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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704_수요일_06:00pm
모란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B1 Tel. 02_737_0057 www.moranmuseum.org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을 디지털 미디어 기술로 풀어내는 미디어 아티스트 오창근이 'bit:act'라는 전시 타이틀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7월 4일부터 10일까지 인사동 모란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네 가지의 영상과 사운드 인터액티브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실시간 카메라 영상을 이용하여 관람객의 위치와 이미지를 포착하고 그것을 시간과 공간상으로 해체하여 재구성하는 영상 프로젝션 작품을 비롯하여, 0과 1의 이진법으로 표현한 실시간 영상 초상화 작품, 그리고 8채널 실시간 서라운드 사운드 설치 작품까지 모든 작품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그 결과를 체험할 수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실시간 인터액티브 미디어 작품들을 통해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생활의 일부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대중의 성향을 미디어 작품으로 다시 조망하고, 해체와 조합이 자유롭게 진행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을 설치 형태의 작품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bit:act'라는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은 지난 2003년의 개인전 타이틀 'I/O INIT_IO'처럼 일종의 언어유희적 은유를 담고 있다. 'bit'라는 단어가 디지털 데이터의 가장 작은 단위를 의미하고, 'act'가 관람객의 참여적 행위를 염두에 둔 표면적인 의미라면, 'bi-tact'로 조합될 경우에 디지털의 정확한 일관성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이중적이고 감각적인 취향을 은유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디지털이 갖는 이러한 속성들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 두 개의 스크린을 이용한 인터액티브 영상 설치 작품 'Floating Identity'는 화면의 표면을 타고 흐르는 관람객의 모습을 연속적인 분할 형태로 재현한다.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화면 앞의 공간을 움직이는 모습이 연속적이면서도 불연속적인 조합으로 부유하는 장면은 마치 디지털 기술이 숨기고 있는 분절된 표상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관람객인 내가 움직일 때마다 분주하게 나를 잡았다가 놓아버리는 복제영상이 화면의 앞을 시뮬라크르(simulacre)의 무대처럼 변모시킨다.
전시장 다른 한쪽을 점유하고 있는 사운드 설치 작품 'Szeno II -sonarround'는 영상 작품의 반복적인 복제 방식을 음향 형식으로 풀어놓은 작품이다. 관람객의 목소리와 소음을 마이크로 실시간 녹음하여 8개의 스피커를 통해 전자적인 모듈레이션(modulation) 처리를 거친 후 서라운드(surround) 형태로 재생해 준다. 건물 외벽의 배기구를 연상시키며 중앙을 향해 서 있는 8개의 함석통은 스피커 장치이면서 스스로 소리를 왜곡시키는 역할을 한다. 관객을 둘러싸고 말하기를 기다리다가 마이크를 향해 소리를 내는 순간 다시 분절되고, 복제되어 반복되는 소리는 이질적이면서도 동시에 주체의 궤적을 따라가는 메아리를 연상시킨다.
모니터 형태의 컴퓨터 설치 작품 'Portrait V -binary'는 디지털 영상이라는 증거를 가장 명백하게 재현한다. 0과 1의 숫자 조합으로 화면 위에서부터 아래로 관람객의 모습을 스캐닝하듯 뿌려준다. 모니터 앞에서 가만히 서 있거나 적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면 그 모습을 바이너리 숫자로 재현한다. 컴퓨터의 시각에서 기록하는 화면의 코드를 연상시키면서도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가상공간에 서 있는 타자적 자아를 제시하고 있다. ● 'Portrait VI -bit:dot'는 관람객의 모습을 수많은 점들로 재구성하는 영상작품이다. 'binary'와 같은 영상 초상화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좌우로 스캐닝하며 화면에 나타나는 2만6천개의 점들은 관람객과 그를 둘러싼 공간을 반복해서 재구성한다. 이 전시에 출품된 두개의 Portrait 작품은 화면을 한쪽부터 스캔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Slit scan 기법을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면 전체를 스캐닝하는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관람객이 움직이게 되면 일그러진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 기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시간 위에 기록되는 공간의 변화를 마치 표현주의 회화처럼 화면에 남길 수 있다.
전시를 통해 발표된 네 개의 작품은 각각의 특징이 분명하지만 전체 작품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속성이 있다. 관람객이 컴퓨터로 연결된 카메라 화면이나 마이크 앞에 나타나야만 작품으로 구현되는 인터액티브 미디어 아트의 특징뿐 아니라, 공간과 시간의 상호관계를 불연속적으로 구성한 점이다. 작품의 주체인 나를 둘러싸고 있는 미디어 환경이 정보화 시대를 넘어 개인 미디어화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미디어아트의 맥락에서 반영하고 있다. ● 작가 오창근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디어아트센터 ZKM에 있는 독일 칼스루에 조형대학교(HfG Karlsruhe) 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국내와 독일에서 40여회의 기획 전시와 미디어 페스티벌, 미디어 공연에 참여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예술공학 전공을 담당하고 있으며, KGIT 미디어랩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모란갤러리
Vol.20070706e | 오창근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