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운동을 한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운동을 한다. 하루에 2시간씩. 어쩔 때는 3시간씩 운동을 한다. 수영을 하고, 헬스를 하고, 요가를 한다. 잠이 덜 깬 채 물속에 들어간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물을 잡으며 수영을 한다. 헬스를 한다. 삼두근 운동을 하며 팔뚝만 얇음 미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벽에 붙여놓은 요가동작들을 하나하나 따라한다. 그리고 거울 속 나의 모습을 확인한다.

유현선_허리를 세워주세요_캔버스에 유채_53×65cm_2007

유현선_나비자세_캔버스에 유채_81×99cm_2007

유현선_매일아침 여기서_캔버스에 유채_55×73cm_2007

나는 어느 순간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나를 돌아본다. 누가 시킨 것도, 대가를 받는 일도 아니다. 매일같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히 지루하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나를 매일같이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게 만드는 것은 내 머릿속에 자리잡은 막연하지만 열렬히 원하고 있는 날씬하고 이상적인 몸매이다.

유현선_90도로 세워주세요.1_캔버스에 유채_71×91cm_2007

유현선_90도로 세워주세요.2_캔버스에 유채_71×91cm_2007

유현선_언제어디서나 몸을 움짓이세요_캔버스에 유채_91×116cm_2007

드디어 나는 내가 만족할 만한 곳에 도달한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어느새 가진 것에 대한 만족감보단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족함에 또다시 운동을 한다. 해도 해도 끝이 나질 않는다. ■ 유현선

Vol.20070519e | 유현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