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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27_수요일_05: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1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wwww.ganaart.com
'숲' 바라보기 ● 얼핏 대리석 기둥의 숲을 연상시키는 이종희의 기둥들은 미니멀 조각을 떠올린다. 그러면서도 미니멀 조각의 무미건조함과는 거리가 멀다. 기둥 곳곳에 박혀서 감시를 하는 눈처럼 보이는 갈색의 옹이들과 나뭇결무늬가 회백색 기둥과 어울러 시각적인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 이종희의 실제 관심은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데 있지 않다. 그는 현대 도시와 자연 환경, 즉 현재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생활환경의 획일화와 도시의 주거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다. 물론 환경이나 자연이라는 주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요즘같이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는 환경 파괴를 생각한다면 그 주제의 가치는 결코 상실될 수 없다.
자연과 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이종희의 관심은 소위 생태조각가들과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면서도 생태조각가들이 흔히 자연을 작품에 끌어들여 자연을 환기시키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종희는 오히려 자연 요소를 학대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를 시멘트와 석고반죽 속에 가두어 두는 방식으로 숨막히는 도시 공간 속에 갇혀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떡을 자르듯 질서정연하게 잘라낸 형상은 일정한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은 모두 절단해 버리는 사회현실을 보여준다. 한때는 자연스럽게 자랐던 나무가 시멘트의 틀에 갇혔고, 또 이 갇힌 나무를 규격에 맞추어 절단해 버리는 모습은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자연스러움이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사회 규범에 의해 규격화되어 있는 상황에 대해 환기시킨다. 결국 이종희의 작품은 도시인들이 매일 정해진 틀에 맞추어 살고 있는 것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절단해 놓은 기둥들은 일종의 '숲', 즉 도시를 꽉 채우고 있는 빌딩의 숲이다. 그는 고향 평택이 변해가는 모습, 또한 현대화된 도시 환경에서 살게 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일기를 쓰듯이 숲을 머릿속에 그리며 나무를 만지고 석고를 개고 시멘트를 부어 나간다. 이렇듯 단순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환경에 대한 사회 고발적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품어내고 있는 시각적인 즐거움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로 읽히며, 작가가 미의 본질을 결코 놓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 김이순
Vol.20070629c | 이종희 조각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