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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30_토요일_06:00pm
유망 작가 발굴전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297-1번지 Tel. 051_724_5201 www.spacebae.com
볼록거울은 사물을 실제보다 많이 받아 들이지만 왜곡돼기 마련이다. 우리는 항상 현실보다 나은 삶을 원하지만 쉽지않다. 과도한 욕망은 왜곡된 거울속의 현실처럼 우리의 삶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가버린다. 하얀 블럭은 순수한 인간의 근원이라 할수 있다. 그곳에 무언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바로 우리 일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그림을 그리며 살아 왔지만 간혹 뒤돌아 볼때마다 하얗게 빛나고 있는 블럭을 열망하지는 않는지. ● 사람의 형상을 소재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담기도 하고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익숙한 소재는 진부해지기 쉽다. 익숙한 소재로 진부함을 벗어나는 것, 그것이 내가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가져야 할 소명이라 여겨진다.
작품 속의 사람, 그것은 누구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큰 의미는 없다. 그저 14명의 군상들처럼 아니 주변의 우리처럼 신나게 살지도 못하고 일상에 젖어 사는 그런 사람들. 그 속에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절벽에 매달리고 거울 속에서 튀어나오려고도 하고 가만히 누워 있기도 한다. 하지만 항상 눈을 감고 야윈 모습이다. ● 내가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아버지가 눈도 뜨고 아이들처럼 살이 오를 날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임의로 작업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면 자연스레 되지 않을까. 모두가 바라는 것이지만 시간의 힘을 한번 믿어보고 싶다. 첫 개인전이라 정신없이 작업을 했다. 정해진 기일안에 일을 끝내야 한다는 게 체질적으로 맞지는 않지만 자의든 타의든 또 몇 분의 아버지들을 만들었다. '이런 성의 없는 놈' 하고 욕을 할까 두렵다. 만일 시간이 아버지에게 멋진 옷을 입힐 수 없다면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 전영진
작가가 부르는 작품의 이름, '아버지'. 흡수된 슬픔과 고통은 아버지의 진액을 다 빼놓았다. 그의 과거는 어떠했을까.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떠올리게 하는, 아버지. 시간은 붙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있고 나는 곧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가 향하는 곳은 어둠이나 빛으로 비유되는, '죽음'이다. 눈을 감은 아버지. 작가를 닮은 작품. 세 개의 자아 혹은 타자들이 합쳐져 작품은 연약한 자태를 발한다.
'눈을 감은' 아버지는 인간 군상들을 온 몸으로 나타낸다. 애쓰고 애 닳고 애 타던 여러 날들을,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비단 아버지의 모습뿐만 아니라 이것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 그저 먼발치에서 한번 훑고 스윽 지나가는 작품이 아니다. 들여다볼수록 이야기를 뿜어내는 아버지는 생동감 있는 표정은 매번 조금씩 다른 표정을 짓는 듯하다. 정적만이 흐르는 전시장 안에서 손바닥 크기만 한 작품과 내가 서있는, 나를 온통 몰두하게 하는 구조의 작품은 안타까워 보이거나 혹은 귀여운 몸짓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은 너무나 차분하게 sculpy를 이용하여 섬세한 선으로 인간의 형상을 드러낸 작가의 공일까. 어설프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드는 생각. 현재와 실재와 과거의 기억과 미래를 떠올리는, 우리가 '지금'이라고 이야기 하는 시간에 얽매였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머릿속 모든 관념들이 혼란스러운 때, 바로 죽음을 인식하고 나를 돌아다보며 후회로만 물들었지만 돌이킬 수 없는 그때들. 그러나 또 해야 할 것들은 너무나 분명하게 발아래 나를 도망가지도 못하게 붙잡는 나의 생활들. 벗어나려고 애 쓰지만 돌아다봤을 땐 그때가 좋았다고, 지난것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증후군들. 언제나 미래를 꿈꾸지만 그 안에서 죽음이란 빠트리고 생각하는 우리의 버릇들. 작품은 바로 이런 아이러니함을 나타내려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사실적이나 초현실주의와는 다른 아이러니함으로 군림하는 인간을 극으로 치닫게 대비되는 난쟁이 아버지로 형상화하고 있다. ■ 오픈스페이스 배
Vol.20070702c | 전영진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