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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조각展   2007_0502 ▶ 2007_0511

최은정_시작_신문지_210×480cm_2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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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02_수요일_06:00pm

후원_관훈갤러리 기획초대展

관훈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www.kwanhoongallery.com

무한으로 팽창·수축하는 접힌 세계의 풍경 ● 우리는 삼차원의 비교적 심플한 세계(?)를 살아간다. 시간이라는 다소 애매한 존재는 있지만 다행히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라는 하나의 방향성만을 가지고 흘러 시간의 정체를 다소나마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시간에 대해 잘 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객관적으로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시간좌표가 있어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위치좌표와 시간좌표로서 파악할 수 있는 평면적인 세계이다. 위치좌표와 시간좌표에 일상의 사건을 대입시키면 대개의 세상사가 파악이 된다.

최은정_시작_신문지_210×300cm_2004~7
최은정_시작_신문지_210×300cm_2004~7_부분

그러나 거기에 심리적, 주관적 세계가 개입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간의 흐름이 뒤바뀌고 공간이 뒤틀리고, 주관과 객관이 뒴범벅이 된다면? 우리의 인식체계에 일대 혼란이 발생한다. 아마 최은정이 표현하는 세계가 그런 세계가 아닐까? 이름하여 '접힌 세계'이다. 접힌 세계에는 다양한 차원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막 생성하는 세계, 사라져가는 세계, 성장하는 세계, 쇠퇴하는 세계 등 다양한 세계가 서로 접혀 있다. 바로 이웃해 있지만 각각의 세계는 서로 통교(通交)할 수 없는 세계이다. 각각의 세계는 서로서로 막혀져 있기 때문이다.

최은정_시작_신문지, 커피가루_80×190cm_2006
최은정_시작_신문지, 커피가루_80×190cm_2006_부분

접힌 세계에는 수많은 차원의 세계가 존재한다. 접힌 세계는 펼친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해 불가능한 세계이다. 아니 이해한다고는 해도 와 닿지가 않는다. 우리는 가끔 영화나 꿈에서 그런 세계를 간접 체험할 기회를 갖는다. 기억의 세계에서도 그런 체험이 가능하다. 우리는 기억 속에서, 꿈 속에서, 영화 속에서 가끔 접힌 세계를 체험하지만 이내 일상으로 돌아와 다른 차원의 세계와 단절하고 만다. 우리도 접힌 세계의 일부분인 셈이다.

최은정_시작_신문지_230×50cm×2_2007

각각의 세계는 에너지의 상호 작용과 시간의 지속에 따라 끝없이 팽창·수축하며 다양한 차원의 세계로 형상화되어 나간다. 마치 우주가 숨을 들이 쉬고 내쉬듯 무한을 향해 팽창해나가는 듯 보인다. 작가의 작품의 형태와 방향성을 예측하기란 무척 어렵다. 조물주가 내쉬는 숨의 강약과 리듬에 따라 접힌 세계의 방향과 높이 형태, 방향이 달라지듯이 접힌 세계의 형상화는 작가의 기분이나 감정 등 작가의 상황적 판단에 따라 좌우된다. (작품에서 작가는 전지전능한 조물주이니까)

최은정_시작_신문지, 커피가루_230×50cm×2_2007

작가가 작품을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열쇄는'빛'이다. 빛은 작가의 작품의 전체적 형상화를 만들어내는데 조형적, 철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은 때론 입자로, 때론 파동으로 각각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遊泳)한다. 빛은 접힌 세계의 각 공간들을 넘나들며 머물고, 휘고, 흐르고, 흡수되고, 산란하고, 중첩되며 접힌 세계의 미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 박우찬

Vol.20070505a | 최은정 조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