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 자연스러움을 찾아서

이재청 채색展   2007_0424 ▶ 2007_0429

이재청_소_순지에 채색_42×75cm

초대일시_2007_0424_화요일_06:00pm

천안시민회관 제2전시실 충남 천안시 신부동 471-1번지 Tel. 041_521_2851

품 - 자연스러움을 찾아서 ● 청석 선생님과의 인연은 참으로 길었다. 그러나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긴 인연, 너무 가까지 있어 보지 못했던 부분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선생님의 그림을 향한 열정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시려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감정'이란 안경을 통해 보이는 것들만 보았을 뿐. 처음 작품을 대했을 땐 그저 일상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따스한 친구였으며, 세상을 알아가면서는 가슴을 메우는 정겨운 그리움이었다. 지금에 와서 청석 선생님의 작품을 다시 바라보니 '품'이란 단어로 다가온다. 작품 활동, 작품 그리고 일상에서 선생님은 늘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셨다. 그러한 마음은 작가노트에서 잘 나타난다. ● 작품은 명예를 가지고 명예로 그리거나, 권력을 갖고 그리거나, 자만을 품고 그린다면 작품에 순수성을 잃어버린다. 작품을 할 때는 오직 자기가 그리고자 하는 마음(생각)을 '어떻게 그리면 될까?'하고, 작품에 심력을 다하여야 한다. 자기의 지혜에 따라 작품이 이루어진다. 작품에 만족을 갖지 말아야 끝없이 진전한다. 보고 생각하는 것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그대로 자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를 투영시켜 작품을 보지 말고, 작품만을 보아라. 요즈음 사람들이 흔히 작품만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를 보고 작품을 좋아하는 채 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냥 남을 따라 가는 경향이 많다. 유행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하나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오래 간다. 좋은 작품은 백년,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좋은 것은 어딘가에 묻혀있다. 좋은 것 찾게 되어 늦은 날에 그 가치를 아는 경우도 있다. - 작가노트 중에서 -

이재청_나비2_순지에 채색_72×72cm
이재청_관세음보살도_혼합재료-벽화

청석 선생님의 작품에선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그만큼 자연스러움이 깊숙이 베여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삶을 일구며 추구하는 가장 근원적인 지표이기에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청석 선생님의 작품에는 우리가 보아왔던 익숙한 풍경들이 펼쳐져있다. 그 대표적 소재들이 나비와 소 그리고 시골풍경이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던 것들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에 대한 난해함을 덜어주었다. 또한 작가 스스로의 생명력을 작품에 이입시키고, 작품의 한부분에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려 넣어 관람자와의 대화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 어떠한 작품이든 심력을 불어넣을수록 그 작품에는 하나의 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 말씀에 하나님이 생명 없는 물체에 생명을 불어넣어 생명체가 이루어졌다했고, 예부터 풀끝에까지 신이 붙는다는 말이 있다. 영이 사람이나 모든 동물에까지 접하여 공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신의 여건이 맞으면 신이 접하게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듯,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것이다. 이 우주 자연 모두 생각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불교에서 점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 ●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인들이 추구하고는 있지만, 역으로 거스르고 있는 자연스러움을 되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이진형

이재청_천마_순지에 채색_121×180cm
이재청_삼매불문문_순지에 채색_44×70cm

靑石 李在昌 고희전에 즈음하여 ● 중국의 회화에서 종래 남·북종화의 양식개념으로 통용되었던 돈오(頓悟)니 점오(漸悟)니 하는 것은 불교의 선(禪) 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다. 처음으로 중국에 선교사상을 전해 준 사람이 인도의 고승 달마(達磨)라고 하여 그는 오랫동안 그림의 주제로도 등장해 왔다. 선가의 회화사상이라고 하면 비단 불화(佛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동양의 회화상에 반영된 전체적인 불교의 사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재청_귀로(모정)_순지에 채색_140×75cm
이재청_기고만장_순지에 채색_180×126cm

大行이라는 법명을 가진 이재창 스님은 오랫동안 화필을 들고 화경(畵境)을 통해서도 용맹정진을 시도해 왔다. 그의 작품 경향은 일종의 나이브 페인팅이라는 소박화의 범주에 속할 것으로 생각될만치 뛰어난 기량을 앞세우지 않는다. 평소 불자로 처신한 스님답게 수행자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한 것을 소박하게 화폭에 담았을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대중이 선호하는 민화적 요소도 발견할 수 있을 터이다. ● 동양화의 모든 영역을 고루 섭렵한 구도자의 면모로서 여러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요컨대 회화가 선승에게 있어 수양적 소양의 한 방편임에 비추어 화가는 그림을 통해 정관(靜觀)의 깊은 뜻을 담아 대중에게 무언의 교훈을 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화가가 그린 '달마상'에 있어서는 특히 선종회화의 맑고 깨끗한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뜻이 보인다. '관음상'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남종화의 가장 큰 맥을 잇고있는 산수화 보다도 도석인물화, 화훼괴석그림, 영모초충도, 그리고 인물행실도 등이 주요 품목을 이루는 그림이다. 인물이 중심이 되는 도석인물화나 인물행실도에 있어서는 교훈적인 것이 대전제가 되지않을 수 없다. 모녀상을 그린 그림도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효행사상이나 가족애를 강조하는 측면이 크다.

이재청_나비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73cm

인물화의 묘법은 이당 김은호에게서 사사했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조 후기의 풍속화가 신윤복 등의 그림을 임모하면서 화가 나름대로의 기법을 터득한 일면이 있다. ● 영모초충도로 자주 등장하는 나비 그림에서 화가의 꼼꼼한 묘법이 각인되고 있는데 그는 나비라는 곤충의 외향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애벌레로 나와 탈바꿈을 겪으며 대자연으로 돌아가는 변신과정에 특별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는 듯 하다. 소 그림은 불화의 '심우도(審牛圖)'로 잘 알려져 있거니와, 여기서도 인간의 본심과 깨달음에 대한 상징성이 담겨있으리라 여겨진다. ● 속세를 초월하는 선가의 초세사상(超世思想)은 무엇보다도 악한 것을 멀리하며, 대자연과의 합일을 강조하고, 새로운 자연경에 이르는 깨달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종 회화법을 나름대로 실현하려고 하는 한 스님의 보시(布施) 작업을 경가해 마지않는다. ■ 김인환

Vol.20070424d | 이재청 채색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