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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18_금요일_05:00pm
스페이스 바바 서울 강남구 신사동 514-1번지 5층(포토피아 5층) Tel. 02_3442_0096
달의 도시에서 걷기 ● "다른 곳의 나를 그려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자기만이 지닌 상상속의 세상을 갖고 살아간다. 그 세상은 현실과 비슷할 수도,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상상속의 세상에서 나는 그 무엇도 될 수 있으며,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상상속의 세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현실에서는 전혀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의 공간, 예를 들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이상한 나라와 같은 꿈의 세계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변형을 가한 가상의 상념공간이다. 첫 번째 세상에서의 상상은 말 그대로 상상에 머물지만, 두 번째 세상에서의 상상은 실현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은 차이를 지닌다.
작가 안미영은 두 번째 상상속의 세상을 포착하고, 이 공간에 '달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달에 착륙하고 달을 여행하는 것이 상상에서 현실로 바뀐 것처럼, 가상의 상념공간에서의 일상이 또 하나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러면, 일상 중에서도 '걷기'라는 행동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걷는다는 행동은, 먹고 자는 것과 같이 본능에 의해 자연스럽게 익힌 행동이 아니라, 어찌 보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다고 할 수 있는, 학습에 의한 행동이다. '걷기'를 배우는 이유는 이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으로, 우리는 움직임을 동반하는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주변을 감상하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가상공간과 걷기가 만나게 된다.
'걷기'를 통해 가상공간을 탐색하고, 친숙한 일상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모습과 대비되어, 혼자 혹은 둘, 셋이 무리지어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극대화된다.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일률적으로 앉아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느껴진다. '걷기'라는 행동으로 인해, 낯선 가상공간이 익숙한 그들의 일상으로 변화된 것이다.
내가 있지 않은 다른 공간에서의 나를 그려본다는 것. 그 안에서 걸으며 맞이하는 소소하지만 편안한 일상의 풍경을 통해, '걷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것. 안미영은 작품을 통해 이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낯설지만 익숙한 공간에서의 우리 모습을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 스페이스바바
Vol.20070521d | 안미영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