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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02_수요일_06:00pm
기획_송현희
신한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www.shinhanmuseum.co.kr
한국에서 서양 현대 미술 작가 작품을 보고 싶다? 그렇다면 그 욕구를 충분히 해소 시켜 줄 수 있을 전시가 하나 있다.『외국인?외계인?』전은 Aaron Knochel, Ren Lee, Ron Saunders 세 외국인 작가로 구성된 기획전이다. 이 세명의 외국인 작가들은 한국과 연결된 각자의 위치와 각각의 시선을 자신의 작품 속에 독특한 방법들로 그려내고 있다. 주로 서양 현대 미술 작가라고 한다면 외국에서 활동하고 한국에 전시 때문에 잠시 다녀가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와서도 잠시 전시 때문에 오는 터라 한국에 대해서 '인연'이라는 말을 쓰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번 전시의 세 작가들 모두는 한국에 대한 독특한 연결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국작가'들과는 다른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작품 속에 들어 있는 내용 또한 한국에 대한, 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한 반영임을 알 수 있다.
Aaron Knochel의 작품을 통해 그를 그저 팝 아티스트로 규정해버리기에는 그의 작품 속 한글이 적힌 만화책이며, 전통적인 아시아 문양이 들어간 바탕의 작품들이 우리의 시선을 멈추게 만든다. 미국 국기로 새로 작업한 작품 속에는 현재 이라크에서 죽어 돌아오는 병사들의 관을 싼 국기와 비키니며, 모자며 미국 국기가 일종의 문양처럼 들어간 것과 비교해 그 아이러니의 미국적 유머를 불러일으킨다. ● Ron Saunders는 이미 한국에서 여러 번 전시를 열면서 한국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투영한 작품 외에 여러 가지 다른 시도들도 보여 준 경험이 있다. 한국에 오기 전 80%가 산이라고 들었던 한국에 대한 설명과는 다르게 80%의 아파트를 경험한 그에게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들, 비슷한 모양을 한 직장인들의 모습은 작품의 소재로 등장하며 일종의 반복적인 의미 없는 요소가 되어버리고 말지만, 그 안에서 한국에서 자신이 경험한 의미를 찾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여러 가지 실험적인 전시, 그림 그리는 기계나 다른 공간에서 걸려 오는 전화, 언어학과 미술의 복합 등 언제나 신선한 시도를 하는 작가이다. ● Ren Lee는 '세상은 콜라주다'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철학을 세상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그림들을 골라 붙인 작품을 통해 보여 준다. 도시라는 작가가 경험한 LA, 시카고, 뉴욕, 서울이라는 도시들로 대변되는데, 큰 도시들의 비슷한 성격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삶의 경험을 통해 녹아 나온 감정들과 그 느낌들을 작품 속으로 쏟아 내고 있다. 감성적 여성의 섬세함을 잘 짚어내 주는 '아가씨 문학'처럼 유학생이었다면, 또는 외국에 사는 교포였다면 누구나 느꼈을 만한 공통적인 감정을 지긋이 눌러주는 작품들은 Ren Lee만의 독특한 경험 속에서 우러나오고 있다. ● Knochel은 현재 외국인 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곧 다시 미국에 돌아갈지 고민 중에 있으며, Saunders는 현재 미국을 '여행' 중이며, 올해 8월부터 한국에 있는 대학에 출강을 할 예정이며, Lee는 대학 졸업 후 한국에 와 있으나, 여기 정착을 해야 할지 다시 태어난 미국으로 또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분류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굳어지지 않고 개개인의 일상과 삶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내국인이라고 해서 다르고, 거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모두들 와서, '외계인'처럼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잠시나마 던져버리고, 외국인에게도 나와 비슷한 고민과 갈등, 그리고 한국과 연결된 연결고리들을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 송현희
Vol.20070504b | 외국인? 외계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