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그리고 사람

전성규 개인展   2007_0523 ▶ 2007_0529

전성규_자켙과치마_혼합재료_150×88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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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23_수요일_05:00pm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4번지 Tel. 02_732_6458 gallery.dongduk.ac.kr

전성규의 작품- 옷 그리고 사람 ● 전성규에게 있어서 헌 옷을 수집하는 것은 그의 작품제작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수집한 옷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한 후 뒤섞고 다시 그 조각들을 모아 작업을 위한 밑바탕을 만든다. 서로 다른 옷 조각들이 결합되어 전체를 만들어 가는 모습은 마치 세포분열 및 증식의 과정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각각의 조각은 단세포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있다. ● 그의 작품에서 옷이 지니는 본래의 기능성은 전혀 다른 존재성으로 바뀌게 되며 그는 이 변형의 과정 속에서 그만의 개인적 코드를 부여한다. 전성규는 아크릴, 안료 및 기타 혼합 재료를 사용하는데 그것들은 혼재되고 뒤얽혀 화면의 중층을 이루면서 독특한 패턴을 만들고 색상의 복합적 배열을 통해 우연적 효과를 창출한다. 만일 옷의 기능성에 대한 파괴가 인간존재의 무상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유기적 패턴과 복잡하게 뒤얽힌 색상의 층위는 자연성을 지향하는 유기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며, 또한 헌옷의 재활용을 통해 생의 순환성 및 초월성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옷 작업의 과정은 작가가 자기 주변의 것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옷이 문화나 문명을 상징한다고 볼 때 전성규의 작품에서 작업의 바탕이 되는 옷 캔버스는 문화나 문명적 환경과 맞물려 있는 인간의 현실을 확인하는 현장이며, 동시에 이를 재정립하려는 인간존재를 위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전성규_바지1-1_혼합재료_128×77cm_2007
전성규_두사람2_혼합재료_115×80cm_2007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을 이해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미시세계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시작된다. 세포의 형성은 옷 조각의 재 조직화 과정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바탕위에 등장하는 자연적 양태를 통해 우러나오는 유기적 패턴에 의해 대변되기도 한다. 그에게 있어 옷의 다양한 사이즈, 색상, 질감 등은 다양한 생물들을 연상시키는데 그는 존재들 간의 상호 관계성이나 존재의 근거를 세포, 분자 혹은 원자 분야 같은 미시세계의 구조적 기본요소를 통해 찾고자 한다. ● 그의 철학적 의문은 자연과 문화의 매트릭스 안에 존재하는 관계의 복합성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개념과 결부된 형이상학적 명상에서 비롯된다. 그리하여 그의 그림에서 보이는 무작위적인 우연성에는 사실 생태학적인 시스템을 상상적으로 재구성하고자 신중히 계산된 목적이 숨어있는 것이다. 생과 사의 의미는 그가 창출하는 생태적 공간에서 공존한다. 아마도 우리가 공간의 순환적 움직임 속에서 끊임없이 맴도는 생명성의 재빠른 출몰을 알아차리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버려진 동물 모피를 그의 작품에 부착하는 것은 옷에 대한 순환의 마지막 단계와 같은 궤를 의미한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버려진 모피의 무가치함이나 옷의 낡아빠짐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생명의 부재나 생에 대한 활력의 상실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작품 속에서 어우러질 때 순환하는 생의 의미가 그가 설정한 관계를 통해 재정립된다. 즉 생명의 순환은 예술가의 관계성에 대한 재구성에 의해 통합되어 새로이 정의 된다고 볼 수 있다. ● 그 순환의 바로 끝에서 그는 그의 상상적 행위를 통해 원초적 생명성의 회복으로 되돌아간다. 그가 표현하듯이 생명성의 회복은 독립된 개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존재들 사이의 관계성에 의해 형성되며, 그것을 포착하고 형상화하기 위해서 그 자신은 자연, 문화 그리고 사회를 아우르는 경계선에 서있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그림들과 갤러리 벽면 사이의 거리에 의해 창출된 그림자는 이런 경계를 암시한다. 이렇듯 관객은 그가 제시한 새로운 생태학적인 환경으로 초대된다. 이 환경에서 복합적인 배열은 유기체나 분자 같은 과학적인 것에서부터 옷으로 표상되는 사회성, 그리고 색상이나 기호 등으로 이루어진 조형성으로 점차 확대되고 변모되는 것이다.

전성규_인삼맨3_혼합재료_62×54cm_2007
전성규_Holistic Man1_혼합재료_134×75cm_2007

이러한 철학적 개념들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성규는 이번 작품에서 인간의 형상을 부각시키는 시각적 변화를 꾀하였다. 가장 현저한 변화중의 하나가 다양한 옷을 접합시켰던 기존의 방법과는 달리, 마치 가죽을 벗겨 던져놓은 것처럼 한가지의 옷을 펼쳐 캔바스로 사용 혹은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존재의 유한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형상과 주변 배경 사이를 통과하는 미세한 통로들을 통해서 생명의 존재 형태와 자연과의 필수 불가결한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유기적 형태의 통로들은 자유로이 존재의 "안"과 "밖"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전성규는 우리의 유기적 세계의 전 체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 인간의 형상을 "Holistic Man" 이라고 정의한다. ● 미술이론가 및 화가인 데이빗 토마스가 언급했듯 전성규의 작품에서 보이는 변화 즉 회화에서 설치로, 그리고 설치에서 다시 회화에로의 움직임은 그 의미, 방법, 내용에 있어 하나의 순환 및 재순환의 관계라 하겠다. 전성규의 새로운 캔바스 작업은 옷의 기능성의 의미를 재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물질적인 존재가 유한적인 한계성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존재"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꿈꾸고 있다. 존재에 대한 의문에 답하고자하는 그의 지속적인 도전에는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고, 동시에 인간존재와 삶의 조건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끊임없는 성찰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의 작품은 존재의 형질과 내용간의 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삶에 대한 의미의 회화적 확장이라 하겠다. ■ 이주연

전성규_Holistic Man2_혼합재료_130×65cm_2007
전성규_서있는사람1_혼합재료_153×99cm_2007

Clothing and Human being ● While maintaining these concepts as the philosophical foundation of his works, Jeon articulates the images of human existence in a more conspicuous visual language. One of the prominent changes shown in his recent works is the use of a whole piece of clothes as painting support. The support bears resemblance of animal skin in terms of the images of its cut-out edges, which is meant to emphasize the transient aspect of the limited life cycle of human existence. When looking close, one can notice very narrow paths that traverse between the human figure and its external space. These organic paths that freely move in and out of the figure signify the interaction between life forms and their natural environment. Jeon names his human figure, "holistic man", which embodies the wholeness of the organic world of ours. ● As Dr. David Thomas describes, "Jeon's move from painting to installation, and installation to painting is a cycling and recycling of means, methods, and contents...that is actual space is pictorialized, one is able to read the actual space pictorially, painting is not discarded, it is extended." Jeon's new elaboration of his support indicates that he is re-imposing the functionality of clothes as if material nature of things transcends their limited existences into something eternal. ■ lee ju yeon

Vol.20070523d | 전성규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