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숙_정수영

관훈갤러리 기획展   2007_0718 ▶ 2007_0803

박윤숙_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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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20_금요일_05:00pm

2007_0718 ▶ 2007_0803 박윤숙_BEST IF展 / 본관 1층 2007_0718 ▶ 2007_0728 정수영_기억의 숲展 / 본관 2층

관훈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본관 Tel. 02_733_6469 www.kwanhoongallery.com

충남 아산에서 출생하고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박윤숙은 연재 형식serialization과 시스템을 작업방식의 기반으로 하고 모더니즘적인 추상회화와 개념미술을 취하면서 미국식 팝아트를 지속적인 관심과 영향으로 받아들인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와 텍스트 작업에는 2002년부터 시작한, 발랄한 색상의 콜라쥬 회화인 행운 프로젝트 (Good Luck Project)가 있다. 2006-7년의 최근작에서 작가는 즉석복권 티켓을 조각조각으로 자르고 이를 다시 굵직한 숫자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파스텔 톤의 바탕 위로 콜라쥬된 숫자가 글자와 더불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파이어 블루 쎄븐즈 (Sapphire Blue 7s), 찰스 데무스 (Charles Demuth)의 1928년 작인 나는 황금의 5자를 보았다 (I Saw the Figure 5 in Gold)를 환기시키는 보너스 5 (Bonus 5), 수퍼 매치 3 (Super Match 3) 등은 뉴욕주의 즉석복권의 이름으로, 이 단어들은 또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본래의 티켓을 모사하는 디자인적인 구성은 복고적인 모습을 띄는데 이는 한때 황금으로 뒤덮인 미국 거리의 이민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던, 한탕의 운으로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아메리칸 드림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박윤숙_Repeated Definition-01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이면화_각 40.6×30.5cm_2007

베스트 이프 (BEST IF)는 매달 제작되는 연속 시리즈이다. 각각의 그림은 베스트 이프 유즈드 바이 (BEST IF USED BY *역주:~날까지 사용하기를 바람. 상품의 유효기간을 명시하는 문구임)라는 구절 다음에 만료 날짜를 명기하는데, 작가는 그날을 기념하는 행위처럼 매달 말일마다 작품을 만든다. 페인팅 (PAINTING: 회화)이라는 단어가 그 아래로 있고 화면은 두 가지 또는 몇 가지색으로 분할적으로 구성된다. 본 회화는 온 카와라 (On Kawara)의 날짜 그림이나 70년대 개념미술가의 작품을 연상시키는데 의미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상이하다. 회화에 날짜를 각인하고 회화를 회화라고 언어 그대로 지시하면서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의 상품으로서의 측면에 논평을 가하는 것이다. 회화를 선반에 상품처럼 나열하면서, 진열 방식으로써 비평을 강화시킨다. 하지만 회화 작품은 일회용품이 아닐 뿐만 아니라 면밀히 계획되고 손으로 정성스레 만들어진 예술품이기에 이 텍스트는 모호하면서도 반어적으로 해독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윤숙_Bonus 5_캔버스에 뉴욕주 즉석복권, 아크릴채색_137.2×111.8cm_2007
박윤숙_Sapphire Blue 7's_캔버스에 뉴욕주 즉석복권, 아크릴채색_137.2×111.8cm_2007

반복 정의-01 (Repeated Definition-01)는 이면화diptych과 삼면화triptych로 이루어진 시리즈로서 현재 팽배해있는 마케팅 전략과 상업주의를 논한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 점의 이면화에서 박윤숙은 앤디 워홀의 스타일을 흉내낸 초상이면화를 이베이 (eBay)에서 구입하고 이를 다시 흑백으로 모사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 위에 수익 증가를 도모하려는 번들 bundle 상품의 책략을 차용하여 낱개 판매 금지 (Not for Individual Sale)라는 문구를 한글과 영문으로 각각 집어넣는다. 서구 교회의 제단화 (*역주: 삼면화 전통)와 봉헌화devotional painting (*역주: 이면화 전통)의 전통적인 형식을 판매의 형식으로 등식화함으로써 신성한 오브제를 상품으로 전이시키는 것이다. 박윤숙은 그만의 독창적이고 능숙한 방식으로 이들의 논제를 다루는데, 상품화에 관한 달콤쌉싸름한 비평을 가하며, 과도한 마케팅에 관한 이슈가 무엇이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만드는가에 대한 토론을 대치해 버린 현재이것이 일시적이기를 바라지만의 세태를 논평하는 것이다. 릴리 웨이

정수영_기억속의 풍경_종이에 먹, 회반죽, 콘테_173×226.5cm_2007

기억의 숲 The Memory of a Forest ● 현대 도시는 밀집된 아파트 단지와 고층건물로 가득하여 하나의 거대한 숲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이루어진 인공 조형물 속에서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 인공의 숲 안에는 전원에 대한 향유의 충족을 위해 약간의 자연의 숲이 조성되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이 서글픔이 되기도 하나 그 미비함보다는 위안이 됨은 다행이다. ● 과연 인간에게 숲이란 어떤 의미일까? 숲은 인간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그늘을 제공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애착은 우리로 하여금 이곳을 끊임없이 찾을 수밖에 없게 한다. 따라서 인간에게 숲이란 광대한 의미로 자연 본연의 모습이라 이해할 수 있다. ● 정수영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의 자연, 즉 숲을 소재로 선택하였다. 그는 인물, 나무, 돌, 바람, 구름 등과 같은 자연의 질서와 자연의 모습에 관심을 두었다. 그럼, 작가에게 자연이란 무엇인가? 작가가 다루고 있는 숲의 의미와 형태는 무엇인가? 그것은 작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자연, 그리고 사물의 본질이다. ● 이와 같은 시각은 일찍이 북송 시대의 소식(蘇軾, 1036-1101/東坡)의 회화사상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내가 일찍이 그림을 논해 보니 사람이나 동물(날짐승), 궁궐과 가옥, 기물은 다 언제나 상형(常形, 일정한 형상)이 있고 산과 돌, 대나무와 나무, 물결, 안개와 구름은 비록 상형은 없어도 상리(常理, 일정한 원리)는 있다. 상형을 잃고 있어도 사람들은 다 아는 바이다. 상리가 부당하면 그림에 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림을 알지 못한 사람이다."

정수영_기억속의 풍경_종이에 먹, 회반죽, 콘테_130×97cmcm_2007

정수영의 작업에는 상리(常理)가 있다. 이 상리는 작품을 볼 때 단순히 상형(常形)이라는 형태적 측면의 집중이 아닌, 표현대상의 상리(常理), 즉 내적인 규율과 관계된 예술의 본질적 측면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작가는 사물을 통해 내면의 본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그에게는 형태라는 것이 의미가 없다. ● 처음 정수영의 작품을 보았을 때, 전경에 작게 배치된 인물, 중경의 구름 그리고 원경을 가득 메운 우뚝 솟은 산들로 마치 중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의 구성요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시각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상의 근원을 찾아 사물을 표현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는 대상의 사실성이나 시·공간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단지 돌, 산, 나무 등 자연의 형태만을 차용했을 뿐이다. 각 요소들은 작가의 기억으로 재구성되어 그 구성물들로 숲을 이룬다. 작가는 사실주의의 형태보다는 이상주의적인 상리(常理)의 형태나 상외(象外, 마음이 형태를 초월하여 밖에서 형성하는 외형)의 형태를 더 중요시하였다. ● 정수영은 자신이 생각하는 기억의 숲을 "항상 알 수 없는 형상과 이미지로 가득 채워져 있어 쉽게 노출되지 않는 미지의 대상이며 잊혀진 수많은 기억들을 생생하게 끄집어내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한다. ● 이처럼 작가는 이 세상의 모든 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관념적인 형태와 관념적인 색채들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정수영기억속의 풍경_종이에 먹, 회반죽, 콘테_130×190cm_2007

정수영은 '콩테와 호분'을 주재료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단순한 색채로 대상의 본질을 간략한 필치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정신성의 함축된 표현에 있어서 작가에게 적합하기 때문이다. 진하지만 부드러운 효과를 내는 콩테. 짧은 터치로 이루어진 우뚝 솟은 기암괴석, 선과 면으로만 존재하는 인물들, 안개 속에 있는 것 같은 구름들은 상상과 기억의 장소로 작가가 만들어 낸 기억의 숲에 놓여있게 되었다. ● 단순한 선과 면으로만 그리던 작가는 이제 새로운 시도를 한다. 작가에게 있어 색채는 사물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여 색채의 사용을 자제하여 왔다. 그러나 근래에 무지개 색채의 사용과 함께 시작된 변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나뭇잎과 잘려진 하늘에 새로운 색채를 첨가해 보았다. 작가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색채를 사용하는데, 이는 작가만이 기억하고 있는 자신만의 나뭇잎과 하늘을 형상화하려는 작은 출발이다. 정수영은 점차 색채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이러한 시도는 작가가 그동안 작업을 통하여 고민해 오던 것으로 그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의 의미가 된다. ● 정수영은 사물에서 오는 형태의 중요성보다는 기억의 뉴런(neuron)을 통한 사건의 주관적인 이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작가는 인물에 익명성을 부여하였으며, 시공간의 초월성, 그리고 사물의 정형성을 파괴하여 인상이나 이미지를 중심으로 단순하게 변형된 형상으로 재창조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적인 시각을 눈뜨게 한다. ■ 최은하

Vol.20070719f | 박윤숙_정수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