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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04_월요일_05:30pm
고도원 아침편지 아트센터 서울 마포구 합정동 454-3번지 금악빌딩 B1 Tel. 02_332_6380 www.godowon.com
눈에 보여 지는 이미지는 사실 그대로인가? 아니면 개인의 의미부여에 따라 다른 해석으로 이해되는가? 그러면 사실과 본질은 어떻게 다른가? 정보화 시대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가지는 뜬금없는 의혹들...여행은 나에게 사유의 동기를 주고, 삶의 지혜를 만나게 한다. ● 도시 생활에서 생명감이 충만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의 몽골여행은 일상에서 탈출하여 대자연의 무한한 생명력과 오묘한 질서를 경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여행이었다. 몇 해 전 인도 여행에서 가졌던 존재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대한 답안을 마주하듯 몽골은 맑은 샘물처럼 내 영혼을 적시었다. 드넓은 초원에 흐드러지게 자생한 허브의 향은, 바람을 타고 나의 들숨에 평안을 준다.
초원 위를 내달리는 말과 바람에 흔들이는 녹색의 물결은 내 마음의 눈을 적신다. 대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몽골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또한, 자연스럽게 그들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 같다. 몽골에서 말은 사전적 의미의 동물에 국한 되지 않는다. 몽골인은 말과 함께 일생을 동고동락한다. 걷기도 전에 말을 타는 법을 배우고, 말과 사람의 경계가 없는 듯싶어 보인다. 생동하는 에너지의 상징처럼 말을 포함한 몽골에서의 모든 만남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힘의 태동을 경험하게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호흡은 원천적 질서를 회복시키고, 몸은 물론 정서의 안정과 함께 작은 것들 까지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섬세한 인식체계로 거듭나게 해준다.
이번 작업에서는 일반적인 원근법에서 벗어나 억 속에 자리한 이미지를 하나씩 끌어내어 경험된 의미를 중심으로 구성 하였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생명감이 내재된 몽골에서의 말, 초원, 게르, 오논강의 이미지와, 녹색식물의 상징으로 나무에 대한 나의 유년의 기억을 화면에 병치하였다. 유년의 나무는 친구이며, 놀이공간이면서 신비로운 존재이다. 나무는 모여 숲을 이룬다. 숲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소리는 나의 잡념을 걷어 내고, 분주한 마음을 쉬게 한다. 숲 속의 향은 나의 들숨이 되고, 나의 날숨은 나무들의 생명이 된다는 것, 숲의 신성함 안에 우리는 모두 하나임을 인식하게 된다. 자연 속의 상생의 질서와 생명감은 우리를 정화하고 새롭게 한다. 자연은 모든 생명체들의 만남의 공간이다,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이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회복된 질서로서의 상생의 의미를 담고 싶다.
나의 화면 안에는 숲, 나무, 곤충, 그리고 새들이 함께 공존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질서가 내재된 신비로운 산, 자생력과 순환을 의미하는 숲의 이미지, 그리고 신성함과 친숙함이 어우러진 나무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자연 안에 감추어진 역동하는 질서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인도와 몽골여행을 통하여 느낀 대자연속의 실존의 질서를 담고자하였으며, 회화적 본질에 대한 때늦은 물음을 자문한다. 작가신체와 호흡, 사용질료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은 조화에 이르지 않더라도 갈증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된다. 기억속의 존재를 화면에 자유롭고 솔직하게 나타내는 것과 생경한 세계로의 끝없는 탐험과 만남은 내 삶의 질문에 대한 그리고, 그림을 통해 꿈꾸는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즐거운 미션이다. ■ 김용민
Vol.20070604g | 손자경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