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0518_금요일_0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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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pace 민들레 부산시 금정구 장전3동 418-15번지 B1 Tel. 051_512_2651
네온싸인과 간판들이 춤추는 혼란스러운 골목은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힘들 지경이다. 즐비한 간판 속 한 건물의 지하를 찾아들었다. 습한 기운과 거미줄로 가득찬, 한 치도 분간하기 힘든 곳에서 전기코드를 찾아 꽂았다. 뿌옇고 횅한 공간에서 앞으로의 이야기들을 머리로 그려보며 망치를 집어 들고... 그렇게 민들레는 시작되었다.
대학시절 작업만큼이나 건축에도 관심이 많았다. 조각, 조형물, 건축물 같은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고 그것이 포함 할 것들에 대한 생각을 했다. 멋진 갤러리, 전시장들을 보았다. 겉 뿐 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녹아들어 '멋'을 만든다는 것은 한참 후에 알았다. 눈에 보이는 형상만으로는 허전한 어떤 것이 있다. 사람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무엇인가는 꼭 얻어가는 것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민들레를 만들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걱정과 또 그 만큼의 격려를 해주었다. 다르지만 같은 의미로받아 들여졌다. 궁금증... 민들레는 그것에 대한 답이 되기를 바래본다. 많은 생각이 주위를 맴돌고, 그중 하나씩은 느끼고 고개를 끄덕였으면 한다.
민들레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은 이런 고민들이 만든 작업이다. 밤늦은 시간에 공사를 하다 때맞지 않은 식사를 하러 고개를 숙이고 길을 걷다가 콘크리트 깨진 틈에서 민들레를 보았다. '이런 곳에도 꽃이 있네...' 바람에 날려 멀리 까지 날아서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틔우다. ■ 함승수
여러분은 혹 기억하는가? 부산대학 앞 "WHO?"를... "WHO?"는 1990년대 10여 년간 부산대학 앞의 대표적인 레스토랑이었다. 주머니가 조금 넉넉하다. 싶으면 찾아가던 그 레스토랑. 평소에 맛보기 힘들었던 스테이크를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를 즐겼던 그 곳. 그 곳이 바로 지금의 Art Space「민들레」이다. 「민들레」는 이번 개관전을 통해 부대 앞 레스토랑의 대명사였던 "WHO?"의 편안함 뿐만 아니라 우리 정체성에 의문을 던지는 불편함을 동시에 제공한다.「WHO?」● who?라는 질문은 논리적으로 외연이 넓어 내포하는 의미가 작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오히려 많은 의미를 산출한다. 보통 우리는 '누구냐?'라는 물음이 주어지면 즉각적 대답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그 즉각적 행위의 결과는 명쾌한 단어와 명제보다는 불명료한 단어와 수식어구들의 나열로 그치기 일쑤다.
「민들레」살림을 꾸리는 사람은 누구냐? 「민들레」에서 전시를 하는 사람은 누구냐? 「민들레」라는 소통의 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냐? 불명료함으로 점철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민들레」는 'who?'라는 질문을 던지고 즉각적 대답을 강요한 불명료함으로 점철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민들레」는 'who?'라는 질문을 던지고 즉각적 대답을 강요한 작가의 의도이건 아니건 작가에 의해 생산된 미술품은 명확한 의미를 산출해내지 않는다. 작가들의 고뇌의 시작점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이러한 강요된 답변에 저항하거나 투항하고 혹은 이것을 받아들여 흘려버린다. 작가를 포함한 우리는 이제 이러한 질문에 어떻게든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은 'Be'동사로 드러나서는 곤란하다. 아마도 'Have'나 'Should' 아니면 'Do'로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현실사회에서 자신의 동일성(Identity)을 항존적으로 유지할 수 없기에 "~이다"라는 답변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포기해야한다. 명쾌한 대답을. "~이다"에 대한 강박증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많은 의미들을 불러낼 수 있다. 예로 '「민들레」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얽매이기 보다는 '「민들레」가 부산의 미술계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생산적 물음을 던져야한다. 마찬가지로 '작가들은「민들레」라는 공간을 통해 어떤 작업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전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신진 작가와 실험저 작가뿐 아니라 자신의 성향을 확립한 작가들이 뒤섞여 판을 벌인다. 고뇌하며 작업하고 있을 작가들에게는 얄밉게 들리겠지만 과연 이 판에서 '저항', '투항', '받아들임', '흘려버림'이 어떻게 드러날지 사뭇 기대된다. ■ 김재환
Vol.20070521b | who?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