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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05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브레인 팩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www.brainfactory.org
브레인 팩토리 두개의 방에 각각 설치될 "빛의 언어"와 "2평짜리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두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전시는 작가의 귀국 첫 번째 개인전. 작가는 타국에서 4년간의 유학시절 동안 직접 체험하며 느꼈던 일상생활의 단면을 시각적인 기호: 나뭇잎사이로 스며든 빛의 모양과 아티스트로 서바이벌하기 위해 수없이 받아야 했던 낙방의 통지서등을 소재삼아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유학시절 작가가 생활하던 공간을 하나의 '유닛'으로 재현한 페인팅과, 방안의 인테리어 디테일을 브레인 팩토리로 옮겨와 그 내부를 재현하는 월드로잉, 빛의 형상을 모티브로 기호학적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들이 포함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유학시절을 '장소성'에 연결고리를 두어 생동감 있게 묘사함으로써 작가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2평짜리 방과 달 한잔의 여유-조희정의 귀국 보고서 지난해 뉴욕 맨하탄 한복판에 위치한, 천장 높이가 족히 4미터는 됨직한 스마트 갤러리의 로프트의 공간을 가득 메웠던 조희정의 '빛의 언어'라는 작품은 스카치테이프 사이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색의 형태를 일렬 정대하여, 판판하고 단단하게 묶어놓은 그야말로 모뉴멘탈한 작업이었다. 마치 햄을 저장하기 위한 투명한 플라스틱에 진공 포장된 것 같은 묘령의 형태들의 진상은 지난 4년 전 작가가 채취하여 이번 브레인 팩토리의 전시에서 다섯 번째로 재탄생 되는 '빛'의 형태들이다. 발단은 한여름 밤에 시작되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유학길에 오른 조희정은 거처하던 작은 방에서 어느 날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나뭇잎을 가르고 창문을 통과하여 자유롭게 떠다니던 부드러운 달빛의 군무를 목격하고 순간 정적 속에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움에 외로웠던 마음을 위로 받는 듯 한 경험을 한다. 작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벽에 새겨진 빛의 모양을 하나하나 채집하였다. 작가는 이를 일컬어 빛을 '모았다'고 표현한다. 널려있는 것을 담았다는 것인데 재밌는 것은 모아진 빛을 도망가지 못하게 꽁꽁 묶고, 줄 세우고, 벽에다 잡아 놓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재료와 방법으로 이리저리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다. 빛의 형상들은 무언의 메시지를 준다는 의미에서 암호화되었으며, 인간이 사용하는 글꼴과 흡사하게 그 모양새가 정형화되기에 이르렀다.
'다도의 예'를 보면 '차'는 혼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는 '정'의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은 누구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조희정이 빛과 대화를 나누던 그때도 그러하였으리라. 달빛을 받은 방 안의 아우라는 혼자가 아니었다면 감상이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추측컨대, 그날 밤 빛이 준 메시지는 정적의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진정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 이러한 여유는 '차' 한잔의 여유이며, 달빛이 선사하는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유이다. 어둠 속에 흐드러지듯 피어올라 반짝이는 빛송이들이 바로 조희정이 그리는 빛의 메시지이며 고독이 가져다주는 낭만에 대한 찬사일 것이다. 그것은 '정'적인 것을 사랑하는 작가에 의해 그만의 조형 언어로 저장되었으며, 달 한잔의 넉넉함으로 우리에게 선사된다. ● 이번 전시의 또 하나의 설치작품 '두 평짜리 아메리칸 드림'은 '빛의 언어'와는 달리 감상적이라기보다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내용인 즉, 작가 조희정이 아티스트로서 서바이벌하기 위해 제출했던 54번의 응모와 44번의 낙방에 대한 이야기인데,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응모와 낙방이 불과 지난 1년 반 동안 모두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얼추 이력서를 보아도 많지 않은 나이의 작가 치고는 상당히 화려하다. 노력하는 만큼 대가가 따른다는 일명 '아메리칸 드림'은 작가의 '두 평짜리' 방안에서 그렇게 이루어졌고 쌓여가는 낙방의 메시지들은 지독하리만큼 치열했던 작가의 미국 생활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브레인 팩토리의 두개의 방에서 각각 보여 줄 두개의 작품은 지난 4년간 뉴저지의 한적한 동네에서 홀로 시작한 작가의 유학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이며, '귀국 전시회'라는 타이들에 걸맞게 그간의 생활에 대한 일간 '보고서' 형식의 내용을 띄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전혀 다른 두개의 작품 '빛의 언어'와 '2평짜리 아메리칸 드림'을 '장소성'과 '일상성'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묶어 작가의 지난 4년간의 미국생활을 사실적으로 투영하여 현장감 있게 엮어내었다. 기대 반 실망 반을 각오하고 전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응모하고 '당선된' 전시를 치러 내느라 쫒기며 살았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리얼한 삶은 두 평짜리 방안을 묘사한 페인팅과 낙방의 메시지들을 복사하여 제작한 설치물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이는 어떻게 보면 '빛의 언어'에서 묘사되는 정적인 에너지와 맞물려 그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 오숙진
Vol.20070408b | 조희정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