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스터즈 Funsters

2007 미술과 놀이展   2007_0713 ▶ 2007_0826

김정희_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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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_예술의전당 협찬_현대자동차

관람료_일반 5,000원 / 36개월 이상 미취학아동 및 초중고생 3,000원 20인 이상단체 정가에서 1,000원 할인

관람시간 / 10:00am~08:00p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Tel. 02_580_1279 www.sac.or.kr

빨대, 루이뷔통 그리고 가상공간 ● 원래 미술과 놀이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었다. 예술의 뒷면에는 늘 놀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도 제의의 놀이, 기원의 놀이였으며 그 놀이를 통하여 인류는 큰 위안을 받았다. 놀이는 그 위안과 더불어 기쁨과 충만을 이루는 시작이었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누구나 어릴 적에는 예술가였다.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든지 찰흙을 통해 사물을 만드는 일은 곧 놀이행위라 할만하다. 누구에게나 그 놀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성장해감에 따라 그 놀이를 잊어간다고 한다. 놀기에 대한 관심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가고 감성보다는 이성이, 감각보다는 판단이 앞서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지성이 앞설 때 감성은 후퇴해가고 놀이의 경험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일찍이 아이들의 놀이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이는 프로이트였다. 그는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유희를 그만두고, 그들이 거기에서 얻었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실제의 삶이라고 애써 위안한다. 이제는 소수만이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그 놀이를 간직하게 되었다. 그러나 예술작품이 가지는 원천적인 즐거움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비록 모든 이들이 놀이에 삶의 가치를 두지는 못할지언정 예술가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또 다른 놀이유형을 만들 수 있다. 제작자의 생각과 느낌도 감상자들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일치감을 통하여 우리의 삶의 질은 더욱 풍부해지는 것이다.『미술과 놀이-펀스터즈』에서 주목하려는 것도 예술은 놀이가 될 수 있고 그 놀이가 우리에게 기쁨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와 동기를 이 전시회를 통해 만들려고 한다. 모든 이에게 잠재된 상상력을 이끌어냄으로써 또 다른 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려한다. 창작에 고통만이 따른다면, 창작의 즐거움이 없다면 결코 놀이로 부르지 못할 것이다. 여기 소개하려는 미술가들은 창작의 어려움을 놀이로 전환시킨다. 놀이영역 속에는 갖가지 형태의 개별적인, 혹은 사회적인 발언이 잠재되어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하여 동 시대 미술이 놀이로서의 미술이라는 흥미로운 기능을 추가하게 되기를 원한다.

성동훈_Blue

일상과 사회, 공감으로서의 놀이 ● 창작행위의 과정이나 결과물에서 발생하는 즐거움이야말로 창작의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이러한 사실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와는 달리 우리에게 있어서 '놀이'라 함은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이 전시도 아이들의 놀이체험 정도로 비춰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미술가들은 기왕이면 어른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아주길 바란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기를 원한다. 그들의 작품 속에는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놀이 속에는 놀이 이면에 감추어진 시대언어가 감추어져 있다. 예술가들은 누구나 다 아는 놀이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들은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이들 예술가는 기존의 통상적인 이야기 거리도 비틀고 뒤집는다.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유희라는 씨줄과 상상이라는 날줄로 엮는다. 유희와 상상은 놀이와 하나의 실타래로 이어져있다. 예술가들은 그 이야기의 실타래가 모두를 위한 것임을 말하고자 한다. 그들은 지극히 개별적인 이야기라도 서슴없이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기꺼이 놀이의 세계에 동참한다. 이들은, 놀이의 제작자는 이 세상이 얼마나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한지에 늘 관심이 가 있다. 그리고는 이내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 놀이에 동참하기를 권유한다. 예술작품이란 누군가 보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이야말로 예술작품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이들이다. 더욱이 현대미술에 이르러 최종 사인은 관중이 해야 할 성격의 작품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미술과 놀이-펀스터즈』는 오늘날의 미술이 작가 개인의 놀이임과 동시에 관객의 놀이임을 말해준다.

양태근_터-생명

본 전시회는 그 놀이의 유형으로 우선 '우리 일상에서 발견되는 놀이성'을 염두에 두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변에서 마주칠 법한 도구들, 또는 자질구레한 물건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경우라 하겠다. 평범한 혹은 진부할 수 있는 오브제가 창작의 대상이 됨으로써 드러낼 수 있는 유희의 장을 소개한다. 일반성에 대한 도전과 상식적 가치에 대한 반기를 든 작가들. 이들의 눈은 세상에 대한 부정의 눈이 아니라 방향을 돌려놓음으로 얻을 수 있는 의외성에 주목한다. 가령 기록용 테이프를 털실인양 뜨개질하여 각종 구두나 옷을 만드는 손현태, 국수나 빨대로 근사한 조각 작품을 만든 홍상식, 솜으로 비행기나 구름을 연출한 노동식, 지퍼를 온갖 캐릭터로 재탄생시킨 우혜민, 철사로 캔버스에 금속 못을 수놓아 도자기를 만드는 김용진, 스펀지로 가방이나 책을 만든 안진우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들은 일상의 모든 사물이 작품의 재료이자 놀이의 대상이 된다. 디지털기술을 통하여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도록 한 김상균과 류호열, 정겨운 동물을 소재로 조각을 선보이는 김근배, 물고기를 매달아 희망과 꿈꾸기를 보여주는 옥현숙과 경수미의 설치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이이남_8폭 병풍
장영진_파괴된초상

두 번째는 '놀이와 사회의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다. 한 시대의 놀이문화는 그 사회가 처한 환경과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속 깊은 곳에서는 우리 사회가 처한 갈등구조가 상존하지만 그 표현방식은 놀이의 경계 내에서 실현된다. 예술이란 사회와 분리될 수 없고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운명이 우리가 짊어져야할 짐이 되지 않도록 한다. 기지 넘치는 미술가의 트릭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다. 빈 페트병을 이용하여 결핍의 미학을 보여주는 변대용, 석고붕대를 감아서 수백 개의 군상을 만든 주라영, 스티로폼 알갱이를 깔아 이 시대의 아이콘을 생산하는 장영진, 샤넬, 구찌,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로고에 화려한 장식을 붙인 체니츄 Chen Yichu의 조각은 그 일부에 해당한다. 먹을거리를 늘 달고 다니는 탐욕의 인간상을 재미나게 조각한 강필웅, 시대의 아픔을 시지각적 유희로 바꾸는 손봉채의 작업도 관람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놀이를 빌어 은근히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현대인이 가진 여러 가지 욕망의 구조를 낱낱이 해부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결코 난해하거나 밉지 않다. 유머와 해학이 놀이의 중심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주라영_Here & Now
Chen Yi Chu_Louis Vitton

마지막으로, '경험과 공유'라는 예술의 동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예술이 일부 천재에 의한 사유의 장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예술이란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서는 관객이 직접 작품을 작동하고 작품 속으로 들어가며, 접촉함으로써 예술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마련하였다. 마우스로 화면을 작동하여 화상과 같이 놀도록 한 추은영의 영상작업, 예술가와 공학자가 만나 가상현실의 세계를 재현해 보이는 안광준과 서영호의 공동작업, 이주영의 홀로그램, 우리의 전통회화를 패러디하여 영상으로 실감나게 움직임을 구현해 보이는 이이남의 디지털 작업은 관객과의 소통 가능성을 활짝 열어 보인다. 이와는 달리 전통적인 방식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추구하는 작가도 있다. 조각 작품을 만들 때 아예 관람객이 작품에 걸터앉아야 할 공간을 미리 고려한 한진섭, 약 5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수세미를 만들어, 그 내부가 얼마나 치밀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지 들여다보게 만든 김정희의 조각은 스쳐지나가는 사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도시의 풍경을 통하여 우리의 혼성문화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한 박종국은 성곽과 같은 건축물 구조에 조명을 설치, 관객으로 하여금 감성공간으로 이끈다. 또한 전시장 벽면에 구름과 동물,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상향에 대한 희망을 재현한 최혜광, 초원 위에 구슬로 만들어진 사슴의 몸체에서 빛이 흘러나오게 함으로써 자연생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성동훈과 서성희의 공동작업, 전시장 높은 천정에 수백 개의 나뭇가지 인형을 매달아 놓은 이점원의 설치작업에서 미술과 관객과의 행복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 『미술과 놀이-펀스터즈』는 미술작품으로서 다루어지는 놀이의 유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놀이의 유형은 미술가에 따라서 혹은 새로운 시도에 의해서 무한히 창안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미술가들의 순수하고 천진한 생각에 우리의 자아를 비추어보기를 바란다. 삶의 그림자에 감추어진 상상력을 재발견하게 될 때 경직된 사고의 껍질은 깨지고 보다 유연한 사고를 끌어낼 수 있다. 예술작품으로 인하여 우리가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부드럽고 풍부한 사고에 연유하고 있지 않나 싶다.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Vol.20070713a | 펀스터즈 Funsters-2007 미술과 놀이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