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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10_화요일_05:30pm
갤러리 우덕 서울 서초구 잠원동 28-10번지 한국야쿠르트빌딩 2층 Tel. 02_3449_6072
작품은 그 작가의 개인사와 어느 정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 마련이다. 이는 자신도 모르게 천착 되어있는 내면깊이 감춰진 사상이나 감정이 은연중에 표출되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요즘 들어 '도시산수'라는 신조어를 종종 듣는다. 이 뜻은 말 그대로 도시+산수로 산수화개념이 오늘날 명승고적이나 유명산수를 그려내는 것이라면 도시산수는 도시의 구성요소인 도시건축물들을 풍경처럼 그려내는 것에 명명되어진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우리의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도시에 대해 많은 작가들이 특유의 화법으로 말하는 이가 많아져 생긴 말일 것이다.
나의 작품 또한 도시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성장한 작가가 자연스레 보고 느낀 것을 화면 속에 담묵을 활용해 도시풍경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작업의 시작은 산이나 고층빌딩에 올라 바라보이는 도시풍경들을 접하면서부터이다. 현장메모가 하도로 옮겨지면서 도시건축물들이 꽉 찬 풍경들은 화면 안에서 다시 재건축 되어진다. 이때의 건축물들은 특정한 어느 곳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요소가 아닌 전체적인 도시의 일반적 풍경이다.
이러한 작품의 표현에 있어서 어느 숙련된 테크닉을 앞세우기보다 선택한 제재의 특성을 제일 우위에 두려했다. 담묵을 활용해 물과 화선지의 성질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것만으로 건축물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화선지위의 겹쳐지는 필의 중첩효과를 통해 도시의 인상이 주는 쌓여가는 이미지를 표현한다. 물론 이 때문에 작품이 회색톤 으로 마무리 되어지는 것이 자칫 회색도시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여겨 질 수 있지만 그것은 작가의 의도와는 차별되어진다. 근작의 변화에서 이 같은 점이 설명 되어지고 있다. 물론 젊은 만큼 보다나은 작품을 위해 크고 작은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매 전시마다 타이틀로 내세웠던 '바라보다'에서 '도시, 나, 스며들다' 다시 'a breath(숨)'로 바뀐 점은 단순히 타이틀만이 바뀐 것을 의미 하지 않는다. 기존의 작품이 작가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도시의 한 단상을 어느 곳인지 보여주듯 가늠케 펼쳐 놓았다면 지금의 작품은 작가의 일상에서 도시생활을 배제할 수 없듯이 삶의 공간인 도시 속 안 자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관념적 변화가 이번 전시 'a breath'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를 '여백의 나무'라 부르는 표현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도시에 건물이 하나 둘 지어지듯 건물들을 먹을 중첩하여 그리고, 건물로 가득 찬 빽빽한 도시공간사이로 나무를 심는다. 그 나무는 실루엣만 남겨 빈 여백으로 표현되는데 바로 여백의 나무이며 이는 숨을 쉴 수 있는 자아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심어놓은 '여백의 나무'는 예전의 산수화가 주던 심산유곡적 감흥의 요소와 그 연결고리를 찾아도 무방할 듯 하다.
이러한 여백의 표현은 작품 안에서 하나의 장치적역할로 상상력을 부여해줌으로써 일반적 도시풍경 속에서 공간적 흐름을 만들어 때로는 숲으로, 때로는 답답한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한 물줄기로 물세례를 퍼붓기도 하며 어느새 도심 안 음악분수의 연주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도시를 연주하게 한다. 나에게 여백은 이렇듯 단순히 비워둠이 아닌 이 같은 감성 충만한 공간이며 비로소 나는 도시 안에서 호흡한다. ■ 박병일
Vol.20070710a | 박병일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