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마주하다

최양미 사진展   2007_0418 ▶ 2007_0424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27×36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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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18_수요일_06:00pm

정독도서관 서울 종로구 화동 2번지 Tel. 02_2011_5772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4층,,, 나는 항상 그곳에 있었다. 하루도 거름 없이 해는 내 앞으로 흘러가고... 눈이 시려 마주할 수 없었던 해가 어느 날인가 나에게 자기곁을 내주었다. 원만하고 텅 빈 해는 비었으되 비춤을 잃지 않고 온 세상에 자신의 빛을 두루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 먹먹함에, 그 고요함에, 정지된 시간 속에서, 나는 욕심을 다 놓아버린 해를 마주했다.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27×36cm_2007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36×27cm_2007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27×36cm_2007

돌고 도는 해란 놈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는데 지구라는 놈이 저 혼자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 세상..... 마음이 시시각각 변한다고들 하지만 미쳐 돌아가는 건 나 자신일 뿐이라고..... 해는 마음자리를 똑 닮았다.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36×27cm_2007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36×27cm_2007
최양미_해를 마주하다_울트라 크롬 프린트_36×27cm_2007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지금, 우리 집 앞에 걸려있던 해와 나무, 그리고 그 무한한 여백을 품은 한 폭의 커다란 동양화가 이제는 아파트 숲이 울창한 거대한 조각품들로 바뀌었다. 너무 흔해 귀한 줄 모르고 스쳐갔던 내 눈앞의 풍경들이, 그 시간들이 이제는 설레임으로만 남아있다. 고요할수록 깊어지는 여여한 빛에 힘을 빼고 싶다. 텅 빌수록 충만해지는 여래(如來)의 해를 다시 마주하고 싶다... ■ 최양미

Vol.20070421c | 최양미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