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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17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_원성원(한국)_박형근(한국)_AES+F(러시아)_왕칭송(중국)
기획_대안공간 루프
관람시간 / 11:00am~08:00pm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02_3141_1377 www.galleryloop.com
21세기에 이미지를 만드는 결정적인 매체 중 하나는 분명 사진이다. 사진이 발명된 1839년 이래로 현실의 재현이라는 방식으로 세계를 기록해왔던 사진은 디지털시대에 매체 자체의 변화를 맞게 된다. 디지털 사진은 아톰 기반의 이미지를 픽셀로 변환하여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재현된다. ● 디지털 프린팅과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작가의 제작방식뿐만이 아닌 작품 속 허구의 공간과 실제의 공간의 전복을 가능케 하면서 작품의 내러티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BitMap 전시에서 작가는 디지털 사진의 매체적 성격을 한층 확장시켜, 현실을 조작하고 작가만의 세상을 재현해 낸다. 플라톤의 동굴에 갇혀 지내던 우리에게 디지털 사진 속 세계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기술은 인위적 창조의 기술이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작가의 세계를 재현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작품속 세계는 르네상스적인 선원근법적 세계를 뛰어넘어 하나의 현실 이미지로써 놓인다. ● 사회반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러시아와 중국 작가와, 사적인 공간을 만들어 가는 한국의 두 작가의 작품들이 공존하는 이번 BitMap전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유 속에 만들어진 현대의 디지털 이미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 기능한다. 이제는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의 급속한 공유화와 함께 인간 스스로의 정체성마저 새롭게 이야기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인 사진전은 디지털 솔루션 기술을 제공하는 한국 HP가 주관하고 대안공간루프의 주최로 3개국 (러시아, 중국, 한국) 의 사진작가들이 참여한다. ■ 양지윤
원성원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소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설치를 전공하였고, 쾰른 미디어 예술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다. 2005년에 파리의 Gallery Gana-beaubourg 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06년 파리의 씨떼 데 자르 (Cite de arts)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는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8 평방미터의 아주 작은 기숙사방에 살 때, 나는 늘 넓고 벽 없는 방을 꿈꾸며 살았다. 어느날 친구들과 이야기 중 그들도 나와 같이 방의 유토피아를 꿈꾼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들의 소원에 방을 묻기 시작했고 그들이 동경하는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이렇게 시작된 Dreamroom은 나를 포함해 12명의 소원의 방을 보여주며 각 다른 나라의 개성을 표현해주었다. 나와 나의 절친한 친구들의 Dreamroom은 우리들의 현실과 동경을 동시에 보여준다. Dreamroom은 현실과 픽션사이의 원근법적 오류를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완벽한 테크닉적 구조를 갖고 있다. 나에게 있어 컴퓨터의 마우스는 붓과 같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나는 마우스로 정성스럽게 친구들의 소원의 방을 그리는 것이다. ■ 원성원
AES+F는 러시아의 아티스트 그룹이다. 1987년 건축을 공부한 Tatiana Arzamasova, Lev Evzovich, 그래픽 아트를 공부한 Evgeny Svyatsky AES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1995년 사진작가 Vladimir Fridkes 가 합류하여 AES+F로 활동하고 있다. Phaidon Press에서 2006년 출간된 책 에서 121인의 emerging and established international artists 에 선정되었다. ■ 양지윤
지난 20세기의 실제 세계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 세계는 시험관 유기체처럼 자신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경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영역을 형성하고 자신의 기반을 흡수하는 등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변이하고 있다. 이 새로운 세계의 전쟁은 컴퓨터 게임과 같다. 테크놀로지는 인공적인 환경과 기법들을 새로운 서사의 환타지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이 천국은 미래와 과거가 혼동되는 하나된 시간으로 변화된 세계이며, 이 천국의 주민들은 성별이 모호해지는 천사에 가까워지는 그러한 공간이다. 이렇게 변화 가능한 허구의 3차원 가상세계는 급진적이고, 모호하며 혹은 에로틱한 상상이 자연스러운 세계이다, 이 새로운 시대의 영웅은 오직 하나의 정체성만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최후의 폭동의 반항자라는 정체성일 것이다. ● 만인의 만인을 향한, 모두가 그들 자신을 향해서 싸우는 그리고 희생자와 가해자,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없는 최후의 폭동의 세계, 이 세계는 이데올로기와 역사 그리고 가치체계의 종말을 경축할 것이다. ■ AES+F
Wang Qingsong은 1966년 중국에서 태어났다. 1991년에 Sichuan 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고 1993년부터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그룹전시에 참여하였고, 2006년에 영국의 Albion Gallery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미국 뉴욕의 The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파리의Maison Europenne de la Photographie등의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왕칭송의 작업은 중국의 서구화 과정에 대한 중국인 작가의 증거자료이다. 왕칭송은 문화혁명을 성인으로서 겪기에는 어렸으며, 맥도날드나 코카콜라와 같은 미국의 브랜드들을 받아들여 과거와 현대의 중국이 갖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역사에 대한 회의주의적 성격을 드러난다. 작가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희망을 유머러스하게 말한다. ● 왕칭송은 사회주의 프로파간다를 위해 사용되었던 연극적 무대를 자본주의화되고 서구화된 중국을 이야기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의 작업은 한 작품 당 제작 기간이 1-2달 정도 소요되는 대규모 작업으로 제작 방식마저도 역시 중국적이라고 말 할 수 있다.「Romantique」는 중국의 두루마기 그림의 형식을 빌고 서양의 고전회화에서 내용적 모티브를 가져온다. 이 작품에서 왕칭송은 서양 미술사에서 유명한 이미지들을 중국의 벗은 여인들로써 재현해 낸다. 이 작품의 가운데에는 보티첼리의「비너스의 탄생」을 짐작하게 하는 붉은 빛이 도는 금발머리를 하고 오른쪽 가슴은 가린 젊은 중국 여인은 발가벗은 채 서있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Manet's Dejeuner sur L'herbe을 재구성한 이미지가 있다. 가장 왼편에는 아담과 이브가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나는 장면이 있다. 중국의 고전 영화에서 흔히 보는 강한 초록빛의 정원 세트에는 중국과 서양이 만난 유토피아가 이럴 것이라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 분명 이 유토피아는 예술사에서 읽었던 것들 서양 예술에서 경전처럼 해석되는 이미지들의 모순되는 조합들이다. 50명이 넘는 모델들은 일정하게 의도된 구도에 의해 배치된다. 이 작품에서 하늘은 지나치게 파랗고 잔디는 지나치게 푸르르며 살결은 지나치게 맨들거린다. 안개는 작위적으로 깔려있다. 서양 미술사의 인용이라는 중국 작가의 선택은 키치적으로 재현된다. 작가는 중국의 관점으로 서양식 사물을 대한다. 다수의 인력을 동원하여 만드는 한 번의 퍼포먼스를 통해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한 지점을 왕칭송은 표현한다.
박형근은 제주 태생으로 광주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영국 런던 대학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Image & Communication을 졸업하였다. 최근에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서의 사진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2006년에는 영국의 Gallery Walsall과 서울의 금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박형근의 풍경 사진 속 세계는 시간이 정지되어 있다. 현실은 은폐되어 있고, 카메라는 그 은폐되어 있는 현실을 드러낸다. 이 드러내어진 현실이 작가의 세계이다. 박형근의 풍경은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장롱 속 세계로 들어가면 펼쳐질 은밀한 풍경들이다. 즉각적으로 사물들을 지각하지 않고 대상에 대한 존재론적인 통찰력으로 다가가는 박형근 만의 세계인 것이다. 이 세계에는 항상 어긋난 사물들의 공존이 가져오는 묘한 긴장감이 존재한다. 이러한 세계를 작가는 런던의 교외에서 발견한다. 작가는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도시 근교를 돌아다니며 장소를 구하고 준비한 사물들을 풍경과 함께 위치에 배치하고 구도를 잡고 사진을 찍는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에 #Untitled라고 이름짓는다. 화려한 아름다운 칼라의 풍경사진은 시적인 내러티브를 갖고, 관객은 이에 빠져들어 그 이미지 속 이야기를 상상한다. 작가는 사진 작업에서 작가의 물리적 개입은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판타지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즉, 현란하고 아름다운 색상들 사이로 그의 사진 속 세계는 '실제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실제로' 상상하는 한 순간을 보여준다. 그가 인지하는 현실 세계는 일차원적인 시각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다차원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기에 작가는 그가 모은 사물들을 그의 의도대로 이미 존재하는 풍경과 함께 배치한다. 이러한 작가의 물리적 개입이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현실이 일차원적이고 과학적인 논리로는 설명되지 못한다는 것을 관객들이 무의식중에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양지윤
Vol.20070423a | Bitmap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