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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_이칠효, 이지은, 천진규, 오선영, 배남경, 이은희, 이재영, 김혜균, 김성민
관람료_일반 3,000원(단체2,000원) / 14-20세 2,000원(단체1,000원) / 13세이하 1,500원(단체1,000원) 장애인 및 65세 이상노인 무료 / 단체10인 이상 사전예약필수
관람시간 / 10:30am~06:00pm
마가미술관 제1, 제2 전시실 경기 용인 처인구 모현면 동림리 263번지 Tel. 031_334_0365 www.magamuseum.co.kr
나무물고기들, 사막에서 유영하다 ● 『나무물고기』전은 한국현대목판화 작가들 중 막내인 4세대로 구성된다. 그 중에서도 2000년 이후 등장한 젊은 2·30대 작가들이 주축이다. 이들에게는 매체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이 없다. 앞 세대들 뿐 아니라 같은 세대 간에도 소재, 내용, 형식, 개념, 미학, 기타 여러 가지에서 각개약진의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더불어 앞 세대와의 조형적 맥락은 단절되고 목판화에 대한 이념적 접근도 다르다. ● 사실 지금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감성과 인식적 코드를 요구받는 디지털 시대다. 삶을 형성하는 문화와 정서도 디지털 패러다임에 기초한다. 예술 또한 빠르게 과거의 허물을 벗으며 이런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시각 언어와 소통어법을 구축하고 있다. 80년대의 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의 거대담론의 이분법적인 틀에서 탈피한 90년대의 작가들의 개별적 작업 이래로 화단의 흐름은 이런 흐름들이 주축이 되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2030 작가들은 기존의 화단구조에서 더욱 독립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나무물고기』전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각문화 환경을 자신의 작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전히 목판화라는 매체가 갖는 수공적, 아날로그적 속성과 한계는 이들 젊은 작가들에게도 동시대와 어떻게 호흡하고 적응할지에 대한 고민을 남긴 듯이 보인다. 그렇지만 이들의 변화된 작업형식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물리적인 육체중심의 목판화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질료에 의존하는 쟝르 특성상 미술의 최전선에서 개념적인 논리와 담론을 이끌지는 못하겠지만 새로운 목판화의 사회적 생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는 뜻이다.
참여작가는 전통적인 판각에 치중하되 섬세한 칼 맛에 의한 모던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이칠효/ 바탕(Plate)과 프린팅을 석판화처럼 활용하며 판면의 질감과 드로잉의 회화성을 결합하는 천진규, 오선영/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수성과 목판화의 판각, 프린팅을 세련되게 통합해 내는 이지은/ 목판화의 전과정에 고르게 집중하며 약 70도를 넘나드는 판각과 프린팅이 회화성과 장인성으로 동시에 도드라지는 배남경/ 목판화를 설치의 방식으로 전환시키며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는 상징적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이은희와 이재영 등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앞에서 거론한 작가들이 목판화의 표현법에 치중해서 자신의 주제를 드러낸다면, 이와는 다른 시각과 개념으로 기존의 Fine Art로서의 목판화에서 일탈하는 작가들도 있다. 소통중심의 담백한 원형적 목판화작업을 출판일러스트로 전개하는 김성민/ 수성 프린팅을 활용하며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새로운 형상성과 목판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김혜균 등이 그들이다. 각 작가마다 목판화를 완전히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점에서 이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9人 9色의 언어와 영법(泳法)을 가졌다. 더불어 순수미술로서의 목판화와 일러스트(디자인)개념의 작가가 함께 만나는 것은 Fine Art/Craft Design의 구분이나 틀을 넘어서서 목판화가 넓은 의미의 '시각문화'로 우리들의 일상에 소통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의 다양한 이미지, 판법, 프린팅, 내용, 개념은 선배작가들과는 분명하게 차별된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목판화 작업의 새로운 형식과 더불어 사회학적인 동시대성, 생존을 위한 제도, 미학적인 가치 창출을 위한 작업관 등에서 종합적인 탐색도 이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사막에서 유영한다는 것은 그만한 물과 힘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지만, 한편 효율적인 나침반과 지도가 있다면 그 힘은 배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물고기』전은 단순히 일회적인 단체전을 넘어서서 그런 종합적인 탐색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비록 사막 같은 환경이지만, 마음껏 하늘을 헤엄치는 젊은 물고기들이 만드는 한국목판화의 미래를 보고 싶은 꿈 말이다. ■ 김진하
Vol.20070721a | 나무물고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