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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24_화요일_06:00pm
김영은_최영준_가재발(이진원)_안정주_김영섭_진상태_장재호 BlackHumour_Johannes Maier_Anne Wellmer_Ryo Takasaki_EGNEKN George Chua/Chee Wai Yuen_mimiZ_Ami Yoshida_Minoru Sato
쌈지스페이스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5 www.ssamziespace.com
본 전시는 미디어 설치작업과 현대전자음악의 공통 분모인 예술로서의 사운드, 사운드 아트를 다룬다. 미디어 설치 작업에 대한 이해와 안목이 높아지면서 사운드는 미디어설치 작업에서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구성요소 중 하나가 아니라 이제 미술의 주요연구 대상으로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운드 아트는 공연이나 전시의 형태로 여러 번 소개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난해한 영역에 머무르고 있다. 그 원인이 전자음악과 미디어 설치작업의 근간이 되는 사운드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이라는 전제 하에서『사운드아트 101』는 사운드 아트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오직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어 사운드아트의 '청각'적 요소를 검토하고 이해의 정도를 심화시키고자 기획되었다. 사운드 작가 류한길씨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가 집중해서 듣기에 익숙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관객에게 다양한 사운드 작업을 소개함에 있어서 작업의도와 그 결과 물들을 함께 비교 감상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사운드아트 감상의 즐거움'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한다.
사운드아트는 지난 5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미술과 음악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 안에서 따로 발전되어 왔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이 둘의 교집합적인 모호한 영역에 자리잡고 있다. 사운드 아트가 이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현대전자음악인과 미술인 모두가 컴퓨터와 전자음향기기라는 공통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공간과 사운드가 어우러진 공감각적인 경험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운드 작업을 미술 혹은 음악 중 어디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작업 하나하나의 의도와 맥락을 깊이 파고들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운드 아트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작업이 예술적 감동을 주는가의 여부에 비해 그 구분은 2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3층 전시장에는 14개의 사운드 작업이 3개의 청취 스테이션을 통해 소개된다. 각 사운드 작업은 작가 명, 제목, 길이와 함께 작업의도를 소개하는 비디오 자막이 동시에 투사된다. 3개의 청취스테이션은 느슨하게 구분된 현대음악, 교집합으로서의 사운드, 시각예술 안에서의 사운드 작업으로 나뉘어져 있다. ● 첫 번째 그룹은 작가 자신이 작업을 음악의 범주에 넣고 제작한 작업들이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작업은 장재호의 「mM_1」이다. 이 음악은 사용된 음 하나 하나에 생명을 부여하여 또 하나의 생태계를 창조한 것으로 선율을 가진 음의 구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Voice Performer를 위한 작곡 no. 2」는 사토 미노루가 지정한 화성과 시간에 맞추어 아미 요시다라는 보컬리스트가 즉흥으로 곡을 부르는 작업으로 형식상으로는 서구의 전통적인 작곡법을 따르고 있다. 최영준은ㅍ창세기」작업을 위해 물, 바람, 흙 등 천지창조의 기본 요소가 되는 음을 작곡하고 이를 토대로「창세기」라는 곡을 작곡하였으며 범 우주적인 이미지를 심고자 한다. 가재발의「Playing with Sine」은 sine 이라는 가장 단순한 음의 변주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미미즈의「Appel Session 061022」는 세션 연주형식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앤 웰머는 필드레코딩으로 얻어진 음원을 그래뉼라 합성법으로 조작하여 얻어낸 결과물을 작곡에 쓰고 있다.
두 번째 청취 스테이션에서 소개되는 작업들은 음악이나 미술이라는 두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들이다. 진상태의「전류계」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컴퓨터와 같은 전자장비를 악기로 사용하고 라디오와 반응할 때 얻어지는 사운드를 음원으로 그의 음악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의 출발점은 음악에서 찾아진다. 그러나 특정 영상파일을 재생하는 컴퓨터의 소리를 음악으로 전환한다는 점은 시각예술과의 교차지점으로 해석된다. EGNEKN 의「lonelytime」과 료 타카사키의「찜질방에서 잠자기」작업은 필드레코딩 작업으로, 전자는 레드제플린의 음악이 늘어져서 재생되는 상황을 기록하고 후자는 찜질방에서 사람들이 코를 골며 자는 상황을 아무 조작 없이 그대로 녹음하였다. 이 둘의 작업은 구체음악의 음원이 되는 동시에 녹음된 내용이 제시하는 문화적 맥락이 주제가 되는 개념미술과 흡사하다. 그리고 블랙휴머의 작업은 노이즈와 시의 결합이며 구술되는 시의 운율이 음악으로 읽혀질 수 있다.
마지막 청취스테이션은 시각예술에서 사용된 사운드 작업들이다. 이들의 원본 작업들은 설치나 비디오 작업으로 제작되었으나 사운드의 요소가 작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여, 전형적인 미술영역 안에서의 사운드와 사운드 아트의 중간 지점을 가늠하게 한다. 최영준의「소닉 아트」는 사진 이미지를 스캔해서 얻어진 데이터를 악기의 소리로 치환한다. 그리고 조하네스 마이어의「바라.보는 사람들」은 인터뷰를 도큐멘트한 것으로 비디오에서 인위적으로 이미지를 삭제하고 인터뷰 말소리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작업은 동시에 사람의 목소리를 리드미컬하게 사용하는 블랙휴머의 작업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안정주의「4' 33"」는 시계의 초침소리를 변형하고 있으며, 김영은의「청취자들」은 비틀즈의 음악「Let It Be」를 가청과 난청 주파수대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재생하여 사운드가 없는 사운드의 표현가능 영역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 본 전시에서는 두 개의 사운드 설치 작업이 소개된다. 1층 전시장에는 싱가폴 비엔날레에서도 전시된 바 있는 조지 추아와 취와이 유엔, 얼윈 3명의 공동 작업인「The Fog Is Rising」이 소개된다. 죽음을 암시하는 문구가 놓여진 온통 검은 색으로 도색 된 전시장에 들어가면 작가 중 한 명인 얼윈의 영정사진이 중간에 매달려있고 관객은 '웅~'하는 떨림만을 우퍼스피커를 통해 느끼게 된다. 이 작업에서는 공간이 감상의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사운드가 들리지 않는 사운드'가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2층의 전시장에서는 생활도자기의 일상성과 의미를 소리에 적용한 김영섭 작가의 「케이블도자기 그리고 소리」라는 사운드 설치 작업을 만나게 된다. 전선으로 꼬아 만든 도자기에서 들리는 음은 일상적인 소리들을 사물놀이 장단으로 편곡한 소리다. 도자기가 박물관에서 만나기 전에는 일상생활용품에 그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사물놀이가 농민의 놀이에서 고급예술로 전환되는 점을 비추어 사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환을 시사한다. ● 여기에 소개된 작업들은 블랙휴머와 EGNEKN 의 작업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운드 아트의 최근의 동향을 반영한다. 사실 사운드 아트전시는 사운드와 사운드가 소개되는 공간과의 환경적 문화적 맥락이 부합되어야 하기 때문에 설치작업이 사운드 작업의 가장 이상적인 소개형태라 여겨지고 있지만 본 전시는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기 때문에 2의 설치 작업 만이 소개되고 있다. ■ 신현진
Vol.20070424a | 사운드 아트 10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