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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01_금요일_06:30pm
사진아트센터 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61-1번지 한라기산빌딩 2층 Tel. 02_3474_0013 www.bodaphoto.com
뜬구름 드래그 ● 볕도 좋고 바람도 적당했다. 누가 보아도 사진 찍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는 그런. 주말을 후반작업으로 보내고 온 덕분에 부쩍 자라버린 풀의 길이만 빼고는 소위 느낌 충만한 날이었다. 하긴 내가 아는 Juno는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우중충 하면 우중충 한대로 기어이 할당된 작업을 하고 마는 이임을 알고 있었기에 어쩌면 날씨에 대한 감정은 나만의 것이었는지 모른다. 평소 음주가무를 전혀 하지 않는 그의 작업 과정은 예상과는 달리 매우 평이했다. 어쩌면 오히려 부족한 듯 한 소품과 즉발적인 아이디어를 즐겨 체험해 보는 듯 했고, 렌즈를 통해 모델과 풍경을 넘어다보며 시종일관 시시덕대는 태도에서 진지함은 애초에 관심도 없이 취미생활 하는듯한 천진함마저 느껴졌다.
공으로 얼굴을 가려도 보고 모델의 스타킹을 늘어지도록 잡아당겨도 보고 심지어 땅을 파서 머리를 처박도록 시키는 것은 사진을 찍는 다는 빌미로 모델 괴롭히기를 한다는 오해를 살만 했다. 과장컨대 731부대가 마루타 생체실험을 위해 전염병균을 주입한 것처럼 Juno의 연출된 이미지들은 릴리즈를 통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일련의 가벼운 작업과정이 자동기술법을 통해 인간의 숨겨진 부분에 상상력을 가미했던 초현실주의자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로움도 잠시, 그새 봄바람에 사라진 뭉게구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려 넣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합성으로 붙여 넣을 수 도 있으련만... 어쩌면 Juno는 자신의 파인더에서 흩어져 버린 구름까지도 드래그(drag)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 K. C
Vol.20070602d | 손준호展 / SONJUNHO / 孫浚鎬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