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의 시간 2부

잉여시간에 발생하는 생산물로 작가의 기존 작품과는 또 다른 상상력의 창조물들을 통해 작가의 유희적인 측면과 상상력, 그리고 일상의 편린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작가들은 작업실에서 뭐하고 놀까? ● 잉여의 시간 작가들이 작업실에서 작업시간 외 남는 시간을 [잉여의 시간]이라 불러보자. 그 남는 시간 동안 작가들은 무엇을 할까? ● 오리고 붙이고 만드는 행위 속의 가벼움은 작가들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작품들과 쉽사리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실을 찾아 들어가면 바로 이러한 놀이와 같은 잉여시간의 산물들을 즉각적으로 만날 수 있다. 작업에 대한 편견으로 들어선 작업실에서 작품말고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작가가 직접 만든 일종의 유희 혹은 자가 치유적 성격의 장난감들이다. 작업을 하던 팔레트에 바로 그려진 작품들이나 로봇장난감에 그려진 자화상. 빨간 수건으로 만들어진 곰 한 마리, 투명한 유리병에 구슬이 담기고 수수깡다리를 단 정체모를 창조물이 탄생되고, 땅콩껍질이 공룡이 되거나 종이의 낙서가 예쁜 장식이 되기도 한다. 지점토로 만든 냉장고 자석에 자신의 작품을 대신하여 작업대 외의 공간에 들어앉아 있다. 이것들은 모두 작가들이 잉여의 시간을 보내며 탄생시킨 산물들이다.

권기수

김들내

손민형

안두진

유근택

이영조

정주영

잉여의 시간은 상상력의 시간!! ● 상상력은 경험의 저장된 인상들을 바꾸거나 새로운 모습으로 포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통해서 창작의 원천이 된다. 그곳에서 꺼내온 이야기를 아날로그식 노동을 가미하여 자기화 시킨 작품들. 이렇게 작가의 필터로 걸러진 상상력은 다시 관람자와 소통된다. 즉, 작가의 구체화된 정서를 특수화된 예술적 언어나 기술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에게 느끼는 그대로를 일상 언어로 번역하여 들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들이 갖는 잉여의 시간은 그러한 결과론적 행위의 선행처이자 작업과 연결되는 단초, 혹은 작가라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생활의 편린들이다. 놀이 혹은 치유와 같은 잉여의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창작행위로 이어지며 우리는 역시 시각적인 창작생산물을 목도하게 된다. 그간 재미와 놀이라는 일련의 전시들은 그 대상이 주로 어린이가 되거나 혹은 대중성 지향이라는 특정한 목적의식이 매우 높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잉여의 시간] 전시의 대상은 작가들 자신이라는데 그 지점을 달리하고 있다. 그 잉여의 시간을 통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상상력의 원천은 진정한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 김최은영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53×41cm_2006

권기수_In the Fountain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cm_2006

김들내_Love_장지에 아크릴채색_100×71.5cm_2006

손민형_회전_2003

안두진_마지막 경기_The Last Ga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6×53.5cm_2006

유근택_a scene(풍경)_종이에 수묵채색_50×43.5cm_2004

이영조_익명인_캔버스에 유채_130×194cm_2004

정주영_인왕산 no.1_마천에 유채_150×120cm_2006

그리고 THE Gallery ● 시작하는 THE Gallery입니다. 영어의 'THE'는 특정한 그것을 가리킵니다. 소리나는 데로 말하면 한글의 '더'로 계속하여, 그 이상으로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The Gallery는 그것(THE)! 시각예술을 '더' 잘 보려 합니다. '더 잘 보기'의 시작으로 마련된 '잉여의 시간'은 작가들의 솔직한 일상 속에서 예술의 원동력인 상상력과 즐거움을 발견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작업실에서 잉여시간에 오리고, 붙이고, 쪼물딱 거리며 목적성 없이 만들어진 잉여산물들은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더불어 현재 시각예술의 중심과 주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좋은 작가 분들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 보실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제1전시장에서는 잉여의 산물들을, 제2전시장에선 작가들의 기존작업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 도록을 대신하여 [잉여의 산물]책으로 출판되며, 2부 전시 오픈 이후 5월1일에 배포됩니다.

Vol.20070420a | 잉여의 시간展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