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0618_월요일_02:00pm
전시기간 중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일반대학원 실기실(T동 201호)에서 함께 열립니다.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문헌관 4층 Tel. 02_320_1256
날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젊음의 향연 ● 근래 우리 화단에서 변화와 도약을 열망하는 열기가 뜨겁게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낡은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가치인식의 변화가 사회적 변화욕구와 더불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낸 작품창작을 통해 시대정신을 담아내고자 하는 진지한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형성된 젊은 작가들의 작가의식은 한국화의 전통과 혁신에 대한 해묵은 숙제를 과감하게 해결하려는 의욕을 보이며 차근차근 그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녹아들어 있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날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젊은 작가들의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더불어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의 형식을 구축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과 탐색의 결과물들이다. 한국화단의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열린 사고로 한국화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의 진지한 자기존재의 확인이 바로 이 와원전의 소중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이념이나 경향 등을 다채롭게 넘나들며 50여 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신하고 파격적으로 마음껏 펼치고 있는 이 전시는 어떻게 보면 아무런 색깔도 없고 혼란스럽게 보이기조차 한다. 그러나 그만큼 자유롭고 다양하기 때문에, 결코 서로를 구속하거나 간섭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인정하며 조화롭게 어울리는 다양성의 표출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 현대화단의 변화욕구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공자(孔子)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 말하고 있다. 공자의 이 말은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재학생들이 추구하는 예술세계가 전통과 변혁의 긴장관계 속에서 형성된 작가의식의 발로임을 보여준다. 그저 전통형식이나 현실의 한계 속에 매몰되거나 안주하지 않고 '날로 새로운' 정신을 추구하며 '펄떡펄떡'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정직하고 진지한 다양한 탐색과 모색이 이번 전시가 보여주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화단에 대한 현실인식을 토대로 현대 한국화의 위기가 바로 최고의 기회임을 깨닫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다양한 방법론을 모색하며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방향을 선도하고 있는 젊음의 향연이 이 와원전이라고 할 수 있다. 와원전의 오랜 전통을 통해 차곡차곡 형성된 이러한 신사고의 원동력은 전통과 혁신의 변증법적 긴장관계를 대립이나 갈등이 아닌 상생과 조화에서 찾고자 하는 동양적 사유구조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논어(論語)』와 『중용(中庸)』에서 말하는 '상대방의 정당한 존재가치를 서로 인정하고 어울리면서도 어떤 이념이나 주의주장을 내세워 간섭하거나 부화뇌동하지 않는'[和而不同] 나름대로의 불문율을 지키며, '치열한 작가정신을 견지하며 노력하는 가운데 체득한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예술세계를 선택하여 흔들림 없이 고집하는'[擇善而固執] 진지한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
여전히 불확실성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한국화단의 방향타를 잡기 위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는 이미 화단에 만연한 첨단 매체나 다양한 기법실험의 도구적 실험에 얽매이지 않고 재료나 표현을 뛰어넘어 무엇을 어떻게 사유하여 어떻게 표현하는가라는 전통적인 동양적 사유의 현대적 실천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바로 재료나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대정신을 호흡하며 역사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한국성 및 동양적 사유를 작품 속에 구현할 때 주체성이 담긴 열린 창작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시란 남을 위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로서 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은(殷)을 세운 탕(湯) 임금은 자신의 세수 대야에 '나날이 새롭고 또 날로 새롭고자 한다(日日新, 又日新)'란 글귀를 새겨놓고 끊임없이 자기 반성과 발전을 도모했던 것이다. 이번 와원전에 출품한 젊은 작가들 역시 자신들이 숨 쉬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고갈되거나 정체되지 않은 '날로 새로운(日日新)' 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열정과 노력이 계속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을 통해 한국화단이 안고 있는 당면과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반성이 뒷받침된 적극적인 창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 새로운 희망과 비젼이 우리 앞에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 안영길
Vol.20070619d |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단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