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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09_수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7_0519_토요일_03:00pm
문예진흥기금 선정 사업「Who Are the Freshmen?」세 번째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_대안공간 미끌
관람시간 / 12:00pm~07:00pm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0-17번지 우남빌딩 2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만일, 그 애가 발레리나였다면 그녀에게 춤추듯 가벼운 동작만을 기대하기는 힘들 거야. 하지만 그 애는 뭔가 달라! 지치고 느릿한 신체로 어떻게든 둥실둥실 세상을 부유하는 녀석의 움직임은 말야. 척박한 삶에 꽃을 피우고, 그 꽃들에 날개를 달아주고, 그 모두가 노래 부르고, 꿈꾸고, 진정으로 그 꿈들을 서로가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지. 이건 그 애의 일기야. 그 애의 삶을 꿈과 몽상, 공상으로부터 빼내오는 일은 불가능 할 거야. 왜냐 하면, 녀석은 많은 친구들을 두었거든. 그녀의 친구들은 실제로 현실에 발붙이고 꼼짝없이 눈만 깜빡이며 고른 숨만 쉴 줄 아는 바보들이 아니거든. 그래! 그 애에게는 참으로 많은 비밀이 있어. 그건 마치 다락 깊이 숨겨둔 보물들처럼 그 애의 마음과 정신의 눈을 통해서만 살아 숨쉬는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 속의 비밀들, 비밀의 친구들. 상상이 있다면, 현실은 문제없어. 우리는 누구나 외롭고, 화가 나고, 싫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말야. 마음의 눈을 간직할 수만 있다면, 고된 현실도 즐거운 놀이로 변화시킬 수 있을 거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자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 진실과 거짓말을 구분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우리의 현실과 상상을 경계를 허물어버릴 수 있는 자유. 아! 자유! 이 모든 것들이 엉터리처럼 뒤섞여 있을 때 다시금 알록달록한 블록들을 모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떨까? 재미있을까? 혼란스러울까? 어지러울까? 흡족할까?
샬롯, 아몬드 혹은 숫자 11 그리고 오후 3시는, 그러니까 그 애는, 자신의 꿈과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고통 없이 분열하고, 무엇으로든 변신 가능 하고, 모두의 입장이 되어 보고, 그것을 결코 난처해하지 않고, 이 무한한 시공간 속에서 그 무엇이 나이건 상관 없는 존재가 되어 수 많은 놀이를 즐기고 있어. 그리고 녀석은, 이 모든 경험을 차근차근 기록하고 남기게 되었지. 그래. 이건, 그 애의 주관적인 사유이기도 하지만, 친구들의 얼굴, 함께 부르는 노래 소리, 누군가의 울음 소리, 뛰어다니는 소리, 서로가 속삭이며 떠드는 텍스트와 이미지들은 말 그대로 그 애의 상상의 현장에 대한 생생한 기록들인 거야. 이 기록들은 저마다 스스로 씌어지고, 스스로를 뽐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록되는 그 순간 지난 기억은 쏜 살 같이 망각의 세계로 건너가 버리고, 또 다른 스토리로 즉각적으로 변화하고, 그러다 다시 둥실 떠오르고 또 다시 잊혀지는 거야. 그렇게 그 애의 드로잉은 삐죽삐죽 현실과 꿈과 상상과 고통과 즐거움과 행복감과 지루함과 평화로움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어. 그 애의 공상이, 아니 그 애의 망상이 현실을 괴롭히지는 않느냐구? 궁금하다면, 알고 싶다면, 지금부터 그 애의 망상 속에 스르륵 잠입해보자구! 현실과 망상을 가로지르는 이 즉각적인 실시간 접촉들이 얼마나 엉뚱하고 기발한 광경일지 기대되질 않니!
저길 봐! 그 애가 다시 상상의 바다로 다이빙한다. 여전히 느리고, 아직은, 어두운 표정이지만 그 애가 다시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창조해내고, 여러 가지 이름을 겁내지 않고, 모두가 되기도 하고 아무가 되기도 하며 무궁무진, 새로운 놀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그 애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말 걸! 가자. 샬롯, 아몬드 혹은 숫자 11 그리고 오후 3시에게. 가서 우리도 그냥 웃고, 울고, 소리치고, 덤벙대자! ■ 유희원
Vol.20070517d | 전지민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