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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7_0329_목요일_06:00pm
정 갤러리 기획초대展
갤러리정 광화문 GALLERY JUNG Gwanghwamoon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12(내수동 110-34번지) Tel. +82.(0)2.737.1911 galleryjung.com @gallery_jung
물과 기름의 반발작용을 통하여 서로 다른 성질들과의 융화되는 과정에서 더욱 더 조화로움을 발견 하며 사진촬영을 하였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지만 서로 융화될 때 오히려 또 다른 자연의 조화를 보여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서로 다르다는 개념이 결코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융화될 수 없을 때만 다르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매일매일 받아들이는 즐거움일 수도, 혹은 고통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현미경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곳을 들여다보며 세상을 이롭게 하고 ... 나는 매크로렌즈를 통하여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싶었다. 수성물감과, 유성물감은 서로 섞이지 않기 위해 서로 각자의 영역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그러나 곧 폭발하며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세상을 살면서 만나게 된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다. 어떤 이는 내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지만 나와는 아무런 일도 함께 할 수 없었고, 어떤 이는 나와는 너무도 달라서 한시도 같이 있기 싫었지만 그는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였다. 수성물감들이 잔뜩 퍼져있는 공간에 반짝이는 은하와 별들은 주방에서 몰래 가져온 올리브유가 대신하여 자리를 잡아주었고 반대편의 조명 빛을 끌어당겨 주기에 충분한 통로를 만들어준다.
유동하는 물질이 빚어낸 우주풍경 ● 이 사진은 기묘하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인간의 지각능력을 확장해주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어 즐겁게 만드는 과학과도 같다. 과학적 상상력을 이끌어 온 것이 치밀한 과학적 계산이나 추정이 아니라 어이없는 상상에 결과였듯이 이 사진도 그런 상상의 소산이다. 과학과 예술은 이 지점에서 흥미롭게 조우한다. ● "작은 기름방울 성분은 물속에서 더욱 투명한 볼록렌즈역할을 해내고 그곳에서 타고 온 빛의 엄청난 에너지는 내 카메라의 조리개를 자극한다."(작가노트) ● 작가는 이렇게 속성이 다른 물질들을 섞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상을 촬영해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시각을 확장시켜주고 새로운 장면을 선사했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의미가 더욱 깊게 자리한다. 물질들이 지닌 같은 성질, 다른 성질이란 무엇인가? 목적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다른 성질도 받아들이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가? 융화된다는 것은 서로 다를수록 아름답다. 작가는 자신이 세상을 살면서 만나게 된 많은 사람들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내게 반드시 필요한가 하면 또 다른 이는 나와 너무도 달라 한시도 같이 있기 어려운 존재들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이들도 어쩔 수 없이 혹은 필연적으로 함께 오랜 시간을 살아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삶이고 사회이며 현실이다. 최헌은 각기 속성이 다른 물질들을 섞고 겹치게 하면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자취를 촬영하면서 새삼 인생과 삶에 대한 모종의 깨달음까지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은유가 숨겨있는 이 사진은 무엇보다도 풍성한 의미와 아름답고 기묘한 존재의 또 다른 면을 시각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게 선사한다.(부분 발췌) ■ 박영택
Vol.20070330e | 최헌展 / CHOIHUN / 崔憲 / photography