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

윤가현 개인展   2007_0426 ▶ 2007_0503

윤가현_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_디지털 프린트_18×24"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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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26_목요일_05:00pm

제8회 The Orange전 주최_GALLERY The Orange

관람시간 / 11:00am~07:00pm

KTF 갤러리 디 오렌지 서울 중구 명동 2가 51-18번지 2층 Tel. 02_773_3434 www.ktf.com

프로이드는 공간을 하임리히Heimlich와 운하임리히Unheimlich로 나누어 대립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하임리히는 익숙하고, 포근한 전형적인 집과 같은 공간이며, 운하임리히는 낯설고, 공포스러운 외부의 공간이다. 작가 윤가현이 만들어낸 일상의 공간에는 하임리히와 운하임리히가 공존한다. 작가는 유년 시절 집 안에 침입한 강도로부터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당시 보호의 공간은 공포의 공간으로 바뀌었음을 고백했다. 윤가현의 프로젝트 일상 공간은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탄생했지만, 공간의 이러한 이중적인 의미는 다분히 보편적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공간에 보호를 요구하면서도 그 안에 갇히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윤가현_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_디지털 프린트_18×24"_2007
윤가현_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_디지털 프린트_18×24"_2007

윤가현의 일상 공간은 여러 개의 박스로 재현되었으며, 이 박스는 실제 사물이 아닌 사진의 피사체로 존재한다. 박스 안에는 사물만 있으며 인간은 없다. 공간의 주인 행세를 해오던 인간은 감상자 신분으로 상자 밖으로 나와 공간을 들여다볼 뿐이다. 문명인은 누구나 작은 박스와 같은 직사각형 공간 안에서 일 하고, 밥 먹고, 잠자고, 싸우고, 사랑한다. 윤가현은 우리, 문명인들로 하여금 우리의 공간을 응시하도록 하며, 관찰자의 입장에서 일상으로 불리는 삶 자체를 고찰하도록 한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에게 그 공간을 조종할 만한 전지전능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관객들은 2차원의 사진으로 매체를 바꾼 공간 앞에서 그저 응시하고, 관찰하고, 반성할 뿐이다. 작가의 이러한 의도는 일상의 공간이 특별한 공간으로 바뀔 때가 아니라, 망각하고 부정된 삶의 의미를 재발견할 때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윤가현_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_디지털 프린트_24×18"_2007
윤가현_space expression : the inside of a house_디지털 프린트_24×18"_2007

플라톤은 이데아를 모방한 현실계를 또 다시 모방한 예술작품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했다. 윤가현의 일상 공간은 현실을 모방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은 이상적인 모습이 아닌, 조금은 불안하고, 조금은 파괴된 모습으로 재현되어 있다. 침대 옆에 의자는 쓰러져 있으며, 텅 빈 공간에는 하나의 사물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또 볼록 거울로 들여다본 것 마냥 형태는 일그러져 있으며, 아예 선과 빛으로 뒤덮여 왜곡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서 이상미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묘사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즉 작가는 이데아에 대한 헛된 열망을 버리고, 주체적으로 현실을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모방 작업을 열등한 예술로 묶어 폄훼할 수 없다. 오히려 작품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데서 예술가로서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다고 평가해야 하겠다.

윤가현_space expression : a room_디지털 프린트_각 10×8"_2007

인간은 끊임없이 공간에 머무르기를 바라면서도, 끊임없이 공간에서 탈출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모순적인 이중의 욕망을 가진 관객들은 윤가현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연속적인 갇힘과 해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삼자가 되어 자신의 공간을 들여다봄으로써 일상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반성할 기회도 얻게 된다. 이와 같은 일상 공간의 친절한 재현은 예술의 혜택에서 소외된 - 특히 명동이라는 소비 공간에 남겨진 - 대중에게 예술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묘미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김지혜

Vol.20070426f | 윤가현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