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0421_토요일_06:00pm
독일 바덴바덴시, 레오폴드 광장
조각가 임동락 교수(동아대학교 예술대학)가 2007년 4월21일부터 8월 30일까지(5개월간) 독일 바덴바덴 시에 위치한 레오폴드 광장에서 초대전시를 갖게 되었다. ● 이 전시는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프랑스 라 데팡스 광장에서 있었던 대형 야외조각전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바덴바덴 시의 시장 초청으로 이루어진 전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 바덴바덴은 옛날 로마황제들이 즐겨찾던 온천으로 유명하며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체호프와 독일의 작곡가 슈만과 브람스가 살았던 곳이고, 88올림픽 개최지 발표가 이루어졌던 곳이다. 이곳의 페스트슈필 하우스는 세계적인 예술가와 단체들의 공연이 잇달아 열리는 곳으로 유럽에서는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휴양도시이다.
이번 전시는 독일의 Frank Pages Gallery의 적극적인 추천과 프랑스 파리의 Gana-Beaubourg Gallery의 협조로 이루어 졌으며, 전시기간은 유럽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성수기로서, 전례없이 5개월간의 특별전시를 갖게 되었으며, 전시기간 5개월간은 시내 곳곳의 20여군데에 한국의 태극기를 계양하도록 하는 최고의 예우를 받게 되므로서, 한국의 예술문화를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국위를 선양하게 되었다.
임동락의 조각 세계 : 어둠에서 빛으로 ● 임동락의 거대한 조각 작품들은, 20세기 초 위대한 비엔나 예술사가인, 알루와 리에글(Alois Riegl)에 의해 제기된 바 있었던, 유기성에 적합한 둥글고도 휘어짐의 형태와 비유기성의 거칠고도 각진 절제함 간의 기묘하고도 다양한 구분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임동락의 조각 작품들은 응용적인 조화성과 한번도 공표된 바 없는 형태를 창조한 자로서의, 가히 혁명적인 유기성간의 섬세하기 그지없는 변증법으로부터 탄생된 것일까? 더 나아가 고전주의의 전통과 현대성의 신작 사이의 끊이지 않는 대립의 산물은 아닐까?
파리시에 전시된 그의 25개 조각 작품들은 말할 나위 없이 이와 같은 양극성을 함유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절제과 공상, 기하학적 구조와 정교함 사이의 독특한 긴장으로 팽배해 있는 듯 보인다. 다시말해 그의 작품들은 바로 이러한 상극되면서도 서로 보충되는, 아폴로적 이면서도 디오니소스 적인 기운의 만남 속에서 생명력을 지닌다. 임동락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경이로울 만큼 균형을 이루며 상극된 기운들을 조화시키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각각의 작품들은 예술적 창작과 테크닉간의 복잡하기 그지없는 역사에 대해서 너무나도 명백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이 모든 사실들로부터 우리는 어둠을 투명성과 빛으로 변화시키는데 탁월한 한 거장 예술가의 농익은 솜씨를 발견하게 된다.
실제로 소재와 테크닉의 동화로부터 탄생된 형태들은 대개 탐미주의 속으로 빠져드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즉, 이와 같은 형태들은 자유롭고도 근거를 찾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러한 아름다움 앞에서는 순전한 명상 외에 아무것도 표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동락의 작품들은 이러한 비난으로 부터도 자유로워 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미니멀아트적 이면서도 거의 수수께끼 같은 타이틀 ; '두 점' '포인트 매스' '성장' '원형질' 등에서 읽혀지듯, 미술의 전통적 범주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전통적 범주 안에 분류되어질 수 없는 임동락의 작품들은, 예술과 장인공업, 조형 미술과 응용 미술, 장식과 도시 환경 들간의 관계를 묻는 질문 자체가 시대착오적임을 공표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작품들이 펼쳐 보이는 세계는 거의 꿈의 영역을 보는 듯하다. 잘 다듬어져 마치 거울처럼 반사되는 표면을 지닌 거대한 금속 덩어리들은, 주변 건물들과 주변 일상의 모습들을 기기묘묘한 굴절된 환영들로 구성해 놀라우리만큼 투영해내고 있다. 이러한 투영와 분광된 굴절 기법은 이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환영 속에 빠져들게까지 만든다. 다시 말해 이 기법은, 작품 관찰자가 자신이 서있는 바로 그 지점의 실재와 만화경을 통해 보이는 것처럼 굴절되며 나타나는 다양하고도 요동치는 아미지 간의 충돌들을 통해 생성되는, 놀라운 변형을 좀 더 잘 느끼기 위해 조각품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임동락의 조각 작품들은, 특별히 철과 빛을 우주의 본질적인 요소로 구현시킨, 철과 제련의 신인 헤파이토스와 같은, 그리스 신화속의 영웅에 의해서 바로 지금 놓여있는 그 지점에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세심하리만치 구상되고 정제화된, 조각품인 동시에 건축물이기도 한 그의 작품들은, 가상성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최첨단 기술과 가장 덜 정제되고 투박하게 다가오는 중공업 원료인 강철 간의 경이로운 결합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결합은, 마침내 인간과 자연,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 들을 조화가운데 다가서게 만드는 이중적인 화해 - 그것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듯 - 를 낳고 있다고 본다. ■ 마크 지멘네즈
Vol.20070423d | 임동락 야외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