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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막_2007_0227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윤수_김호준_노정하_박상희_박소영_송영규_송지인_신영미 심아진_심정은_안두진_이영기_이윤미_장희진_정명국_정진용_최성록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전관 서울 관악구 남현동 1059-13번지 Tel. 02_2124_8800 www.seoulmoa.org
『일기예보(一期藝報)』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2006년 4월, 난지도 내 유휴시설인 침출수처리장을 적극 활용하여 젊은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고자 마련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1기 입주 작가 17인의 작업성과를 소개하는 예술창작 보고전이다.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뉴미디어 등 현대미술 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입주작가들이 1년의 입주기간 동안 함께한 교류와 소통 그리고 창작의 결과물로, 이를 공개적으로 선보이며 보다 폭넓은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자리로서 마련되었다.
포스트모던 패러다임의 중심개념이었던 '이동 (Mobility)' 개념이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업에 있어 두드러진 특성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술창작스튜디오 또는 레지던스 프로그램(Artists-in-Residence)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많은 작가들에게 이러한 시스템은 '창작의 터전'을 넘어선 '삶의 방식', 내지는 작업의 '행위' 자체로서 의미를 지닌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해 철저하게 독자성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과 상호교류, 공동체의 필요성은 동전의 양면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거론되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되짚어볼 때, 1666년 태양왕 루이 14세에 의해 로마에 설립된 프랑스 아카데미 '빌라 메디치(Villa Medici)'는 젊고 유망한 프랑스 예술가들에게 당시 문화와 예술이 융성한 이탈리아에서 활동할 기회를 주어, 자국의 문화적 영역을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문화교류가 21세기 글로벌 문화지형을 생성하는 데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정부나 지자체뿐만 아니라 개인 및 민간단체 등 다양한 차원으로 조직화,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지식정보시대에 인터넷 등의 발달로 더욱 많은 예술가들의 자발적 교류가 급속도로 활발해짐에 따라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활동은 그 정점에 달해, 현재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 연합(Res Artis)에 가입된 기관만 40개국 200개소 이상에 이른다. 그 형태와 목적, 내용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로 미팅 포인트로서 교류의 장,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자극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실험실과 같은 여건을 제공하는 곳으로서 존재한다.
이번『일기예보(一期藝報)』전은 각기 다른 주제와 성격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입주 작가 17인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이는 동시에, 국내 미술평론가 및 미술관 큐레이터와의 심도 있는 토론과 연구를 거쳐 새로운 동시대 미술 담론을 형성해 나가는 진지한 과정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입주기간 동안 제작된 작업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 풍경으로 나뉜다. 먼저, 고립된 자아의 내적탐구로부터 확장된 주변, 사회, 환경과의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업들이 눈에 띈다. 송영규의 '김윤수의 방(2007)'이나 박소영의 '거대모기장(2007)'에서 볼 수 있듯, 일정기간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 자연, 그 밖의 환경을 관찰하여 인간관계의'진경'을 채록하거나,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흡수되어 자신들의 예술세계에 밀접한 연관을 갖는 동료작가의 작업실을 신화화된 앵글로 들여다보는 한편, 작업실 안팎의 풍경을 동화적 내러티브를 가미해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밖에도, 노정하, 박상희, 신영미, 심아진, 심정은, 정명국, 이윤미 등은 주변과의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자아의 고찰, 또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두 번째로는 김윤수, 이영기, 정진용, 장희진, 김호준 등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체험과 느낌의 해석학적 상호소통을 통한 사유적 풍경들로, 때로는 수없이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무한의 시공간을 만들어내고, 때로는 함축된 시적언어로 모호하고 유동적인 가능태로서 발화한다. 이들의 작업은 영상매체를 통한 이미지에 지배되는 시뮬라크르 시대의 진정한 경험이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성록, 안두진, 송지인 등이 그리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의 발현으로 재현된 상상의 풍경, 또는 동시대 테크놀로지, 과학, 종교의 변종, 혼성의 풍경에 초점을 둔 작업들이다. 허구적 서사구조 안에서 팝적이고 키치적인 이미지와 숭고한 아우라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머스럽고 풍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들의 기이한 실험과 도전은 관객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경험케 한다.
현대사회의 다채로운 풍경을 신선하고 재기 넘치는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들의 이번 보고전은 향후 이들의 창작활동을 가늠하고, 국내 신진작가들을 위한 한국현대미술의 플랫폼으로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역할과 그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서울시립미술관
Vol.20070511b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