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ked by 75

2007_0713 ▶ 2007_0911

권민경_육체의 환타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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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13_금요일_05:30pm

참여작가_권민경_김미령_성경희_오석영_정수용_조은정_주현석

키미아트 서울 종로구 평창동 479-2번지 Tel. 02_394_6411 www.kimiart.net

현대사회에는 보편 규칙이 존재한다. 이 속에는 명확하게 구분되어져 있는 이상과 금기가 존재하며, 삶의 요구들은 육체의 욕망보다는 정신의 사유를 강요한다. 그러나 영혼이 육체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듯이 사유나 의식들은 수단일 뿐 실재가 될 수 없다. 반면, 본원적으로 지니게 되는 본성은 사유를 통해 다듬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듬으려 할수록 더 강하게 부각되는 실재이다. 인간은 오랜 사유의 끝으로부터 본성을 억제해야 하고 반성해야 하는 것으로 인지하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육체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이 욕망 그 자체임을 알고 있다. 시대적 억압에 발맞춰 자신의 욕망을 감춰버리거나, 치장하여 드러내고 있으나, 그 결과는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을 확인시켜 줄 뿐인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과정은 표출되지 못한 욕망을 낳고, 허공을 표류하게 만든다. 이것은 무지에 가깝다. 잠재적으로 알고는 있으나 실제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무지이다. 따라서 이 무지는 욕망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타인을 발견함과 동시에 너무나도 쉽게 깨어진다. 강요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존재하는 타인을 통해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던 욕망의 환영들이 실재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파편화 된 채 허공을 떠돌던 욕망이 실재와 일치됨으로써 적나라한 자신의 내면을 확인하게 되고, 동시에 간접적으로나마 갈증의 해소를 맛보게 한다. 이번 키미가 기획한 전시에서는 바로 그러한 행위가 주는 고통과 쾌락의 공존을 통해 어쩌면 가장 순수할 수 있는 자아의 발견을 말하고 싶었다. 이번 전시 작가들의 작품들은 독특함을 넘어 괴기스러우며 극단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작가들은 억압되어있던 인간의 본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끌어낸다. 치장으로 가리워진 거짓된 환영을 냉소적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며, 변질되어진 몸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엉켜있는 본질을 그 자체로 드러내 보임으로써 풀어낼 수 없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그 안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인간의 나약한 심성을 이야기한다. 초월적 존재의 이미지를 통해, 극복 혹은 위안을 얻는 존재임을 그려내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의 몸을 통해 투영되어지는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성적흥분을 끌어 내기 보다는 오히려 본질의 깊숙한 끝을 본 것과 같은 아찔함과 충격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들이 무엇을 변형하였고, 어떻게 만들어냈는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들 속에서 느껴지는 빈틈조차 완벽한 광기를 통해 우리가 억압된 본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그로 하여금 스스로를 말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얻게 한다는 점이다.

김미령_캔버스에 유채_2007
성경희_캔버스에 유채_2007

작가 권민경은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성적 이미지들을 가상세계와 역할극,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지한 놀이로 바라본다. 매스미디어가 쏟아내는 유도되어진 비 현실적인 이미지들을 캔버스에 재현함으로써 소비되는 성을 다르게 바라보고자 했다. ● 굵은 선과 면으로 밝고 유머스러운 이미지들을 만들어낸 작가 김미령의 작품에는 다양한 상징과 비유가 존재하며, 많은 이야기들이 공존한다. 이를 통해 작가 자신의 개인적 알레고리를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들어내 보이게끔 유도한다. ● 작가 성경희는 천과 물로 인해 변질되어진 몸을 통해 인간의 심리적 중독성에 대해 소통하고자 한다. 인간의 몸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 대상물에 의해 달라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루어지는 준비과정들을 통해 인간의 중독하는 행위를 말하고자 한다.

오석영_캔버스에 혼합재료_2007
정수용_No, im all right_폴리,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오석영은 망사천 위에 오브제 작업을 통해 그가 만들어내는 실루엣과 그것이 투영된 그림자를 보여준다. 속옷 이미지들은 이성으로 하여금 성적 흥분을 끌어내지만 그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작가는 현대사회가 본질을 자각하지 못한 채 외형적이며 감각적이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욕망과 욕구는 끝없이 이어지고 허무하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부질없는 물질(섬유)의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의 여러 현상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 정수용의 작업에 등장하는 사람은 포장되어진 외부와 자아상간의 괴리의 위태로운 선상에 놓여있는 타인으로부터의 사람이다. 무방비상태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노출되어버린 여자는 그저 자신의 몸의 일부를 꽉 움켜쥐는 것으로 그녀가 취할 수 있는 표현을 다했으며, 색동치마가 입혀져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아이는 정작 본인은 그 이유를 모른채 무관심한 태도로 나무 위에 앉아 타인을 응시하고 있다.

조은정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주현석_마리아의 입맞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조은정의 작업 속 그것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어 인간과 사물에 대한 집착 그리고 욕망에 대한 강박적 사고와 미묘한 상상력을 한대 뒤섞어 만들어진 변태(변형)적, 그리고 근원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모서리에 존재하는 그것은 홀로 인식됨과 동시에 주변을 표류하는 새로운 공간의 출구로 인식된다. 그곳에서 작가는 현실보다 더 실제의 환상과 몽환 속에서 표류하는 자아를 만난다. ● 주현석은 초월적 존재를 갈망함으로써 유랑하고 있는 읽어버린 자아의 자취를 찾아내려고 한다. 현대인들이 자신의 방황을 모르거나 회피하는 이유는, 본질을 바라보기가 두려워서 혹은 너무 엉켜버린 자아를 이해할 수 없어서라고 판단하고 자신의 작품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과 유사한 자아를 확인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은 성스러운 이미지와 별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본성이 투영되어있는 그것들은 강하게 뒤섞인 선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어 풀어내지 못한 욕망이 묻어난다. ■ 키미아트

Vol.20070713b | The Naked by 75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