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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11_수요일_05:00pm
미술공간현 기획초대展
미술공간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02_732_5556 www.artspace-hyun.co.kr
이진혁의 도시풍경 ● 젊은 작가 이진혁은 자동차를 그린다. 화면이 크던 작던 승용차로부터 버스, 특수차량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차량이 그의 화면 속에 가득하다. 때론 마치 폐차장을 연출하듯 차곡차곡 포개져 쌓여 있는 모습으로, 혹은 무언가를 향해 거대한 행렬을 이루며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으로, 또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답답한 모습으로 화면에 얹어져 있다. 이들은 화면 빼곡하게, 전면적으로 집체화(集體化)되어 나타나거나 때론 산처럼 쌓인 거대한 모습으로, 얼기설기 뒤죽박죽 뒤섞인 모습 등으로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이진혁이 그려낸 화면 속 다양한 종류와 표정의 자동차는, 하나의 거대한 도시 풍경으로 이해된다. 그가 자동차를 통해 바라보는 도시는 비판적이면서도 한편으론 희망이다. 길을 가득 메운 도시의 자동차의 행렬은 작가에게 강한 시각적 자극으로 작용했다. "저 많은 차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하고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 지금 작업의 계기였고 주제였던 것이다. ● 자동차로 상징되는 현대 도시문명이 작가에게 있어 동경이든 피곤이든, 이진혁은 화면 가득 자동차를 그려낸다. 각기 다른 생각과 삶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또 나름의 목적지로 향하는 길고도 끝없는 길, 그곳에서 타인들과 얽이고 설키는 과정과 표정, 멀미나도록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도시 생활 속에서 생겨나고 경험하는 과부하(Traffic Trouble)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이진혁은 자동차 그림을 통해 도시의 무한정적인 팽창과 경쟁을 지적하고 경고하며 도시를 살아가는, 도시 속에 가려져 있는 사람들의 숨소리, 생활상, 비전 등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자동차가 대부분이나, 그 이면 사이사이에는 삶의 질서와 도시 속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삶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는, 이진혁에 있어 자동차 그림은 그만의 독특한 심리적 도상에 다름 아니다. ● 이러한 이진혁의 자동차에서는 속도가 보이거나 강조되고 있지 않다. 다만 도시가 서서히 진화하면서 변모하는 모습이 특유의 화법으로 반영되고 있다. 마치 직접 그렸기보다는 무언가로 찍어낸 듯 꼼꼼하게 그리고 오랜 시간 안내하며 그려낸 수많은 자동차들이 숨쉬고 있다. 자동차들이 몰리면서 도로가 정체되고 그 행렬의 앞과 뒤가 정해진 교통 체계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현대 도시의 모습은 이진혁에 있어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와 같은 것이었다. 이진혁은 이러한 모습을 화면으로 옮기는 데 있어 사람이라든가, 건물과 산, 하늘 등과 같은 부수적인 소재들을 화면 밖으로 빼내어 그만의 독특한 도시를 화면 속에 남겨 놓고 있다.
주묵(朱墨)의 자동차 그림을 통해 이진혁이 들여다보고자 한 것은 현대 도시문명 속의 이런저런 풍경이다. 그것은 도시의 있는 그대로의 단순한 물리적인 지형이 아닌, 도시가 품고 있는 현대인들의 경제생활, 그리고 매우 빠르고 바쁘게 진행되는 도시인들의 삶을 반영한 심리적인 풍경이자 지형이다. 따라서 그의 자동차 그림은 도시와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삶의 풍경인 것이다. 도시문명 속에서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삶의 풍경, 이는 이진혁의 작업에 있어 가장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모티프이다. ■ 박천남
Vol.20070712c | 이진혁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