair_혼합재료_35.2×27cm_2007

하늘 하늘 살포시 간질이는 바람, 한톨의 흙과 모래들은 또 다른 생명을 이뤄낸다. 모든 생명들의 집합. 지금 이 순간. 이 곳은 가장 드라마틱한 죽음으로 향하고 있다. 그 쓸쓸한 죽음은 철부지 생명을 일으키고, 순수함을 간직한 채 껍질로 가둬둔다. 모든 생명의 이유 있는 가치 있는 삶을 향하여 이 순간을 즐겼으면 한다. ■ 손애경

Vol.20070724b | 손애경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