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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_2007_0531_목요일_06:00pm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경기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656번지 Tel. 031_962_0070 www.artstudio.or.kr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金潤洙)이 운영하고 있는 고양 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5월 31일(목)부터 6월 11일(월) 까지 12일간 단기 입주 작가 이윤정의 『미술관 안 동물원(The zoo in the art museum』展과 마크 람셀 살바투스 3세의 『랩(Wrapped)』展이 열린다. 작가 이윤정은 『미술관 안 동물원』展은 동물원에서 관찰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은 후 작가만의 해석을 통해 캔버스 위에 재구성, 지금까지 보아온 동물원과는 다른 낯선 풍경을 제시한다. 필리핀 작가 마크 람셀 살바투스 3세(Mark Ramsel Salvatus Ⅲ)의 『랩』展에서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볼펜으로 무늬를 그려 넣은 가면을 씌우고 이를 사진으로 담은 「랩: 페르소나」와 경기고 고양시 고골 마을 주민들과의 공동 작업인 「랩:트레이스」작품을 선보인다.
이윤정의『미술관 안 동물원』展에 대하여● 작가 이윤정은 동물원에서 관찰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아, 캔버스 위에 재구성했다. 작가에 의해 구성된 풍경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동물원과는 사뭇 다르다. 벽에 배치된 여러 개의 캔버스는 높낮이가 다르거나 크기도 제각각이며,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고 떨어져 있기도 하다. 넓은 코끼리 우리 안에는 코끼리 뿐 아니라 기린, 얼룩말, 하마, 타조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있고, 그 색과 형태는 단순하다. 공간과 시간이 혼재한 듯도 하고, 울타리의 시작과 끝은 도무지 알 수 없다. 작가 이윤정은 자신이 관찰한 동물원 풍경을 자의적으로 해석, 왜곡한다. 선(線)과 색면(色面)을 단순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다양한 시선을 통해 동물원을 바라봄으로써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동물원 풍경을 '낯설게' 한다. 이 새로운 풍경은 관람자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작품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더 나아가 동물원을 캔버스 안에만 국한 시키지 않고 벽면까지 확장한다. 그 확장에는 작가의 주재료이기도 한 다양한 굵기의 라인테이프가 이용된다. 이것은 공간에 대한 상상력과 시각적 즐거움을 자극하는 요소다. 즉, 라인테이프가 캔버스 밖으로 뻗어나감으로써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하게 되고, 전시 공간은 한층 더 풍성한 내러티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그 대상이 존재하는 공간에 '내가 존재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작품에 본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은 인위적 지각(知覺)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롭게 만들어놓은 공간은 평면으로 옮겨져 벽에 설치되고 관람자가 그림 앞에 서서 관람할 때 이 공간은 완성되는 것이다. 아울러, 작가의 방은 전시 오픈일에 개방한다. 이곳에는 그간 작가가 이윤정의『미술관 안 동물원』展을 위해 작업한 과정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다양한 사진들과 도구, 그 외 작품을 통해 작가의 또 다른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마크 살바투스의 『랩』展에 대하여● 고양창작스튜디오에 단기로 입주해 있는 필리핀 작가 마크 살바투스는 거리로 나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볼펜으로 무늬를 그려 넣은(Wapped patterns) 가면을 씌웠다. 그리고 그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사진에 담았다. 이 작품이 「랩: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원래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뜻하지만 철학적 용어로, 이성적 본성을 가진 개별적 존재를 지칭한다.
같은 무늬의 가면을 씌운 사람들에게는 익명성이 부여된다. 즉, 작가가 말한 대로 가면은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성장배경과 문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난다. 작가 스스로도 가면을 쓰고 대화에 참여한다. 작가는 "비록 똑같은 모양의 가면을 쓰고 있을 지라도 다양한 환경만큼이나 다양한 '페르소나'가 존재한다"면서, "익명의 사람들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소통의 이미지를 모으고 싶었다"고 말한다.
두번째 작품 「랩:트레이스」에서는 '고골'(경기도 고양시 관산동)의 어느 집 벽에 흔적을 남긴다. 작가는 고골 주민의 도움을 얻어 본인의 소지품을 그리게 했다. 핸드폰, 안경, 열쇠, 신발, 가방, 노트 등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일상의 물건들을 벽에 대고 주민이 직접 개인 소지품의 외곽선을 그리고, 그 형태 안에 작가가 무늬를 채워 넣는다(Wapped patterns). 이로써 물건의 특징은 사라지고 형태만 남게 된다. 마치 어떤 물건인지 추측하는 게임과도 같다. 이것은 이집트인들이 죽은 이의 육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에 천을 감싸는 것처럼, 사물의 정체성과 본질을 보호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작가가 패턴으로 감싼(혹은 보호한) 집 벽의 흔적들은 고골에 위치한 국립 고양창작스튜디오 초입에서 만날 수 있다. ■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Vol.20070529g | 이윤정_마크 람셀 살바투스 3세 2인 공동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